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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6월 23일(월)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소재 서울영동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성서한국, 학원복음화협의회,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 연속포럼 중 세 번째 포럼이다. 지난 9일에는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이 발제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적 성찰”(1차)이라는 주제로, 16일에는 박득훈 목사(새맘교회)의 발제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신학적 성찰”(2차)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있었다.

이번 3차 포럼에서는 심리기획자 이명수 씨(전 마인드프리즘 대표, 이하 ‘이 기획자’로 통칭)가 세월호 사건 이후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세월호 관련 피해자들을 위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였다. 이 기획자가 말하는 심리기획은 “심리학을 가지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 기획자는 그동안 주로 트라우마 현장에 가서 파트너인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와 함께 일했다. 그동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제주 강정 마을, 광주 5.18 트라우마 센터 등과 관련하여 관여해 왔다.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기획자는 “나는 교회에 다니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성서한국에서 연락을 받았다. 메일을 보는데 그리스도인이 이렇게까지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참여하게 되었다.” 라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이명수.JPG
> 이명수 심리기획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진상규명

이 기획자가 앞으로의 대처에 대해 첫 번째로 이야기한 내용은 진상규명에 관한 것이었다. 이 기획자에 따르면 유가족들의 트라우마(trauma; 외상)는 현재 실종자가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이 기획자는 진상규명 이후 후속 조치를 위해서, 또한 치유적인 관점에서 유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에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였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사건에서는 벌어진 사건(현장)에 구조대가 투입되어 구조를 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재 구조도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그래서 치료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우리는 가장 먼저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 문제에는 두 가지 트랙(경로)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 가지는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가족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가족들은 치료받지도 못한 채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운동을 하고 있다. 이것이라도 해야 자신들의 마음이 편한 것이다.”

“치유적인 관점에서라도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 서명 운동도 마찬가지다. 서명을 하나 받는 것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는 상담을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다.”

“사실 치료를 하려면 정리작업부터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들(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부터 해야 한다.”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죽은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사과도 하고 용서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 작업이 안 되고 있다. 진상규명은 애도를 애서 치유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참극이 되풀이될 것이다.”

2차 트라우마가 발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어서 이 기획자는 세월호 사건에서 사건 자체의 1차 트라우마도 있지만 그 이후에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나타나는 2차 트라우마가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정부, 해경 등의 대처, 사람들의 발언 등이 유가족들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획자가 지적한 사항 중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하나님께서) 이 어린 학생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개신교 목사들의 발언 및 설교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울러 유족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이 미흡하며, 모여 있는 성금의 사용 기준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세월호 트라우마에서는 2차 트라우마가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대응도 그렇고, 일반 사람이나 목사 등의 세월호 막말이 그러한 것이다.”

“요새 카톡으로 도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이 자기네 놀러 갔다가 죽은 것을 가지고 왜 나라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고 무차별적으로 카톡을 돌리고 있다. 이런 것을 유족들이 보게 되면 죽고 싶을 것이다. 가뜩이나 죄의식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보면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이런 식의 2차 트라우마가 계속되고 있다.”

“전 정권의 적폐를 왜 이 정권에 묻느냐는 택시 기사들이 많다. 그래서 택시 타는 도중에 내린 적도 많다.”

“2차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내용을 보며 유족들은 ‘자신이 정말 이상한 사람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인터넷에) ‘자식들을 죽여 보상금을 얻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댓글이 있다. 이런 게 계속되면 자살하는 유족들이 나올지 모른다. 이런 글이 있으면 제지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댓글도 달아 달라.”

“현재 안산과 진도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하지만 유족들이 받는 지원은 한 달에 110만원 정도이다. 이미 성금은 많이 모였는데 쓰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지역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 것

이 기획자는 현재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이라는 민간 주도 치유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이 기획자가 이런 센터를 준비하는 이유는 정부에서 세운 대책센터가 피해자들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기획자가 이를 통해 결국 하고 싶어하는 것은 ‘일상의 복원’이다. 피해자들의 일상에 들어가서 이들과 함께 울 공간을 만들고, 상담을 해 주고, 물리치료도 해 주고, 밑반찬도 제공해 주고, 편지도 전달해 주면서 치유를 돕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해서, 지역 주민과 일반 시민들이 아이들을 편하게 기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민간 주도의 치유센터를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다. 현재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센터에는 문제가 많다. 팽목항과 안산합동분향소 현장에 사고 초기부터 설치되어 있는 것이 심리상담 부스다. 그런데 누가 여기에 가겠는가. 아이들이 아직 물 속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누가 가서 상담을 받는가? 행정편의주의적인 생각이다.”

