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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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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예배'입니다. 교회는 예배하는 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예배가 없는 기독교는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우리는 제대로 예배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의 예배는 다른 종교의 예배와 어떻게 다를까요? 구약성경 말라기서에 보면 당시 제사장들이 제사 드리는 것을 지겨워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예배가 지겨워지고 있지 않은지, 아니면 예배를 흥미를 돋우는 공연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예배 하나면 잘 해도 되지 않을까요? 세상이 우리의 예배를 보고는 저기에 정말 하나님을 깊이 경외하는 자들이 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게 곧 전도일 것입니다. - 편집자 주

 

 

찬송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성호.png

 

이성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대부분의 장로교 헌법에 따르면 찬송 지도는 목사의 임무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 규범은 현실에서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전통적 예배가 현대적인 예배로 바뀌면서 찬양 인도에 대한 책임은 찬양팀 리더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이제 찬양에 있어서 목사의 리더쉽은 사라지게 되었다. 심지어 목사가 모르는 찬송을 찬양팀의 인도 하에 성도들이 열심히 부르기도 한다. 그 중에는 교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도 적지 않은데 교인들이 별로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말씀에 근거한 찬송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먼저 목사는 찬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성도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찬송의 중요성을 모르면 목사는 그 직무를 남에게 (주로 찬양팀장이나 부교역자) 미루거나 본인이 대충 알아서 찬송을 지도할 수 밖에 없다. 주로 설교를 강조하는 목사일수록 찬송의 중요성을 낮게 보는 경향이 강한데 이것이야말로 아주 비성경적 태도이다. 성경 안에는 로마서와 같은 교리적인 서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편이나 아가서와 같은 찬송도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그런 식으로 비성경적 목회를 하지 않을 것이다.

 

   찬송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였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은 찬송에 대한 성경적 교훈을 분명히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은 찬송을 인도하는 자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다. 찬양팀에게 찬송 인도를 맡기더라도 최소한 그들에게 찬송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성경의 가르침을 가르쳐야 한다.1) 찬송에 대하여 막연한 지식만 가지고 있다 보니 자신의 귀에 듣기 좋은 찬송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수를 믿고 나서도 말씀의 지도를 받지 않으면 자기중심적 신앙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목사는 유념해야 한다.

 

   찬송에 대한 성경적 기초를 어느 정도 세웠다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찬송의 역사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다. 성경 안에는 찬송의 노랫말은 있어도 곡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곡조는 교회 역사를 통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찬송의 곡조는 시대를 따라 변했는데 찬송이 만들어진 배경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찬송을 보다 더 바르게 지도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찬송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이제는 찬송 자체를 다루어 보겠다. 찬송을 잘 지도하기 위해서는 목사가 먼저 찬송을 좋아 해야 한다. 목사가 찬송을 좋아하지도 않고 평소에 부르지도 않는데 어떻게 찬송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겠는가? 찬송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는 것과 찬송을 좋아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통해서 수영을 잘 익혔다고 하더라도 수영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찬송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해도 찬송을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본인이 찬송을 부르거나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찬송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찬송을 잘 지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찬송을 접하는 것이 좋다. 요즘 유행하는 CCM만 부를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부터 시작하여 현대 이르는 각종 찬송을 두루 섭렵해야 보다 깊은 찬송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찬송을 지도하는 것은 유행가를 가르치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찬송에 대한 편식은 찬송을 피상적이고 메마르게 할 뿐이다. 적어도 찬양 인도자로서의 목사는 성도들보다 찬송을 훨씬 더 많이 그리고 더 깊이 알아야 한다.

 

   찬양 인도자가 찬송을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성도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일반 성도들이 따라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은 쉬운 곡이라고 하더라도 생소하기 때문에 외면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도들이 즐겨하는 노래만 선곡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훌륭한 찬양 인도자는 성도가 마땅히 불러야 할 찬송을 즐겨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는 기본적인 음악적 소질이 필요하다.

