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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초대 교회의 신앙은 어떠했는가.”

12월 9일(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종교학부 명예교수인 로버트 루이스 윌켄(Robert Lewis Wilken)의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The Spirit of Early Christian Thought)을 가지고 강독회를 진행하였다. 이 책은 최근에 배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배 교수는 강독회를 통해 헬레니즘 문화권에서 기독교 교부들이 가졌던 인식, 초대 교회의 예배와 성경에 대한 이해 등을 설명하였다.

기독교의 그리스화가 아닌 그리스의 기독교화

3.jpg 배 교수의 전공은 미국교회사다. 그럼에도 배 교수가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을 번역한 이유는 “초대교회사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로버트 윌켄은 현존하는 교부학자 중 가장 믿을 만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학자다. 윌켄의 공헌은 “예수의 기독교는 바울에 의해 헬레니즘화되었다”고 주장하는 아돌프 하르낙(Adolf von Harnack)의 테제를 뒤집었다는 데 있다. “복음이 헬라화된 것이 아니라 복음이 들어가서 헬라(그리스) 지역이 기독교화되었다는 것”이다.

윌켄은 초기 기독교 사상가들과 동시대의 지성인, 기독교 비판자들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초기 기독교 사상은 겉으로 보면 그리스식 표현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초대 교회 교부들은 그리스, 로마의 문화를 배웠고 당시의 기독교 비판자들과 같은 앎과 삶의 양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초대 교회 교부의 글은 결국에는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 이교도 철학자들을 인용하는 것”이다. 초대 교회 교부들은 성경이 말하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고 그들의 글에 성경을 계속해서 인용하고 있다.

동시대의 이교도 철학자들은 진리를 증명하고 설명하는 데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기독교 변증가들은 자신이 믿는 주장을 증명하거나 납득시키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본 것을 증거”하였다. ‘증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본 것은 무엇일까. 배 교수는 “역사 속에 나타난 예수 사건 하나님의 계시 사건”이고 지적했다. 이 경험을 세상에 선언하는 것이 기독교의 출발점이자 복음의 내용이다. 따라서 기독교에서는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경도, 예수의 성육신도, 예배도 역사적 사건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예배는 이 역사를 경험하는 수단이다. 특별히 성찬, 세례 때 공통적으로 ‘물’이라는 가시적인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배 교수는 “초대 교회 교부들에게는 정신세계에 있는 존재가 감각적 존재로 현존했고 이것이 희랍철학과 기독교 복음의 가장 중요한 차이”라며 “복음을 담은 성경, 현재의 삶에서 재현해서 경험하는 예배, 삶을 인도하는 설교, 가시적으로 체험하는 예배의 성물 등이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이제 ‘신조’로 발전한다. 사도신경은 삼위일체 구조로 되어 있는데 예수님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실존했고, 고난을 받고, 죽었다고 고백한다. 배 교수는 “윌켄은 계속해서 역사성에 주목한다. 예수의 성육신 사건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역사에 한 번 왔다 간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이 예배를 통해 계속해서 재현, 반복된다고 한다”고 설명하였다.

이성에 관하여 그리스 철학자들과 초대 교회 교부의 이해의 차이를 배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그리스 학자들은 사물을 인식하는 데 있어 이성의 작용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따라서 믿음을 강조하는 기독교인은 이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았다. 기독교는 여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첫째, 그리스인에게 이성은 신을 인식하는 도구이자 방법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은 이성은 하늘로부터 예수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왔다고 한다. 예수 안에 진정한 이성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그리스인은 이성의 순수한 정신작용으로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기독교인은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 예수가 이 땅에 왔다고 해서 누구나 이를 깨닫는 것은 아니다. 깨닫게 해 주는 것은 계시, 즉 하나님의 자기 드러냄이다. 그런데 깨닫게 하는 원인은 하나님 쪽에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식 대상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이다. 이것이 은총이다. 은총으로 우리를 각성시키는 것이다. 이 때 역사하시는 것이 성령이다.”

이어서 배 교수는 “하나님을 아는 것은 지성적, 연역적으로 추론해서 알기도 하지만 하나님께 ‘참여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삶의 신학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배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관조적 명상 속에서의 초월의 인식론이 아니라 삶 속에서 예수와의 관계 속에서 그분을 알아가는 것이다.” “성경이 재미없는 이유는 삶이 분리된 상태에서 성경을 읽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일상에서 광야, 전쟁, 기도, 실패를 경험하며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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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덕만 교수가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에 대하여 강연하고 있다. ⓒ 설요한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는 예배

그렇다면 이러한 이해를 가진 초대 교회의 예배는 어떠한가. 배 교수는 “초대 교회는 예수님께서 예배를 통해 현존하신다고 이해했다”고 보았다. “예수에 대한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경험이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현존했던 예수를 경험한 사건이 예배로 표현된다. 특별히 배 교수는 “초대 교회 시기 기독교 신학을 세우는 변증가들은 대부분 주교나 감독으로서 계속해서 설교하고 예배했던 사람이었다. 예배에서 설교하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가운데 신학을 세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사람들에게 있어 “삼위일체는 단순한 신학적 결과물이 아니라 예배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배 교수는 “초대 교회 성찬에서 사람들이 떡과 포도주를 그리스도로의 몸과 피라고 할 때 현재형으로 사용했다. 초대 교회 예배에 나오는 모든 언어는 현재형으로 썼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기독교 예배가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한 축하이자 기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배에서 이루어지는 설교는 “역사 속의 예수를 전할 뿐만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사건으로 사람들을 끌고 들어가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배 교수는 “초대 교회 예배가 사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이라는 것도 그 특징으로 꼽았다. 공동체적인 초대 교회 예배의 특징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나 천사까지도 함께 예배에 동참한다는 인식했다는 것으로 나타난다.

삶과 예배로 경험하는 성경

초대교회 사람들은 성경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배 교수는 “초기 기독교 철학자들 역시 그리스의 신화나 철학을 계속해서 사용하지만 이러한 용어를 성경을 통해 계속해서 재해석한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초기 기독교 변증가들은 성경을 한 편의 역사로 믿었다. 성경의 이야기는 삼위일체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심은 예수다. 이레니우스의 경우에는 갱신과 회복의 관점으로 본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는데 이것이 망가졌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회복시키셨다는 것이 신구약 전체의 뼈대라는 것이다.”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알레고리적 해석 방법에 대해서도 배 교수는 “알레고리는 초대교회 당시 최고의 문학적 양식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초대 교회 사람들에게는 구약 성경과 예수에 대한 역사적 경험이 있는데 이를 연결짓기 위한 방법으로 알레고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강독회를 마무리하며 배 교수는 초대 교회 교부들이 성경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설명하며 오늘날 기독교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성경은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삶의 전거를 주는 책이었다. 성경을 읽었던 사람들은 이 안에서 자신의 실존을 재조명했다. 자신의 영혼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하나님 앞에 현전하는 자신의 존재를 검토하고 하나님 앞에서 주의한다는 것이 교부들이 성경에 대해 가졌던 자세였다. 성경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갖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사건이 어떻게 내 사건이 되는가 하는 것이었다. 초기 기독교의 문서는 단순히 고문서가 아니다. 이러한 역동적인 기독교는 계속해서 지속되어 온다. 오늘날 우리의 기독교는 과도하게 이론적이거나 화석화되어 생동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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