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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사회에서 ‘혼인(婚姻)’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로 부르는 것만큼 기독교도 혼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혼인에 대한 체계적인 가르침이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결혼을 앞 둔 젊은 성도들은 혼인을 개인의 소관 영역에서 다루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적인 기준에 따라 혼인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개혁정론은 젊은 독자들이 ‘혼인’에 대해 알아야할 것을 여섯 번의 기획 기사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장 주

 

 

 

혼인에 이르는 여정: 만남, 사귐, 혼례 

 

안정진.jpg

 

안정진 목사

(한울림교회)

 

 

   성경은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고 말씀한다(창 2:24, 엡 5:31-32하). 혼인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서 여자와 한 몸을 이루기까지의 다소 복잡하고 때로는 힘든 여정(旅程)이다. 떠나고 만나고 하나가 되는 그 여정에서 그리스도인 남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만남, 하나님을 찾으라

 

혼인이 신비이듯이 혼인에 이르는 과정도 그러하다. 인류의 첫 혼례에서, 하나님은 그 사실을 보여주신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창 2:21-22).

 

   이 두 구절의 주어는 하나님이시다. 시작부터, 혼인의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다. 그래서 혼인에 이르는 모든 여정에는 하나님이 계신다. 그가 한 남자와 한 여자를 한 몸으로 이루신다.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24절 하). 따라서 혼인을 준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신비로운 임재와 인도하심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인류가 타락한 이후에도 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창세기 24장의 이삭과 리브가의 혼인의 여정을 보면, 그 섭리가 어떻게 역사하는지를 볼 수 있다. 물론 특별한 계시의 사건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의 만남과 혼인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본다. 만유의 주님은, 혼인에서도 주님이시다. 하나님은 그들을 서로에게로 이끄시고 그들은 순종한다. 이렇듯이 혼인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는 것을 보여주는 놀라운 비밀이다. 그러므로 혼인을 앞둔 혹은 원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신비로우신 계획과 실행을 온전히 기대해야 한다. 이것이 혼인 적령기에 있는 성도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몇 미혼의 기독 청년들은 이 출발점에 서 있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것 같다. 혼인의 영역만큼은 하나님보다 나의 촉과 선택이 더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입맛에 맞는 사람은 내가 골라야 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생각이 아니며, 때로는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혼인을 포함해 만유가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알기에, 배우자를 찾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구한다! 나의 변덕스러운 촉보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즉 만남에서부터 하나님을 찾는다!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 42:1). 다음으로, 어떤 배우자를 찾을 것인가? 역시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하나님의 ‘주되심’을 공유한 채 하나님의 언약 아래서 하나가 되어야만 그리스도인의 참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지 못하면 성숙한 남편이 될 수 없다. 역시 성숙한 아내가 되려면 먼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주를 찾는 성숙함이 혼인에 가장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다.

 

 

사귐, 그리스도를 닮아가라

 

   주를 찾는 성숙한 사귐은 혼인을 전제로 한다. 꽃 같은 젊은 시절을 봄철 벚꽃놀이처럼 한시적으로 즐긴다면, 결국에는 시들어 떨어진 꽃잎처럼 아픈 상처만 남게 될 것이다. 혼인을 전제한 사귐이어야 서로에게 책임 있는 언행을 요구할 수 있다. 건강한 남녀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될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특징은 서로를 향한 성적인 끌림이다. 힘들게 마련한 소개팅에서 돌아온 30대 자녀에게 대게 묻는 첫 질문은 이런 종류다. “어때, 잘 생겼어?” 이 말 속에는 여러 가지 뜻이 포함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성적인 매력도 들어있다. 사실, 창조의 관점에서, 성(性)은 좋은 것이다. 그것을 지으신 하나님이 선한 분이기 때문이다(창 2:22-25,). 그러나 우리는 타락한 세상에 살고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자주 음욕과 부정과 간음에 대한 유혹과 싸우게 된다. 특히 혼인 전에 이 싸움은 지독하다. 성경은, 우리가 경건에 힘쓰면 신비롭게도 그러한 유혹들이 고통 없이 지나가게 될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적령기 남녀에게 성적인 끌림은 거의 고문에 가깝다. 불행하게도 성적인 죄와 싸우는 그리스도인들은 “오 주님!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 성경은 우리가 겪는 이러한 싸움이 새로운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베드로는 우리에게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육을 제어하라”(벧전 2:11)고 했다. 바울은 전투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곧 우상숭배니라”고 했다(골 3:5).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이러한 싸움을 하고 있는 그리스도인 남녀를 향하여 매우 실제적인 가르침을 주신다. 혼인하라! “결혼하라 정욕이 불같이 타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나으니라”(고전 7:9). 이렇듯 부부간의 성적인 연합은 성적인 유혹과 싸우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계획이다. 그러므로 은혜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기 전까지, 그리스도인의 사귐은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 주어야 한다. 혼인 전에 절제할 수 없는 사람은 혼인 후에도 절제할 수 없다. 외도는 혼전에 성적인 경험자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거듭 말하지만, 싱글일 때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혼 후에도 결코 절제할 수 없다!

