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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제64회 고신총회 상정안건 분석'입니다. 이번 제64회 고신총회는 9월 23일(화)부터 26일(금)까지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립니다. 우리 장로교회는 개교회 당회가 그리스도의 통치를 대행한다고 믿지만 개교회주의에 빠지지 않고 교회들의 모임인 노회와 총회를 통해 교회의 일치를 도모해 왔습니다. 이번에 제64회 고신총회에 상정된 안건들을 분석하는 글들을 통해 교회 공통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일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기대합니다.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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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2014년 총회에 상정된 안건 중에 공동의회에 참석할 자격에 관한 것이 있다. 총회재판국(재판국장 이용호 목사)은 공동의회의 회원의 자격을 만 19세(성인)로 상향조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안을 제시한 중요한 이유는 성인이 아닌 학생들의 투표권 행사로 인하여 직분자 선택에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투표권을 가진 중고등부 학생들이 직분자 선거에 있어서 자신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몰표를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보아도 이 안건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필자도 이 안에 담긴 의도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안건은 여러 가지 깊은 신학적/목회적인 다른 고려들이 필요하다. 바른 결정을 하더라도 그 결정이 미칠 이후의 영향까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특별히 이번 결정은 다음 세대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하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세례(입교)자는 바른 신앙고백을 한 자들이다. 우리 교회 헌법은 만 14세에게 세례의 문을 열어 두었다. 만 14세가 되면 얼마든지 삼위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만 14세의 모든 청소년들이 의무적으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람들마다 믿음의 분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세례 받은 자의 가장 중요한 권리는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므로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성찬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정교회와 달리 우리 장로교회가 어린이들에게 성찬을 허락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는 주의 살과 피를 분별해서 먹고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동의회에서 투표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분자 선거이다. 교회 안에서 투표란 누가 합당한 직분자인지를 자신의 양심에 따라 표를 던짐으로 하나님의 뜻을 묻는 행위이다. 따라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별력이 필수적이다. 분별력이 없는 자가 투표하는 것은 추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하나님은 제비뽑기를 통하여서도 자신의 뜻을 나타내실 수 있으나 일상적으로는 인간의 분별력을 사용하신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세례 교육을 통하여 바른 신앙을 진심으로 고백하고 주의 살과 피를 구별하는 것과 누가 교회를 잘 섬길 수 있는 직분자인지를 구별하는 것, 둘 중에 어느 것이 어려운가라는 것이다. 만약 그 답이 전자라면 모든 세례자들에게 투표권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후자라면 성인들에게 투표권을 제한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아무리 어리더라도 바른 신앙을 고백하는 학생이라면 누가 교회에 합당한 직분자인지를 충분히 분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른들보다 훨씬 더 순수한 마음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아무리 어린 아이라고 할지라도 그 아이가 주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은 주님이 하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주님께서 가르치신 교훈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이번 안건에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교회 안에서 세례 및 입교 교육이 너무나 부실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충분한 세례 교육도 받지 않은 자들이 직분자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불합리하다. 그러니까 이 둘을 분리시키자는 안건이 상정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안건은 부실한 세례 교육을 이미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안건은 좀 더 신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안 그래도 부실한 세례(입교)교육이 더욱 부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고신 교회는 세례교육을 부실하게 한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이번 안건이 통과된다면 교회의 회원이 두 종류로 나뉘게 될 것이다. 세례(입교)를 받았지만 투표권이 없는 회원과 세례(입교)를 받았지만 투표권을 가진 회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에 이 안건이 결정된다면 교회의 회원에 관한 조항도 동시에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한 용어를 정하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세례(입교)교인과 투표권을 가진 교인은 동일한 것이 좋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세례(입교) 나이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18세가 적당할 것이라고 본다) 즉 충분한 세례 교육을 시켜서 성찬에도 참여할 뿐만 아니라 투표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우리 고신교회가 개혁교회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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