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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목회자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10월 17일(금) 서울 신반포중앙교회에서는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목회사회학연구소>와 <목회와신학>이 주관하는 포럼이 있었다. 

목회자이중직포럼.jpg
▲ 신반포중앙교회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포럼이 열렸다. ⓒ 설요한

목회자 상당수 이중직 찬성해

조성돈.jpg 이날 발표에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는 지난 4월 <목회와 신학>에서 목회자 9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하여 발표한 내용을 가지고 목회자 현황 및 이중직에 대한 인식 등에 대하여 발제하였다.

당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조사자 중 목회자 겸직에 찬성하는 비율은 73.9%였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는 “생계를 위하여 겸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별히 20대 목회자의 경우 겸직에 찬성하는 비율이 92.3%로 나왔다. 60대 이상에서는 겸직에 반대하는 비율이 더 높았으나 그 외 연령대에서는 찬성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전임사역자의 겸직에 대해서는 53.4%가 무방하다는 대답을 보였고 반대는 41.2%였다. 파트사역자의 경우에는 91.4%가 무방하다는 대답을, 6.4%가 반대한다는 대답을 하였다.

조사 대상자를 교단 소속으로 보면 예장 합동 목회자 중 찬성 139명, 반대 61명, 예장 통합 목회자 중 찬성 153명, 반대 43명을 보였다. 예장 고신은 목회자 중에 찬성 19명, 반대 21명으로 반대가 더 높았다.

아울러 사례비 조사 결과 조사 대상 목회자 중 월 급여 250만원 미만이 85.6%였다. 2014년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4인가족 최저생계비는 163만원이고 개인파산의 대법원 기준은 244만원이다. 이 250만원 미만 목회자의 소득 분포는 다음과 같았다. 180-250만원 18.9%, 120-180만원 21.7%, 80-120만원 14%, 80만원 미만 16%, 받지 않음 15%.

계속되는 발표에 따르면, 목회자에게 겸직 찬성의 이유를 물었을 때 70.4%의 목회자는 목회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20.4%의 목회자는 신학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겸직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반대자의 90.5%는 목회사역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만약 겸직이 가능하다면 어떤 상황에서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43.1%는 무엇보다 생계의 이유, 31.6%는 특별한 소명이 있는 경우, 16.5%는 전문직일 때 가능하다는 답변을 하였다. 조 교수는 “전문직이나 기관사역인 경우에 가능하다는 답변은 아마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 신학교 교수나 교회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목회자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기 때문이다.

응답자를 중심으로 하는 실태 조사에서는 현재 교역자 가운데 37.9%가 실제로 겸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회로부터 받는 급여가 적은 목회자일수록 더 높은 비율로 겸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교단체나 신학교 등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사람이 23.1%였으나 사역과 무관한 경제활동을 하는 비율은 36.9%였다. 또한 목회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일을 하지 않고 목회만 했다는 사람의 비율은 40%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신학교 교수, 학원, 공부방, 학원강사, 유치원 운영 등이 있었으나 대부분은 택배, 대리운전, 편의점 파트타임, 일용직 노동 등의 비정규직이었다.

겸직에 관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46.7%가 목회사역을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23.3%는 목회자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18.1%는 별다른 애로사항이 없다, 12%는 교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

실제로 생계를 목적으로 겸직을 하는 목회자에 대한 질적 조사도 있었다. 겸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 입장에서 자녀의 학비 부족, 생계를 위해 아내가 닥치는 대로 일하는 모습 등을 그대로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한 일은 택배물류센터, 과외교사, 한약관리, NGO 사무, 문화센터, 공공근로, 전기기사, 학원운영, 퀵서비스, 우유-녹즙 배달 등이었다. 교회사역을 해야 하다 보니 정규적으로 일하기 어려워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밤이나 새벽 시간에 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상대적으로 NGO 사무 등의 일은 잘 맞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한 일을 하니 성도들의 삶을 알 수 있었다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조 교수는 “조사를 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경제 문제로 인해 교회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라고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개척교회가 교회당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서 보증금마저 날리고 교회당에서 쫓겨나는 사례가 많다. 조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교단은 목회자의 생계를 책임져 주지도 못하면서 겸직에 대한 금지조항을 만들어 놓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였다. ▲ 각 교단은 겸직 금지 조항을 해지하여 생계가 필요한 목사가 일자리를 찾아 가도록 해야 한다. ▲ 학교, 시민단체, 사회복지단체 등 목회자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 ▲ 교단은 목회자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대안적 목회 필요해

정재영.jpg 이 날 또 다른 발표를 맡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목회사회학연구소 부소장)는 목회자 이중직 논의를 발전시킨 “지역공동체 운동 참여형 겸직”에 대해 발표하였다. 시민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 운동을 지역성을 주된 특징으로 갖는 교회 사역과 접목한 것이다.

정 교수는 지역공동체 운동의 몇 가지 방식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협동조합 등을 들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 커뮤니티가 소유한 조직으로 지역의 수요가 발생하거나 초과수익을 조직에 재투자하여 상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개선하거나 확대하여 지역 커뮤니티의 이익이 되도록 하는 거래활동”이다. 정 교수는 농촌체험관광을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한 사례로 들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농민이나 중소 상공업자, 일반 소비대중들이 상부상조하여 경제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물자의 구매, 생산, 판매, 소비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를 말한다. 정 교수는 “협동조합은 성경적 가르침과 통하는 것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개되기도 했다”고 설명하였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하여 협동조합 형태로 이루어진 체험마을, 지역 문화시설 역할을 하는 까페, 농축산 사업, 생산공동체 등의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대안 경제 운동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될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목회의 지평도 넓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목회자 이중직, 현실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경우 많아

아울러 이날 포럼에는 이중직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가 나와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다. 정용훈 목사는 “목회자, 특별히 미자립 교회의 목사는 달마다 오는 월세, 관리비와 자녀 교육비, 생활비 등을 감내하기 어렵다. 그래서 목사나 사모가 일을 해야 한다.” 하고 토로하였다. 그러면서도 “이때 특별히 일하는 기간을 정해 놓지 않으면 목회를 놓아 버릴 수도 있다.” 하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목회자는 특별히 목회자 이중직 규정 시행의 현실적 어려움과 모호한 적용에 대하여 “어떤 교단은 법으로는 이중직을 금했다고 하지만 그냥 묵인하는 경우도 있다. 신학교 교수나 강사, 선교단체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목회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목사가 정말 일을 하면 안 되는가.” 하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재학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오히려 목회자가 적극적으로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이 목사는 본인이 양계농협에 취직하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이 교인이 되고 그들을 통해 전도가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한 사례를 나누었다. 이 목사는 “목회자 이중직을 목회적 도구로, 선교적 삶이 직장에서 펼쳐지는 영역으로 봐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목회자 이중직을 멈출 수도 있다. 하지만 일터에서 같이 일하며 신앙을 나누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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