   그러나 끌림이 성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인 면을 넘어서는 더 깊은 매력을 서로가 발견한다면 사귐은 더 견고하게 될 것이다. 더 깊고 근원적인 끌림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령의 열매‘이다(갈 5:22-23). 사람이 가진 ‘됨됨이’는 성적인 매력 그 이상이다. 조나단 에드워드는 복음에서 오는 만족, 평안, 기쁨과 같은 참다운 미덕이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고 그것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한 바 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빨리 헤어지는게 좋다! 그러나 혼인은 완벽한 사람들이 만나서 이루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하고 미숙한 두 사람이 만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영광스럽게 이루어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혼인을 앞둔 사람은 상대방을 향해, ”나는 당신이 변화되어가고 있는 것을 알아요. 그리고 누구를 닮아가고 있는지도 알아요. 그래서 당신의 장래가 빛나고, 그 빛나는 광채가 나를 이끌어요“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혼인에 이르는 여정은 주님을 닮아가는 과정이다. 미숙함이 온전함으로, 부족함이 채워짐으로, 거친 것들이 부드럽게 다듬어지는 성화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혼례에 이르려는 그리스도인들의 사귐은 그 자체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혼례, 부모의 축복을 구하라

 

   하나님을 찾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부모의 축복이다. 혼인을 통해 남편을 머리로 한 새로운 권위의 구조를 이루기 전에, 미혼의 그리스도인은 부모를 공경하는 경건한 자녀이어야 한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엡 6:1-2).

 

   그러므로 부모 혹은 부모 중 한 사람의 반대를 무릎 쓰고 하려는 혼례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부모의 허락을 통하여 확신한다(사실상, 처음 만남과 사귐에서부터 부모의 허락과 축복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역할은 중요하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혼인을 부모가 반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정말이지 큰 고통이 될지 모른다. 대중적인 드라마가 보여주는 시대의 정신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그러나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사나 죽으나 나는 내 것이 아니요, 나의 몸도 영혼도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고백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의 축복을 위해 공손하게 설득해야 한다. 비록 그 시간이 길고 지루하고 힘든 과정이라도 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반대한다면 어떻게 할까? 그 혼인은 재고되어야 한다. 부모의 가시적인 축복은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낸다.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가정의 불행의 시작은 내 인생의 행복을 너무 내세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말라기 선지자는, 경건한 자녀를 얻는 것이 혼인의 또 다른 목적이라고 말씀한다.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말 2:15). 믿음의 가정을 세우려 한다면, 그리고 경건한 자녀를 얻기를 원한다면, 나 역시 (혼인하기 전까지) 내 부모에게 순종하는 경건한 자녀가 되어야 마땅하다. 비록 내 부모가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그들의 축복을 얻기까지 인내하며 사랑하며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장래에 믿음의 가정을 세우고 믿음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담력과 간증을 얻게 될 것이다.

 

 

나가면서, 혼인보다 더 큰 인생의 목적

 

   혼인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그래서 바울은 독신으로 지내는 유익함에 대하여 말했다(고전 7장 참조). 혼인은 더 큰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당연히 가정의 행복도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우리 마음속에서 가장 크게 울려야 할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며(섬김),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즐김)”이다. 우리는 혼인을 통하여, 하나님을 섬기고, 그분과의 친밀함을 누리기 위해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야 한다. 혼인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복음을 선포하기 때문이다. 바울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를 맞이하는 것(혼인의 여정)은, 그리스도와 교회가 결혼했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혼인은 놀라운 복음의 비밀이다. “이 비밀이 크도다”(엡 5:32).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선포하고, 새 언약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어쩌면 인간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혼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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