“현장에 가야 한다. 지금 광주에서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 이 현장에 가서 유족들이 오열하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런 이후에야 상담이 가능하다.”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있다. 안산시 단원고 고잔동에서 208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초상집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정부에서 하는 일은 이렇게 하지 못한다. (먼 곳에) 번듯한 건물을 차려 놓고 오라고 한다. 치유의 기본은 일상을 복원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들에게) 피드백을 해 주어야 한다. ‘치유공간 이웃’이 하려는 것이 이런 것이다. 상담도 하고 물리치료도 할 것이다. 자원봉사자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하나 하려는 것은 밑반찬 사업이다. 5월까지는 집마다 도시락을 주었는데 매우 행정적으로만 일을 처리하였다. 도시락을 가져다 주고, 먹었는지 확인하고, 왔다 갔다는 표식을 붙이고. 유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행정은 자신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이 먹을 음식이 없어서 매일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국민들에게 밑반찬을 받고 밑반찬에는 편지를 동봉하려고 한다.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피드백을 하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집이 보통 작다. 그리고 연립주택이 많다. 사고 초기에는 한 집에서 울면 이웃집에서 함께 울었는데 이것이 두 달이 넘어가니 이웃집에서 불편해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웃집 입장에서는 그럴 만하다. 하지만 ‘울지 말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공간을 만들어 놓고 마음껏 울게 하고 싶다. 상담자와도 울고, 유족들끼리도 울게 하려고 한다. 치유는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까지 아이들을 기억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편하게 기억할 정도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이 공간에는 아이들의 편안한 모습을 담으려 한다. 묘지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날개 잃은 천사들이 있는 곳처럼 만드는 것이다. 월드컵 응원도 마찬가지다.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이들 중에서는 축구에 미친 아이들이 많았다. 응원하자. 옆에서 서명운동하면서 응원하자. 그러면서 아이들을 편하게 기억하자. 일상 속에서 환기시키면 된다.”

세월호 기도회.JPG
> 포럼에 앞서 세월호 사건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작은 일이라도 해 달라

이 기획자는 특별히 자신이 하고 있는 심리기획에 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심리기획자가 무엇을 하는 직업이냐고 물으면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직업’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웃는다. 당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2차 트라우마를 발생시킬 정도로) 폭력적일 수 없다. 이것이 심리 치료의 기본적인 화두다.”

“내가 하는 것은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에 대하여 함부로 하지 못한다.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게 되면 세월호 같은 트라우마의 해결 방법도 금방 나온다.”

아울러 이 사건을 기억할 때 단순한 하나의 사건으로 보지 않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305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말하는 것과 한 사람이 죽은 305건의 사건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다.”

이 기획자가 강연 내내 강조했던 것은 피해자들이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일반인들(비신자)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들어 주는가.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통해 절대자가 있다는 것을 본다.”

“수백 명의 사람을 위해 수천 명의 사람이 마음을 포개고 함께 한다는 것을 알면 위로를 받는다. 슬픔은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견디는 것이다. 희석되는 것이다.”

“교회에서 눈물로 기도밖에 못 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눈물로 기도라도 해 주어야 한다. 이것밖에 할 게 없다고 하지 말고, 현재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하라. 이것이 치유적인 효과를 갖는다.”

“오늘 이 행사도 어떤 식으로는 그들(피해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더라 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들에게 치유의 효과를 낳는다.”

진상규명은 철저하면서도 신중하게

청중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이 기획자는 진상규명에 관한 일반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신중하지 못한 문제제기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상규명과 관련) 현재 유족들은 정부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여론으로만 해결될 수는 없다.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지금 음모론이 많다는 것이다. 음모론은 오히려 상처가 되고 진상규명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원고 학생들이 내일 다시 학교에 돌아간다(사고에서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은 72명이 25일(수) 다시 등교한다 - 편집자 주). 치유적 관점에서는 일찍 돌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부모들이 교육기관 등을 신뢰하지 못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한 면이 있다. 그런데 페이스북 등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정부에서 그 사이에 뭔가를 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치유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이야기들은 좋지 않다. 아이들의 성명서 중에 단원고를 기자출입통제구역으로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상처 받은 아이들에게 가서 상처를 들쑤시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만열.JPG 아울러 이 날 포럼에 참석했던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을 속히 제정해서 진상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지를 통해 “특별법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아니라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아래는 이 교수의 발언이다.

“현재 정부의 일 진행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든 미루어서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진상규명을 하려 한다면 우리 사회의 치부가 다 드러나고 음지에 있던 정부활동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직까지는 유족들이 힘이 있는 것 같다. 특별법은 아무래도 국회 안에서 하는 것이니 속도가 빠를 것이다. 특별법을 제정해서 진상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지난 토요일에 팽목항을 갔는데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국민으로부터 관심이 멀어지면 정부가 진상규명을 할 의지도 이에 비례해서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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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로서 본 고재수 교수의 고려신...
고재수 교수의 한국 생활과 사역
고재수 교수의 생애
10월 27일, 어떻게 모일 것인가?
논문
송상석 목사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 ...
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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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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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