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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획기사는 장로입니다. 직분명이 교회의 명칭이 된 유일한 경우가 바로 장로입니다. 승천하신 주님께서 지금도 교회를 직접 다스리시는 방편으로 주신 직분이 장로이지만 장로직에 대한 원성(?)이 높아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몇 편의 글이지만 장로직의 영광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합니다. - 편집장 주 -


 


당회실이 꼭 필요한가?

; 부실한 당회를 극복해야

    

 

이성호.jpg

이성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신학교수로서 교단에 속한 여러 교회를 많이 방문하게 된다. 방문하면 그 교회의 당회실을 유심히 본다. 당회실을 보면 그 교회가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아주 작으면 당회실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는 대부분 별도의 당회실을 구비하고 있다. 교회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당회실은 거의 다음과 같은 유사한 몇 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일단 당회실의 위치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처음 교회에 온 사람들은 당회실이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교회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목양실 다음으로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당회실 의자는 거의 대부분은 검정색 고급소파인 경우가 많다. 한 눈에 보아도 상당히 비싼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징들 때문에 당회실 분위기는 상당히 권위적인 냄새를 풍긴다. 그 결과 당회실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장소로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필자가 보기에 당회실이야말로 교회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회실이 당회원들 만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 공간이 아주 많아서 당회실이 별도로 있으면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 여유로운 교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대부분의 교회는 학생들의 분반 공부를 위한 공간이 없어서 애를 태우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당회실이야말로 분반공부를 위한 최고의 장소이지만 당회실을 그렇게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교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당회는 목사와 장로의 모임, 즉 치리회를 말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당회실은 치리회의를 잘 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 것이 좋다. 치리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들은 다음과 같다. 세례와 학습을 위한 심사, 교인들의 이명처리, 유아세례에 대한 부모들의 신앙 검증, 혼인을 거룩하게 하는 것, 교인들을 살피고 권징하는 것 등. 문제는 이런 중요한 일들이 당회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주로 교역자회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당회는 교회의 비본질적이고 주변적인 문제를 다루는 기관으로 전락해 버렸다.

        당회가 영적인 권위를 잃어 버렸기 때문에 당회실도 영적인 권위를 잃어 버렸다. 좀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오늘날 상당수 당회실은 장로들이 자기들끼리 모여 교회나 목사를 비판하는 만담 장소가 되어 버렸다. 이것은 오래된 교회일수록 장로의 숫자가 많거나 연배가 높을수록 그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어떤 교회의 경우는 당회실 안에 텔레비전이나 바둑 혹은 장기가 비치된 교회도 본 적이 있다. 당회실이 할 일 없는 장로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와 같은 부실한 당회실은 그냥 구호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개혁은 성경에 대한 분명한 신학적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회는 분명히 목사와 장로로 구성되는데, 오늘날 당회실은 장로들만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상당히 멀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당회실은 당회장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당회장이 없어도 당회원이 당회실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예외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별도의 당회실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엄밀하게 말해서 당회실은 당회장이 회의를 주관할 때에, 즉 당회를 할 때에만 필요하다. 굳이 치리장로들만의 별도의 모임은 일반적으로 불필요하다. 당회실은 회의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굳이 당회실을 따로 두기 보다는 명칭도 회의실이라고 붙여 두고 당회 뿐만이 아니라 각 기관들을 위한 공동의 회의 장소로도 사용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당회실이 이렇게 성도들을 위한 열린 공간이 되면 당회 운영 자체도 열린 당회가 되어야 한다. 당회원들만 모여서 의사를 결정하기 보다는 필요한 경우에 각 기관의 책임자를 불러서 의견을 수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거액을 들여서 청년부실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당회를 개최 할 때 교역자뿐만 아니라 담당 청년부 책임자를 직접 불러 질의응답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당회원들이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하겠지만 이런 의사수렴 과정은 청년들을 책임있는 다음 세대로 성장시키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훈련이 장이다.

        당회실을 보면 그 교회가 보인다. 아쉽게도 오늘날 당회실은 닫힌 공간이다. 이 공간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섬김이 아니라 권위를 떠오르게 한다. 이런 당회실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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