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고재수 교수 기념 신학강좌 열려
"신앙고백 위에 선 연합"…550여 명 참석,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한자리에서 말씀 들어
2026년 10월 5일(월) 오전 11시, 포항충진교회(오재경 목사 담임) 예배당에서 “제3회 고재수 교수 기념 신학강좌”가 열렸다. 고재수 교수 기념 신학강좌 준비위원회가 주관하고, 고신언론사·개혁정론·개혁주의 목회자 성경연구·개혁연구·보편교회 목회자 모임이 협력한 이번 강좌에는 550여 명이 참석했다.
준비위원장 강현복 목사(샘터교회)의 환영사로 행사가 시작됐다. 강 목사는 “우리는 사람 고재수(N.H. Gootjes)를 기념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재수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하려는 것”이라며, “특별히 그가 봉사한 10년, 젊음을 불태운 고신교회를 기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이 강좌의 특징으로 세대 통합을 꼽았다. 그는 “유아에서 어르신, 청소년까지 모두가 한자리에서 한 말씀을 듣는다. 말 그대로 온 교회의 잔치”라며 “이것이야말로 교회를 위한, 교회를 향한 모임의 진정한 방향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제1강의 – 임경근 목사 “고재수를 통해 본 고신교회와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연합”
김재윤 교수(고려신학대학원·교의학)의 기도에 이어 임경근 목사가 “고재수를 통해 본 고신교회와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연합”을 주제로 첫 강의를 전했다.
임 목사는 “연합의 본질은 제도나 문서가 아닌 ‘사람’과 ‘신앙고백’에 있다”며, 교회 간 참된 연합은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신앙의 동역자를 통한 인적 교류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선교사 교수로 섬긴 고재수 교수는 두 교회의 연합을 최전선에서 이끈 인물이다. 임 목사는 고 교수가 본국 교단(GKv)에 보낸 보고서를 두고 “고신교회의 현실과 신학 교육 현장을 미화나 과장 없이 정직하게 담아낸 가장 귀중한 1차 사료”라고 평가했다.
고신과 화란개혁교회 자유파(GKv)는 6·25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교권주의에 맞서 ‘하나님의 말씀과 참된 교회 회복’을 위해 분리를 감수했다는 공통의 자의식을 공유해 왔다. 양 교단은 1969년 ‘진리 안에서 한 몸’이라는 표어 아래 ‘무오한 성경 말씀과 신앙고백’만을 근거로 정식 자매결연을 맺었다.
그러나 반세기 가량 이어진 연합은 2017년 전환점을 맞았다. 임 목사는 화란개혁교회 자유파(GKv)가 메펄 총회에서 여성 직분(여성 안수)을 허용한 일을 지목하며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시대 상황을 성경 해석의 기준으로 삼은 ‘성경관의 변질’”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정으로 화란개혁교회 자유파(GKv)는 국제개혁교회협의회(ICRC)에서 제명됐고, 캐나다 개혁교회(CanRC)를 비롯한 미주·호주 등 세계 개혁교회와의 관계도 끊겼다. 예장 고신 역시 수차례 설득과 재고를 요청했으나 결국 자매 관계를 종료하고 ‘선교적 관계’로 전환했다.
임 목사는 이를 두고 “인간적 우정이나 교단 간 정을 끊어낸 배신이 아니라, 연합의 원래 기초인 성경과 신앙고백에 대한 신실함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하고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목사는 단절을 슬퍼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고신교회가 세계 교회 속에서 감당할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연합 기준의 재확인이다. 특정 국가나 교단 브랜드가 아닌 말씀과 신앙고백의 일치를 절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이다. 고재수 교수가 다리를 놓은 캐나다 개혁교회(CanRC), 네덜란드 기독개혁교회(CGK) 등과 신학적·인적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세계 교회를 향한 주도적 동역이다. 서구 교회의 도움을 받던 ‘수혜자’에서 벗어나, 아시아 신생 개혁교회와 서구 교회에 개혁신학의 모범을 제시하는 ‘주도적 사역자’로 거듭나야 한다.
임 목사는 “고재수 교수가 남긴 바른 신앙고백의 유산을 계승하고 오직 성경의 기초 위에 다시 서는 것만이 고신교회가 세계 개혁교회를 지속적으로 섬기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제1강의를 전하는 임경근 목사 ⓒ 정찬도
제1강의 후에는 오재경 목사의 인사와 식사 기도가 있었고, 참석자들은 오찬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일정은 우병훈 교수(고신대학교·교의학)의 기도로 시작됐다. 오후 1시 40분경 100여 명의 어린이가 함께 시편찬송가 1편을 찬송하는 특별순서가 진행됐다. 언약의 후손들의 맑고 울림 있는 찬양은 참석자들에게 이번 강좌에서 가장 큰 감동을 안겼다. 찬양은 회중 전체가 부르는 시편 23편으로 이어졌다.

▲ 시편 1편을 찬송하는 어린이들 ⓒ 정찬도
제2강의 – 이성호 교수 “고재수를 통해 본 신학과 교회의 관계 그리고 고신교회의 미래”
이어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역사신학)가 “고재수를 통해 본 신학과 교회의 관계 그리고 고신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두 번째 강의를 전했다. 이 교수는 고재수 교수의 신학적 유산을 토대로 신학과 교회의 본질적 관계, 성경 해석, 성령론, 성찬론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먼저 현대 신학과 목회 현장이 하나님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학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학 없는 목회는 불가능하며, 문제는 ‘어떤 신학을 선택할 것인가’”라며 신학의 본질은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 교회가 삼위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잃고 실천적 단일신론이나 양태론, 혹은 성경의 일부만 선택적으로 고백하는 복음주의적 타협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학은 사변이나 이론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 사는 삶”(living to God)을 목표로 하는 지식과 행함의 학문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설교자와 성도는 하나님 우선성의 원리에 따라 성경 전체(tota Scriptura)를 신실하게 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성경은 기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책”이라며 “하나님의 우선성은 바른 신학과 유사·거짓 신학을 구분 짓는 중요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성경 해석과 관련해서는 고재수 교수가 한국 교회에 남긴 공헌으로 ‘구속사적 해석’을 꼽았다. 인간의 도덕적 모범을 강조하는 ‘모범론적 설교’는 하나님의 우선성을 약화시키고 설교를 도덕적 교훈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구속사적 해석은 모범을 배제하지 않는다. 구속사, 곧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 중심이고 인간의 행위는 주변”이라며 “구속사가 출발점이고 모범이 그 위에 기초한다면, 모범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제 한국 교회의 과제는 일시적 성장이 아니라 생존과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것”이라며 “고재수 교수의 신학적 유산을 길잡이 삼아 참 교회의 표지인 설교와 성례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제2강의를 전하는 이성호 교수 ⓒ 정찬도
강의 후에는 질의응답과 패널토크가 이어졌다. 강연자 임경근 목사와 이성호 교수, 준비위원장 강현복 목사, 자문위원 성희찬 목사(작은빛교회)가 패널로 참여해 여성안수 문제, 네덜란드 자유개혁교회와의 관계, 구속사적 설교의 유익, 신학강좌의 유익 등을 두고 토론하고 의견을 나눴다.

▲ 질의응답 및 패널토크 모습 ⓒ 정찬도
모든 순서는 자문위원이자 고신언론사 사장인 조진호 사장의 인사와 준비위원장 강현복 목사의 마침기도로 마무리됐다.
이번 강좌는 고재수 교수의 신학과 개혁주의 전통이 고신교회와 한국 교회의 다음 세대에 어떻게 계승돼야 하는지를 다각도로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정찬도 목사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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