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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세월호 신학적 성찰 세미나 1.JPG
6월 16일(월) 서울영동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의 포럼이 있었다. 이날 포럼의 발제자인 박득훈 목사(새맘교회)는 “탐욕·야만·거짓으로 가득 찬 사회구조를 변혁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포럼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라는 연속포럼 중 2부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 9일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를 초청하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1부 포럼을 진행하였고, 23일에는 유경근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심리기획자 이명수 대표(전 마인드프리즘)를 초청하여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당일 포럼에서 “세월호 참사 후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애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304명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났음에도 대한민국에 진정한 변화가 없다면 그것이 진정한 재앙일 것이다.” 라고 운을 떼며 강연을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박 목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종합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과학적, 사회철학적, 성경해석학적 조명이 서로 역동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라고 말했다.

희생자를 기억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할 신학적 당위성

박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정의와 평화가 펼쳐지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고 탐욕과 야만과 거짓에 물든 세력에 저항하시다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며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해야할 신학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별히 “희생당한 사람들은 단순한 학생이 아니다. 그들은 안산 지역에 살고 있던, 사회적 약자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는 작은 자 하나를 소중히 여기셨다.” 라고 부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세월호 희생자들이 계속 진상 규명을 위한 운동을 할 때마다 앞으로 사람들의 사회적 시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라고 밝힌 뒤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이 사건이 가인에 의한 아벨 살인 사건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인의 주체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가해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내가 세월호 승객을 지키는 자입니까’ 라고 말하고 있다.” 라고 주장하였다.

박 목사는 특히 “정의의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어야 할 상황에서 용서, 화해 등의 경건한 단어로 포장하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길을 막는데 이런 것이 정치적 경건주의다. 불의와 야만을 보면 침묵하고 넘어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도리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라며 현 시대에 대하여 개탄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요인에 대한 세 가지 관점

이어 박 목사는 사회과학적 분석 차원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세 가지 관점으로 기능주의, 갈등론, 중도론을 제시하였다.

박 목사는 “기능주의적 관점은 한국 사회의 구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사회의 일부 영역에서 기능 장애가 발생해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며 “이것이 현재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지배동맹세력이 고수하는 관점이다.” 라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이것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할 때 대통령이 보인 반응에서 나타난다. 대통령은 이들을 앞에 두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것은 세월호 참사가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는 전혀 관계 없는 것으로 바라본 것이다.” 라고 지적했다.

갈등론적 관점에 대하여 박 목사는 “이 관점은 사회 문제가 단순한 기능장애가 아니라 지배그룹과 피지배그룹 사이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승자독식의 원리가 작동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피지배그룹인 사회적 약자들은 각종 위험해 노출되어 있다.” 라고 지적하였다.

중도적 관점에 대하여 언급하며 박 목사는 지난 주 강연 때 발제한 김호기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 강연에서 비정규직, 규제완화 등의 신자유주의적 문제가 세월호 사건의 국면사적 사건이라고 지적했지만 청해진해운의 잘못된 운영, 해경의 무능한 대처, 안전행정부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 미달 등은 신자유주의적 사회구조와 유기적 관계는 없는 것으로 발표했었다. 박 목사는 이것은 “너무 균형을 지키기 위한 관점으로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었다.

이어 박 목사는 “신학적으로는 갈등론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하며, 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회과학적 분석’과 ‘사회윤리적 성찰’을 들었다. 이 두 가지 기준에서 사회과학적 분석에는 논리적 정합성과 실증적 증거가, 사회윤리적 성찰에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하나님의 정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박 목사의 논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세월호 참사가 드러낸 사회구조적 문제와 개인윤리적 과제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가 요구하는 즉각적 사회구조변혁을 향한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득훈 목사.jpg
> 박득훈 목사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학적 판단

박 목사는 현재 사회 구조와 세월호 사고와의 관계를 지적하며 “세월호 참사의 바탕에 신자유주의적 사회구조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에 대한 신학적 판단 역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당위”라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요한복음 8:44를 가지고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밑바닥에는 탐욕, 야만(살인), 거짓의 악마적 영향력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별히 “이러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정의와 공공성의 가치가 들어갈 틈이 없다”, “신자유주의가 사회적 약자들을 속이는 대표적인 논리가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다. 가만히 있으면 모두 잘 살게 된다는 것이다.” 라고 지적한 박 목사는 “정작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지배동맹세력의 지도자와 대변자들이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살인행위 운운하며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이어서 박 목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은 탐욕, 야만, 거짓으로 가득 찬 신자유주의적 사회구조를 변혁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박 목사는 앞서 갈등론에 대해 언급하면서 갈등론이라고 해서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약자의 편에 서시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분이 아니시다.” 라는 것이 박 목사의 주장이었다. 현재 대통령에 대한 시위에 대해서도 “정부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지 않을 때 국민은 저항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처음부터 하야하라는 목소리가 있던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으니 하야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라고 지적하였다.

