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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천상으로부터 주어진 선물

최재호(객원기자)

 

제2차 개혁정론컨퍼런스가 지난 1월 19일 대구 산성교회당에서 열렸다.

 

‘교회,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각처에서 1백여 명의 적지 않은 인원이 참여했다. 강의를 맡은 강사들의 열정적이고 분명한 강의에 대한 청중들의 호응과, 중간 중간에 이어진 조별 토론시간을 통해 바른 교회, 참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행사의 의미를 간단히 짚어보자면, 우선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열린 행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두 번째로 우리 시대의 자발적 소수자(?)로서 개혁파 교회를 지향하는 목사, 교인들에게 적지 않은 길동무들이 함께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끝으로 본질과 시대적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켜보려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가 보기 드문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이번 행사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몇가지 새겨보아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이번 주제였던 ‘교회세움’을 통해 전국각지에서 모인 참석자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연합 사역으로, 성부 하나님의 선택과 머리이자 주인이신 그리스도로 대속의 행위와 부활 승천으로 시행되고, 성령으로 인해 적용된 까닭에 교회로 불러냄을 입어 교회를 전해 받고, 전해 주는 일에 참여한 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전에 이 일에 아무런 지각도 능력도 없는 우리가 삼위 하나님에 의해 ‘수동적으로’, 그분의 은혜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말을 하는 것은 자칫 교회를 이런 지식과 의지로 세워가야겠다는 결단과 ‘불굴의 의지’로 세워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개혁교회를 지향한다는 어떤 분들은 자신들만의 잣대를 가지고 자신의 교회와 교인들을 ‘만들어’ 간다. 그냥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 일의 근거가 되는 것은 특정 신학자나 목사의 이론이며, 이 이론에 대해 잘 모르거나 함께 하지 않는 이들은 자기들보다 못한 2류나 하수 취급을 한다. 교회 위에 교회 없고, 목사 위에 목사 없다고 신앙의 선배들이 그리 분명히 말해왔는데도 말이다. 개혁파 교회는 엘리트에 의한 주도형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말씀과 성찬을 가운데 두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주의 말씀과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의를 통해 말했던 임경근 목사의 “교회의 기초는 일이 아니라 은혜이다. 인간이 만든 단체가 아니며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은혜가 시작이고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말을 새겨보아야 한다. 또 황대우 목사가 말한 “지상교회가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직분, 일치, 진리, 사랑인데 이것은 모두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는 지상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위로부터 내려오는 천상적인 것”의 의미를 잘 새겨보아야 한다.

 

둘째로 교회는 이론이 아니라 성경적 토대 위에 ‘실제로’ 세워가는 것이고, 그 위에 서서 자라며, 전하고 받는 ‘상속’의 개념이다. 교회는 실제이다. 실제로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말씀하시고, 성찬의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천상의 그리스도께 참여하게 된다. 영적으로 먹고 자란다. 어떻게 성찬을 행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개혁주의의 입장에 선 설교인지 공부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적 삶을 통해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엄청난 양의 독서와 공부를 하며 자신들의 교회와 교인들의 머리만 키워내는 것을 본다. 마치 자신들의 앎(?)이 자신들의 실제인양 말이다. 또 이분들의 특징은 신학자들의 이름과 신학사상에 대해 줄줄 꿰고 있다는 점인데, 실상 그분들의 교회나 노회는 그분들이 열정적으로 외치는 ‘이론상의 개혁주의’와 너무도 다르다. 실제로 말씀을 받아 깨닫게 되었다면 교회가 그렇게 행하고 이뤄가는 일이 없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자가 될 뿐이다. 신앙선진들의 희생과 박해는 세상으로부터 주어진 것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교회 안의 악과 잘못을 용인하고 조장하며 즐기는 교권과 힘에서부터 주어졌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착각해서는 안된다.

 

의미있는 행사가 끝났다.

원근 각처에서 모였던 분들이 이제 다들 자신의 교회, 자신이 서있는 그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가 자주 쓰는대로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 추신: 누구나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을 행사에 대해 객원기자로서 <개혁정론>에 조금은 관련되어 있는 사람으로서 교회의 보편적 유익을 위해 조금만 다른 접근을 해보았다. 행사를 끝내고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비판적 접근을 해보았다. 그래도 운영위원들의 희생과 수고를 깎아내리는 일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땅의 교회에 삼위 하나님의 은혜가 은혜로 주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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