몇 년 전에 부산에서 장애인사역을 하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다. 오사카였다. 여행도 하고 시설도 탐방하고 교포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나는 어르신들 앞에서 간증을 했다. 간증은 살아온 삶을 얘기하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센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레19:32)는 말씀이 나온다. 연륜(年輪) 자체가 간증이다. 그런데 그곳에 모인 어르신들은 이미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았고 그것을 알고 깨닫고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 어린 내가 그들 앞에 간증한다는 것이 어쩌면 말이 안 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 고마운 마음으로 감당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짧게 내 삶을 얘기하고 그 속에서 경험한 은혜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는 간증을 마치면서 이런 고백을 했다. 오늘도 그 고백을 따라 살고 싶다. 그러기를 바란다.
“먼저 이 세상에 나와 숨 쉬며 살아갈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지난 세월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 힘든 일 많이 겪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나와 사랑하는 부모와 가족들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 살게 되어 감사합니다. 귀한 아내(그렇습니다. 아내는 제게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를 만나 함께 인생길을 걷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살면서 장애 때문에 직장뿐 아니고 결혼에서도 퇴짜를 많이 경험했는데, 그래서 난 퇴짜 인생이다 생각했는데, 장인장모님은 저를 받아주셨습니다. 제 장애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허락하고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아내와 부부로 함께 인생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 모릅니다. 그 감격 늘 간직하며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그리고 장애 있는 제게도 책임지고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있어 감사합니다. 장애인들을 만나 그들을 섬기며 사랑을 나누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것이 제 일인 것이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능력으로 그 일을 감당해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나면서 제 인생을 새롭게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직도 쭈뼛거리는 모습 남아 있지만, 지금껏 중심 잃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 덕분입니다. 그분이 계셔서 제게 주어진 길을 당당하게 걸어갑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