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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관하여1)


 

저자: 알레한드로 피멘탈 (기독개혁 교단의 스페인어 출판부 Libros Desafio 편집자)

번역: 박재은 목사 (Ph.D. cand., Calvin Theological Seminary)2)

    

 

“이곳에 들어오는 자는 모두 희망을 버려라.”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이 유명한 말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에 붙어 있는 문장이다. 단테의 지옥 여행 내러티브는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부패한 정치인들은 펄펄 끓는 기름 가마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도둑질 한 자들은 끊임없이 도망치려고 하지만 반인반마의 괴물 켄타우로스가 쏘는 화살에 맞아 하나 둘 쓰러진다. 위선적인 교황과 종교 지도자들 또한 고문으로 고통당하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지옥에 대한 개념은 아주 오랜 시대부터 기독교 문학에 자주 등장했다. 사실 지옥은 기독교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유대 문학뿐만 아니라 그레코로만 시절의 기독교 발생 전 문서들에도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후 게르만 문화권에서도 “지옥” (Hell) 이라는 단어 그 자체가 미묘한 형태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성경은 우리에게 지옥을 연상시키는 갖가지 단어들을 표현한다. 스올(Sheol), 하데스(Hades), 게헨나(Gehenna) 등은 지하세계의 특정 측면을 묘사한다. 이러한 단어들은 대게 무덤, 묘지, 혹은 악한 자들을 위한 장소, 혹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사후세계를 뜻하는 단어들이다. 지옥이란 단어는 고통과 파괴의 장소, 특별히 성경적 맥락에서 표현하자면 미래 심판의 장소로도 이해될 수 있다 (마태복음 5장, 마가복음 9장). 과연 지옥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인가 혹은 어떤 상태를 뜻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만약 장소라면 그곳은 온도가 있는 장소인가 아니면 어떤 특정 크기를 가진 지역적 장소인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우리는 지옥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우리가 확실히 아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옥은 하나님과는 멀리 떨어진 곳이며, 기쁨이 넘치는 하나님의 현존과는 분리되어있다는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예수님께서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신랄한 어조로 지옥에 대해서 묘사하셨지만 (마태복음 23:15),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치려 하는 죄인들에게는 죄에 대한 언급 외에 지옥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이다 (요한복음 8:1-11).

 

사도신경도 지옥을 묘사한다. 장사한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다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학자들은 이것을 “지옥 강하”라고 지칭한다. 재밌는 사실은 성경은 오로지 단 한번 이러한 장면을 묘사한다는 점이다 (베드로전서 3:19-20, “그가 또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시니라 그들은 전에 노아의 날 방주를 준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이라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겨우 여덟 명이라”). 여기서 핵심은 예수께서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셨다는 사실에 있다. 우리는 죽음을 마치 디즈니 블록버스터 「헤라클레스」처럼 의인화하여 영화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핵심은 바로 죽음을 극복하고 이기신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의 진정한 영웅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지옥에 가셔서 죽음의 고통을 맛보셨고, 그 죽음을 극복하신 후 당당히 승리자로서 다시 오셨다.

 

중세 유럽에서 지옥이란 개념은 대단히 미신적이고 아직 덜 문명화된 사회 전체를 유지하기 위한 방지책의 용도로 사용되곤 했다. 오늘날까지도 지옥은 중세 유럽식의 사고방식 하에서 소비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사실 현재의 기독교인들도 죄에 대한 억제의 방편으로 지옥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지옥이란 검색어로 구글링을 해보라. 천국보다 두 배나 많은 검색결과가 나올 것이다).

 

과연 지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더 이상 지옥의 상태, 지옥에 대한 은유, 그리고 지옥과 연옥과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언어학적, 철학적, 신학적 논쟁은 잠시 제쳐두자. 이러한 논쟁은 계속해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나님의 은혜는 지옥에 대해 우리 스스로 상상하는 모든 예상과 추정보다 더 우월하고 선명하다. 어떤 이들은 지옥을 실제적 개념이 아닌 상징과 은유 안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주로 저지르는 문제 중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지옥에 대해 생각할 때 그 곳은 우리의 “적”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신곡』의 단테처럼 마치 지옥을 나와는 다른 “나쁜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영원한 고통의 장소로만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옥에 대해서 생각할 때 우리가 명심할 부분은 바로 죽음과 지옥의 고통을 이기신 승리자 그리스도와 그가 베푸신 무한한 은혜와 우리를 향한 사랑을 기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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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고는 북미 기독개혁교회 (Christian Reformed Church of North America) 공식 교단 매거진인 The Banner에 실린 글을 번역 및 게재 허락을 맡고 게시하였습니다. 저작권은 The Banner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2) 박재은 목사는 현재 미국 미시건 그랜드래피즈에 위치한 칼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논문 작성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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