박 목사는 한국 개신교회에 대하여 “한국 개신교회 보수측 인사들은 부패한 권력을 위기 때마다 적극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억압하고 저버린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것은 이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나온 수많은 개신교회 목사들의 발언과 그 저변에 깔린 생각에 대하여 지적한 것이었다.

특별히 박 목사는 강연 도중 “희생제의는 반복된다. 정작 중요한 책임자들은 사건을 희생양을 정해 누군가에게 전가시키고 해당 사건의 본질은 은폐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유병언을 다루지는 않았다. 어떻게 한두 사람에게만 죄를 몰아갈 수 있을까. 물론 유병언은 다루어야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라며 지금 세월호 사건이 제도권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집담회

강연이 끝난 후 진행된 집담회 시간에는 강연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신자유주의로 잡은 관점에 동의한다. 다만 청해진 해운이나 선장 등의 요인에 대해서 너무 관대한 것 아닌가.
- 답변: 일부러 이렇게 논지를 펼쳤다. 지난 강연이 이명박·박근혜 정권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권 역시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회윤리와 개인윤리를 모두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균형을 잡는 논리다. 하지만 본인은 지금은 개인윤리보다는 사회윤리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본다. 본인이 개인윤리를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목사다. 팔복의 말씀을 귀하게 여긴다. 팔복은 개인의 됨됨이를 말하고 있다. 선장은 매우 잘못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개인을 몰아간 사회적 원인이 있다. 본인은 오늘 여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2)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많은 사람은 생계에만 몰입되어 살아가고 있다.
- 답변: 한 마디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결국 영성이 아닌가 한다. 영성은 예수님과 매우 친밀해지는 것이다. 이를 잘 터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사회를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결여되는 부분이 이것이다. 물론 뱀같이 지혜롭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생계에 대해 몰입되는 사회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원리에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공동체가 중요하다.

3) 목사님의 입장은 사회주의적 입장인 것 같다. 예수님은 무조건 약자를 위해서만 오셨는가. 사회적 상황에서 성경을 보려는 상황주의적 해석이 아닌가.
- 답변: 강의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나는 아들과 딸을 키우는데 딸의 입장에서 보면 아들을 더 사랑하는 것 아닌가 싶은 대우를 아들에게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들과 딸을 모두 사랑한다. 다만 아들이 우리 나라에서 살아가기 힘든 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들에게 더 관심을 두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계급투쟁적 관점을 가지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예수님이 이러한 개념을 직접 사용하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후일 계급적 관점을 세운 것을 가지고 그 이전에 계급투쟁적 관점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사회주의적 관점과 예수님의 차이가 있다면 예수님의 분노는 눈물로 감싸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폭력을 쓰지 않으신다. 그렇다고 사회주의가 태생적으로 폭력을 추구하는 체제인 것도 아니다. 지배계급은 저항의 힘이 약하면 폭력을 가하는데 그에 대항하는 와중에 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4) 수구적 세력이 된 한국 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답변: 본인은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였다. 대형교회 문제를 다루면서 많이도 싸웠다. 이러한 일을 하는 이유는 사회에 이러한 부조리를 알리기 위함이고, 또 다른 이유로는 한국교회가 다 썩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지금 상황에서 침묵은 아니라고 본다. 침묵은 기득권 세력을 옹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침묵이 내 신앙양심에 맞는가를 물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신앙양심에 맞으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나는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5) 이번 포럼에서 좀 더 신학적인 응답을 기대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발언이 문제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 사람들이 역사의식도, 생각도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그동안 배워온 것들을 말한 것이라고 본다. 신학 자체가 사회적 아픔과 고통을 감수할 만한 언어도, 감수성도 없는 것 아닌가.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고 한국 교회의 근원적인 신학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본다.
- 답변: 마틴 루터 이전에도 순교자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선구자가 된 이유는 교회 부패의 이면에서 신학적 오류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이렇게 된 이유는 궁극적으로 신학, 성경 해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개혁하는 것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학이 너무 세분화되어 있기도 하다. 가장 맹점은 윤리다. 어떤 신학회 학회에서 한 학자가 호소하는 것을 보았다. 기독교 윤리를 공부해서는 학교에 채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전임 윤리학자가 필요 없다고 하는 사고는 대체 어떤 사고인가. 바울 서신에는 윤리에 대한 내용이 반을 차지한다. 구약에도 윤리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많다. 그런데도 지금 상황이 이렇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가진 신학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종교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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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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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