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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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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개혁정론 1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했습니다. 한국교회는 고도의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를 거치지 않고 곧 바로 쇠퇴기에 접어 들어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향후 10년이 골든 타임이라고 합니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한국교회는 더 이상 회복하기 힘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간절히 구해야 하겠지만 지혜롭게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교회쇠퇴시대에 우리가 어떤 분별력을 가져야 할지 살펴 보겠습니다. 개혁정론은 앞으로도 교회쇠퇴시대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가겠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같이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장 주- 




                     세상은 교회의 존재 이유이다! :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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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대우 목사
                                                                                                   고신대학교 교수
                                                                                 개혁주의학술원 책임연구원



    그동안 한국교회는 1970년대에 성장고속도로를 완성한 이후 20년간 쉬지 않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000년대 들어서는 후진하는 역주행 현상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지금도 역주행은 진행 중이고 역주행 속도 역시 점차 빨라지고 있다.
    성장고속도로를 질주하던 한국교회가 마치 급브레이크를 밟은 자동차처럼 갑자기 멈추어 서더니, 어느새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오르막길에서 미끄러지듯 뒤로 내달리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성장고속도로를 너무 급하게 건설하는 바람에 총체적으로 부실공사로 도로 유실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초래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성장고속도로를 누가 빨리 달리는가에만 관심을 가지고 달려왔다. 성장고속도로 위에서는 속도가 최상의 성장측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자체가 유실되고 사라져버린 지금, 속도는 무용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교회성장이란 언제나 ‘수’에 의해 좌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성장척도의 절대적인 요소는 신도수와 헌금액이다. 이 두 가지는 지금도 여전히 한 지역교회의 성장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다. 과연 이 두 요소가 ‘교회성장’을 측정하는 최적의 방법일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교회를 ‘세상 밖’이 아닌 ‘세상 속’에 세우시기를 원하신다. 그런 교회를 우리는 ‘세상 속에 있는 교회’라 부른다. 그러므로 최적의 교회 설립 장소는 절간처럼 인적이 드문 첩첩 산중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인간 군상들로 가득한 세상 한복판이다. 이처럼 교회는 세상 밖에 있지 않고 세상 속에 세워져야 한다. 즉 세상과 더불어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교회다. 
    교회가 살아가야 할 장소가 세상이라면 언제나 교회는 반드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상교회가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교회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교회와 성도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장소가 바로 세상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교회의 존재 이유이다!

 

    바다의 썰물과 밀물처럼 세상 속의 교회는 모이기와 흩어지기의 반복을 통해 살아간다. 교회의 이런 특성은 “모이는 교회”(ecclesia congregata), “흩어지는 교회”(ecclesia dispersa)라는 개념을 통해 잘 나타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이는 “모임”(coetus)으로서의 교회만 일방적으로 강조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교회를 세상과 분리된 장소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보수교단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처럼 교회를 세상과 다르고 세상과 단절된 공간으로 이해하다보니 세상과 소통하는 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오히려 세상과 소통하는 일을 교회의 세속화로 간주했기 때문에 그 일 자체를 터부시했다. 그 결과 교회는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교회가 왜 세상 속에 존재해야 하는가를 더 깊이 고민할 때다. 구원과 생명의 복음은 단순히 저 세상의 삶과 지복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원은 이 세상의 삶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복음을 믿는 자에게 먼저 이 세상 삶의 방향과 자세를 수정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자신을 위한 자기중심적 삶을 내려놓고 대신에 인생의 새로운 주인과 이웃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신자의 새로운 삶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최고 우선순위에 두고 사는 것이다.
    이것이 곧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교회를 의미하는 “흩어지는 교회”의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 즉 천국이 단순히 죽음 이후의 시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지상교회의 이러한 사명이 회복되어야 한다. 방방곡곡에 흩어져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필요로 한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 즉 희생정신으로 우리 자신을 물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배척하는 배타적 정신 이전에 먼저 세상을 품을 줄 아는 포용적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포용하는 것이 곧 세상을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소통과 포용은 무조건적 수용과 구분되어야 한다.


    소통은 일방적일 수 없다. 그것은 쌍방적이다. 세상이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교회는 소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낮추신 것처럼 교회도 하나님께로 가는 구원의 문을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고 누구든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선택은 교회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물론 교회 안에서는 신자가 되기 위한 신앙적인 삶의 도리를 가르치고 훈계하는 일이 필요하겠지만 이것을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때론 하나님의 선물인 생명의 복음이 무엇인지 그들의 삶의 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일방적인 성경의 언어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런 형식과 방법은 그들이 교회 안에 들어왔을 때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보물이 있고, 그것을 아무런 댓가 없이 나누어주길 원한다면 우선 그들이 그 가치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은 성령의 놀라운 간섭과 역사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중보의 기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잘 준비하고 그들에게 다가간다 해도 세상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복음의 진수와 진리 자체를 낮추고 왜곡시키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우리를 위해 기꺼이 짊어지신 십자가의 도이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신 그리스도처럼 우리 역시 그들의 구원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 사람들을 대하는 지금 우리의 자세는 어쩌면 더 낮아져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명의 복음은 강요나 협박이나 엄포가 아닌 겸손으로 포장되어야 한다. 성령께서 선포하시는 복음 그 자체는 이미 놀라운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 복음의 능력은 구원 아니면 심판으로 나타난다. 그 능력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 하나님께 달린 것이므로 우리는 최대한 겸손과 사랑으로 그 복음의 능력을 포장하여 전달하는 것이 지혜롭다.
    교회는 세상을 대적하고 배제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방주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위해 교회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세상을 구원의 길로 인도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각오는 교회만 이해할 수 있는 배타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다 아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분명 세상이 보기에는 낯선 방식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감동적인 방식일 것이다. 마치 그리스도의 십자가처럼! 십자가의 도는 인간이 보기에는 미련하지만 하나님의 지혜요, 최상의 구원 방법이다.


    세상 속의 교회가 교회다워야 하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환영받고 수용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쩌면 교회가 교회다울수록 세상은 교회를 더욱 멀리하고 경계할 것이다. 성도가 성도다울수록 세상 사람들은 성도를 차별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리라. 왜냐하면 교회가 교회답고 성도가 성도다울 때 비로소 교회와 성도는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고 부패한 세상에 소금이 되기 때문이다. 어두운 세상은 이러한 교회와 성도를 거부하고 배척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교회다움과 성도다움에 놀라고 그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과 다른 아름다운 지상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지상교회라 할지라도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상교회가 가라지가 섞여 있고 불완전하다는 사실은 교회의 교회다움을 포기해야 하는 조건이나 교회다울 수 없다는 핑계거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지상교회의 연약함은 교회로 하여금 더욱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겸손의 자리에 머물러 있도록 돕는다. 교황제도의 천주교처럼 세상을 호령하고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왕이신 예수님처럼 그리스도의 종, 복음의 종으로 세상을 섬기는 것이다. 이럴 때 교회와 성도는 세상으로부터 애매한 고난이 아닌 충분히 이유 있는 고난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 고난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고, 세상으로부터 교회를 구분시킬 것이다. 
    교회가 세상과 다르다는 구분은 교회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스스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즉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다. 이 공의와 사랑은 교회가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이 두 요소를 잃어버린 교회는 더 이상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도 없고 세상과 소통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불의와 부정에 대해서는 죽을 각오로 공의를 외치며 싸워야 것이 교회다. 또한 기독교의 진리와 구원을 위해서라면 어떤 환경에서도 끝까지 십자가의 사랑을 가르치고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교회다. 이런 교회가 비록 불완전하지만 교회다운 교회요, 하나님의 교회,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몸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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