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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세월호, 그 이후'로 꾸며 보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생중계한 거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이제 한국 현대사는 세월호 참사를 비껴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분노와 흥분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게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요?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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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찬 목사
마산제일교회 담임목사
예장 고신총회 헌법해설집 발간위원회 위원


지난 5월 중순, 세월호 참사 한 달을 지난 시점에 현직 언론인 5,623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하였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과 함께 언론의 사명 역시 침몰했다"며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사죄했고 이를 계기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진하겠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이 날 언론인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한 달여 동안 정확성, 공정성,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의 사명 또한 침몰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현직 언론인들이 이와 같이 자성하며 고백한 것처럼 언론의 윤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언론은 속성상 공공성을 띠기에 윤리와 무관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세월호 참사는 한국 언론에 많은 숙제들을 남겼다.

언론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뉴스와 정보의 정확한 전달, 둘째, 뉴스에 대한 비평, 셋째, 여론 형성 등. 그런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우리 언론은 이러한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였다.

무엇보다 언론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뉴스와 정보의 정확한 전달에 실패하였다. 우리가 아는 대로 세월호 사건 당일 각 언론에서 보여준 ‘전원 구조’ 보도는 언론 역사상 최악의 대형 오보였다. 이는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해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 진실에 대한 존중, 진실을 알 국민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은 기자들의 첫째로 꼽히는 사명이지만 이 사명이 침몰하고 말았다. 그래서 현장 상황과 유가족들의 말은 외면한 채 정부의 발표만 그대로 옮겨 보도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또 어떤 기사는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면서 이를 비평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전달과 비평은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우선 뉴스를 정확하게 전달한 후에야 그 다음에 비평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실과 뉴스를 전달할 때에 사람에 대한 존중이 거기에 나타나야 한다. 뉴스와 사실을 보도할 때 그것을 사람이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치열한 취재·보도 경쟁 중에 인권이 무시되는 경우인데, 사실의 정확한 취재를 위해 유가족이나 살아남은 학생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질문을 해서 국민들이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나타난 것을 이번에 보았다.

둘째, 사실의 정확한 보도와 함께 올바른 분석과 비평이 따라야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 그렇지 못하였다. 기자들은 사실보도와 함께 올바른 분석과 비평을 통해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사고 원인의 진실과 나아가 정부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앞으로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기자들의 몫이다. 

언론들이 왜 이와 같이 정확한 사실보도와 올바른 비평과 분석에서 실패하였을까?

무엇보다 언론사 간에 지나친 속보경쟁이 그 배경에 있다고 본다. 나아가 언론사의 상업성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극적인 제목이나 인터넷 클릭 수를 올리기 위한 기사는 온 국민에게 상처를 남겼다. 또 권력에 의존하는 모습 역시 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대로 현직 언론인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권력이 언론을 손에 쥐고 휘두르는데 목숨 걸고 저항하지 못한 점을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이번 참사를 둘러싼 보도에서도 이 점을 보여주었다. 이 기사가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혼동이 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국민의 눈과 귀가 되기보다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데 일조했다.

그렇다면 기독 언론은 어떠한가? 기독언론 및 교계언론은 정확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가지고서 세월호 참사를 다루었는가? 십계명 중 제9명인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계명을 실천에 옮겼는가? 또 사실 보도라 할지라도 ‘사랑으로’ 이 일을 하였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교회적인 의미를 가지고 비평을 하며 여론을 형성하려고 했는가, 반성해야 한다.

인터넷과 SNS

이번 참사로 언론 뿐 아니라 인터넷과 SNS의 명암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장점과 단점을 다 볼 수 있었다. 장점을 말한다면 세월호 참사를 두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연대하게 했다는 점, 신속한 정보의 전달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없지 않았다. 한동안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확산되면서 혼돈에 빠지기도 했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참으로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래의 중요한 도구로 자라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 본 것처럼 SNS는 더할 수 없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는다는 점과 또 신분과 나이와 성별을 넘어 평등과 자유를 누린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정보와 정보 사이의 상호 연관성, 그 정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 채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만 쌓기만 한다는 점, 그래서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점, 통합적인 지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책임, 신뢰의 관점에서 볼 때도 문제가 있다. 책임을 지지 않는 정보의 전달, 신뢰 여부를 따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 철학자 강영안 교수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 아니 이를 통해서 객관주의/과학이 있어도 여기에 인간의 얼굴이 없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강영안, 『인간의 얼굴을 가진 지식』 참고).

이번 사건에서 기독인은 어떤 자세를 가지고 SNS를 대했는가? 기독인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본 것처럼 인터넷과 SNS가 요구하는 특정한 인간상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정보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의 인간관계를 지향하고 일시적, 기능적, 일방적인 모습이 아니라 책임과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하며, 자율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선 자로 임해야 하며, 단편적인 지식을 축적하는 자가 아니라 통합적인 영성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과 SNS가 우리 모두에게 기회가 될지 아니면 위협이 될지는 이를 대하는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 특히 기독인은 인터넷과 SNS가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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