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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획기사는 ‘찬송에 대하여’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누구보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찬송을 많이 불렀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흥얼거리는(?) 찬송이 우리의 고백을 제대로 담고 있을까요? 찬송도 고백이라는 관점에서 찬송에 관해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고대로부터 찬송과 고백이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래가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진정한 찬송을 통해 교회의 하나됨과 신앙의 활력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편집장 주-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



황원하.jpg

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담임)

 


     2006년도에 한국교회는 새로운 찬송가를 가지게 되었다. 이른바 ‘21세기 찬송가’가 출판된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하나 된 교회’를 위하여 하나의 번역본 성경(개역개정판)과 하나의 찬송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역사상 가장 많이 분열된 교회가 한국교회이다. 사실 역사를 살펴보면, 하나의 성경 번역본이나 하나의 찬송가를 가진다고 해서 교회가 하나 된 적이 없다. 오히려 치열한 경쟁이 없어져서 보다 나은 것으로 발전해 가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다.

 

     분명히 한국찬송가공회가 주도한 찬송가 개편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외국 번역곡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한국인 작사, 작곡의 찬송가를 대거 포함시켰다는 점과 성경적으로나 문법적으로 옳지 않은 부분을 수정했다는 점 등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이런 점들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즉 이제 언급하겠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오히려 문제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필자는 이 글에서 21세기 찬송가의 두드러진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하겠다. 언젠가 더 좋은 찬송가가 만들어질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1. 성경적이지 않은 가사들

 

     21세기 찬송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경적으로 그리고 신학적으로 옳지 않은 가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7장 “주 영광이 이 성전에 가득히 넘치네”라는 가사는 예배당과 성전을 분간하지 못한 결과이다. 예루살렘 성전은 주후 70년에 무너졌기에 오늘날 더 이상 성전은 없다. 그냥 예배당 혹은 교회당이라고 해야 한다. 아니면 신학적으로 ‘교회’(회중)라고 하는 것도 괜찮다.

 

     또한 211장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리는 막달라 마리아 본 받아서”라는 부분은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경우이다. 복음서에서 여인이 예수님에게 기름을 부은 사건은 두 번 나온다. 우선, 누가복음 7:36-50에 나오는 여인은 “죄를 지은 한 여자”라고 되어 있어서 누구인지 모른다. 여기에 막달라 마리아라는 언급은 없다. 다음으로, 마태복음 26:7(병행구절: 막 14:3; 요 12:1-3)에 나오는 여인은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로서 막달라 마리아와 다르다. 따라서 211장의 가사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2. 생존 중인 인물들의 찬송

 

     한국찬송가공회는 그동안 외국 찬송을 번역하여 사용했지만 이제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면서 우리의 정서로 표현된 한국인 작사, 작곡 128곡을 수록하였다고 밝혔다. 이것은 총 645곡 중 1/5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교단안배, 정치적 배려, 개인적인 친분 등이 반영되었다. 심지어 찬송가 공회원 본인의 노래를 넣은 경우도 있는데, 이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공교회가 사용하는 찬송가에 사적인 감정이나 이해관계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아직 생존하고 있는 인물들의 찬송이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비록 한창 때에 괜찮은 인물로 알려졌으나 인생의 후반부에 치부가 드러나서 부끄러움을 당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그렇게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들이 지은 찬송을 우리가 예배 시간에 불러서야 되겠는가? 찬송을 부르면서 그들의 범죄 사실을 떠올릴 때 무슨 은혜가 되겠는가? 필시 찬송가는 검증된 인물들이 만든 것이어야 한다.

 


3. 찬송가에 포함될 이유가 없는 경우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긴 한데, 찬송가에 어버이 은혜나 스승의 은혜가 들어갈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576장은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노래이며, 577장도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노래이고, 그 이후의 몇몇 찬송도 그러하다. 이 부분들에서 찬송가 공회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게 부모님과 하나님을 연결시켰다. 더군다나 582장 “어둔 밤 마음에 잠겨”는 찬송가가 아닌 단지 애국심을 일깨우기 위한 노래일 뿐이며, 583장과 584장도 찬송가로서 전혀 적합하지 않고, 계몽을 위한 노래에 불과하다.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한 열띤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예배 시간에 부르는 찬송가에서 굳이 어버이 은혜나 스승의 노래나 애국심 고취를 위한 노래 등이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그런 노래 자체를 폄하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 단지 그런 노래가 찬송가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그런 노래들은 다른 노래집을 통해서 얼마든지 부를 수 있다. 현재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굳이 어버이 은혜 등을 말하고자 했다면 가사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서 성경적인 관점을 담아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

 


4. 기타 문제들

 

     새로운 찬송에 시편 찬송이 부족하다는 점은 너무 아쉽다. 우리는 성경의 교훈에 따라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 이것은 구약교회의 가르침이었고 초대교회의 전통이었으며 개혁자들이 유산으로 물려준 전통이다. 찬송가에 시편 찬송이 충분히 수록되어 있었더라면 별도로 시편 찬송가를 만들 필요가 없어서 큰 유익이 되었을 것이다. 필시 시편 찬송이 너무나 부족하거나 부재하여 많이 아쉽다.

 

     그리고 새로운 찬송가를 교인들이 외면하고 있는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 교인들이 예전에 부르던 찬송가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으며, 새 찬송가를 굳이 불러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 즉 이미 익숙해 있는 찬송을 고집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새찬송가의 수명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기만 그 전에 한 번도 제대로 불리지 않은 채 없어질 찬송도 제법 있을 것이다.

 

     또한 제작과정이 10년 정도 소용되면서 전문위원들이 불화와 이권다툼 등으로 자주 교체되어서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전문가들의 참여가 저조했으며 오히려 비전문가들이 정치적, 경제적 힘을 앞세워 자기들의 입장을 내세우는 바람에 기대했던 좋은 찬송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특히 벌써부터 일부 교단이 더 이상 21세기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니 걱정이다. 한국찬송가공회는 신학자, 목회자, 국문학자, 교회음악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수많은 모임을 통해서 더 좋은 찬송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는데, 아직 신뢰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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