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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이번 기획기사는 다시 코로나다.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고, 지금까지 견지해왔던 우리의 모든 경제생활과 사회생활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라는 사인이다. 신앙생활도 예외가 아니다. 작금에 국가와 교회의 관계, 예배 자체에 대한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교회의 부실함과 신앙인의 어리석음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차제에 이 사태가 드러내고 있는 우리의 속살을 하나씩 꺼내놓고 문제제기를 해 보면서 향후 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코로나 사태는 이번으로 끝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전염병은 차별과 혐오를 낳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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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역사 속 전염병, 차별과 혐오를 낳다

   역사를 보면 전염병은 항상 차별과 혐오를 낳고 퍼뜨렸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이 대표적이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다보니 전염병의 원인을 알기 어려웠다. 사람들은 다양한 원인을 말했다. ‘사제가 타락해서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셨다. 교회가 분열해서 생긴 일이다.’ 등등. 그러면서 또한 그 병의 원흉으로 지목받은 대상은 1차적으로 외국인 여행자들이었다. 여행객들이 병을 옮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 그리고 유대인에게 그 책임을 떠 넘겼다. 결국 유대인들을 산 채로 화형시켰다.[1] 이후 유럽 사회의 유대인 차별과 혐오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 재생산되었다. 유럽 기독교는 전염병의 시대에 포용 대신 차별과 혐오, 배제와 억압을 선택했다.

   2014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처음 발생했다. 그 당시 이태원에서는 아프리카인 금지 팻말을 걸어놓고 장사를 하는 곳도 있었다. 전염병이 아무 관계 없이 인종차별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차별과 혐오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19 초기 유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차별현상이 나타났다.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야, 꺼져!”라며 야유하는 이들이 있었다. 23세 싱가포르인 조나단 목은 런던 번화가를 걷다가 공격을 받았다. 발로 차이고 얼굴을 맞아 눈이 심하게 멍들었다. 세계 곳곳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혐오하는 ‘아시아 포비아’가 만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때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했다. 3월 10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한인 여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2] 같은 도시의 지하철에서는 동양인을 향해 탈취제를 뿌리며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일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중국계 이탈리아인이 잔돈이 없어서 주유소에 들어갔다가 직원과 다툼을 했는데 그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유리잔으로 폭행해 부상을 당한 일도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의료전문가들이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테스트해보자”고 제안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장 폴 미라 파리 코친병원 집중치료실장은 지난 1일 뉴스방송채널인 LCI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에서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에이즈 시약 연구를 한 사례가 있다”면서 “마스크, 의약품, 집중치료실이 없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해보자. 그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의 말에 카밀 로히트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소장도 맞장구를 쳤다.[3]

 

 

차별 본성과 그 극복

   사람이 항상 불안하고 무서울 때는 탓을 할 대상을 찾는 본성이 있다. 그 대상을 비난하고 공격하면서 무형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죄성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죄성을 극복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국인이 걸렸든, 북한사람이 걸렸든, 동남아인이 걸렸든, 예멘에서 제주도로 온 난민이 걸렸든 그들에 대해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

   전염병에 걸린 건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인종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공평하다. 국적이나 인종, 종교나 계급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침투하여 공격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지역이나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전염병에서 특정 지역이나 국가,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차별주의자가 되지 말자

   하지만, 지금도 ‘우한폐렴’이라는 명칭을 아무렇지 않게, 아니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그중에는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심지어 자신을 개혁주의로 분류하기를 즐겨하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자주 언급하는 이들에게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차별과 혐오는 기독교 복음에 일치하지도 않는다. 성경은 차별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야고보서 2:1은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라고 말씀하며, 야고보서 2:9는 “만일 너희가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면 죄를 짓는 것이니 율법이 너희를 범법자로 정죄하리라”라고 말씀한다. 하지 말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하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하며, 범법자라고 정죄한다. 성경에 따르면 차별은 죄다.

   몇 개월 전까지 베스트셀러였던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창비)는 누구나 차별할 수 있음을 말한다. 나도 모르게 차별주의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전염병의 시대에는 누구를 차별하는데 힘을 쏟는 것이 아니라 전염병을 퇴치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차별과 혐오를 넘어 공감과 위로의 기독교가 되어야

   기독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차별과 혐오를 넘어 공감과 위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에 닥친 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이들이 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 신음할 이들이 많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공감과 위로를 전염시키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1] 재컬린 더핀, 『의학의 역사: 한 권으로 읽는 서양 의학의 역사』, 신좌섭 옮김 (서울: 사이언스북스, 2006), 209-210.

[2]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355806&code=61131511&cp=du

[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052213025&code=9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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