 

   시편찬송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이 부르라고 주신 노래이기 때문에 (시편이 성경에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찬송의 기준이나 표준이 되어야 한다. 에베소서(5:19)와 골로새서(3:16)는 시편을 노래하라고 분명히 성도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편찬송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인간의 본성이 타락했기 때문에 시편찬송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을 본질상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죄인들은 이미 나쁜 음에 익숙하기 때문에 좋은 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주의 명령이라고 해서 단시일에 바꾸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선곡한 찬송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찬송을 배울 시간을 확보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다들 잘 알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배시간 전에 그날 부를 찬송을 미리 배우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교회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방법이다. 요즘 교회마다 찬송이 다르기 때문에 부르는 찬송이 생소하여 예배 시간에 방문자들이 이방인처럼 귀로 듣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악기 사용에 소극적이었다. 찬송 인도자는 악기의 특성과 교회당 구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조그만 개척교회에서 드럼이나 꾕과리를 친다고 상상해 보라! 중요한 것은 악기가 찬송을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가 집이나 구역예배 시간에는 악기가 없이 찬송을 인도해야 할 때도 적지 않다. 악기는 찬송에 있어서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다. 더구나 교회 쇠퇴의 시기에 반주자가 없는 교회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악기 의존적 찬송을 추구하는 것은 교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악기가 없는 경우에 찬송 인도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첫 음을 정확하게 잡는 것이다. 이것은 새벽기도회를 인도할 때 특히 중요하다. 첫 음을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잡으면 이후의 찬송이 이중창이나 삼중창이 되어 찬송이 엉망으로 변한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경우 찬송 인도자가 첫 음을 목소리로 내기도 한다. 찬송 인도의 능력은 반주자가 없는 작은 교회일수록 더 중요하다. 반주자가 없다면 반주자 없이 아름답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세밀하게 선정하여야 한다.

 

   찬송 인도자는 적정한 빠르기를 미리 정해서 반주자와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 능숙한 반주자라면 인도자에게 맞출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반주와 청중이 서로 따로 노는 현상이 생긴다. 빠르기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찬송이 쳐지거나 청중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찬송의 빠르기 선정은 노인들과 아이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 빠르기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찬송은 부르는 시간이 아니라 듣는 시간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발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당연히 목사가 아름다운 소리로 찬송을 인도하면 훨씬 더 은혜로운 예배가 된다. 따라서 목사는 아름다운 발성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평소에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필요한 경우에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찬송 인도의 가장 큰 적은 교만이다. 스스로 찬송을 잘 부른다고 생각하면 답이 없는데 의외로 적지 않은 목사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사용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요즘 대부분 찬송을 부를 때 프로젝트를 사용한다. 스크린의 도입으로 상황에 따라 선곡이 무한대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찬송가의 중요성이 훨씬 떨어지게 되었다. 또한 곡 선정에 있어서 인도자의 주관적 판단이 훨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청중을 상당히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담당자가 제 시간에 가사를 바꾸지 않으면 찬송 소리가 중단될 수도 있다. 실제로 찬송을 인도하는 사람은 음향실에서 파워포인트를 조정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스크린의 등장은 교회당은 준 영화관이나 공연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어떤 찬송을 어떻게 부를 것인지는 끝없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적으로 검증된 찬송이라도 실제로 삶 속에서 예배 속에서 열심히 부르는 것이다. 요즘 수련회나 집회에 참석해 보면 적이 않은 이들이 찬양 시간에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중세 시대처럼 찬양 시간은 회중들이 직접 부르는 시간이 아니라 찬양팀이 부르는 것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목사부터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면밀히 살펴서 교회 안에 찬송의 기쁨이 회복되기를 힘써야 한다.

 


1) 여기에 대해서는 필자가 최근에 출간한 "바른 예배를 위한 찬송 해설"(서울: SFC 출판사, 2018)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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