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신학의 토착화를 위한 캄펜신학교의 노력
- 개혁주의 신학의 간문화적 연구 -
Jos Colijn[1]
번역: 이충만
개혁주의 신학의 간문화적 연구
현재 캄펜신학교(네덜란드 개혁교회 해방파)에는 개혁주의 유산에 깊은 관심을 가진 국제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칼빈,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크라스 스킬더, 그리고 베르카워와 같은 개혁주의 신학자들을 연구하고자 한다. 단지 이들의 신학만이 아니다. 위대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교회에 미친 영향력도 중요하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개혁주의 신학의 유구한 역사를 열정을 가지고 캄펜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캄펜신학교는 네덜란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국제 학생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개혁주의 신학을 전수하기 위해 2015년 9월 이후 새로운 석사과정을 개설하였다: ‘개혁주의 신학의 간문화적 연구 (Master of Intercultural Reformed Theology, 이하 MIRT)’이다. 이 과정은 네덜란드 대학의 여타 석사(MA)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1년 동안 진행된다 (2년에 걸쳐 공부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은 무엇보다 개혁주의 신학을 공부하여 각자의 문화적, 종교적 상황에 적실하게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높은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요구하기에, 개혁주의 신학교육에 봉사하고자 하거나, 박사과정에 진학하고자 하는 신학도들에게 적합하다.
개혁주의 신학을 간문화적으로 연구하여 학생들 각자의 상황에 적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수간의 보다 원할한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본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개혁주의 신학을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들을 습득해야 하나, 본 과정은 수업과정에서 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를 수업언어로 정하였다. 네덜란드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1년 과정을 마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캄펜신학교는 MIRT를 시작하여 개혁주의 신학과 전통이 각 문화권에 뿌리깊게 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혁주의 신학의 확산
현재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북반구의 개혁교회들의 성장세는 정체되었거나 둔화된 것을 고려할 때,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개혁주의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아시아의 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그리고 중국에서,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콩고, 케냐, 그리고 카메룬과 같은 나라에서 개혁주의 전통이 두드러지게 확산되고 있으며 개혁주의 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다.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신학교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5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과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개혁주의 신학교육기관을 찾아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를 비롯하여 전세계에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들이 설립되었다. 이로써 네덜란드와 유럽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신앙이라는 것이 자신들의 소유가 아니며 한낱 인간적 성과도 아니라는 것을 배운다. 서방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교회를 인도하시며 확장 시키신다는 것을 배운다. 하나님은 교회사 안에 복된 성장의 시기도 허락하시고 동시에 시련과 세속화의 시기도 허락하신다.
그러나 개혁교회의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의 신학도들은 개혁주의 신학을 그 신학이 태동한 유럽에서 공부 하기를 희망한다. 이들은 뿌리깊은 개혁주의 전통에서 성장한 교수들로부터 배우고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되어져 온 자료들을 이용하면서, 역사 안에서 형성된 개혁교회의 삶을 경험하고자 한다.
개혁주의 신학의 세계화
캄펜신학교가 MIRT를 통해 집중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개혁주의 신학의 확산과 관련있다. 캄펜신학교는 개혁주의 신학의 단순한 확산을 너머, 개혁주의 신학은 세계화된 오늘날 어떻게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를 질문한다. 개혁주의 신학의 힘은 다름이 아니라 성경을 문화와 함께, 그리고 문화에 대한 대답으로 읽을 수 있는 힘이다. 이 힘은 종교개혁 당시에도 중요하였다. 개혁주의 교회들은 각 민족의 언어로 예배를 드렸다. 개혁교회가 세워진 다양한 나라와 지역에서는 그곳에 적합한 신앙고백서가 만들어 졌다. 이점에서 개혁파와 루터파가 대조를 본인다. 루터파는 독일어 사용을 권장하였다. 개혁주의 신앙고백서들은 칼빈, 불링거, 베자 그리고 다른 중요한 신학자들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동시에 각 민족과 나라의 언어로 작성 되었고 그 지역의 상황에 대한 주의깊은 관심을 반영하였다. 이러한 개혁주의 신학은 17세기(특히 도르트레흐트 총회와 웨스트민스터 총회)와 19세기(예를 들어 헤르만 바빙크는 개혁주의 신학으로 자신의 시대에 대답하고자 하였다)에 한 걸음 더 전진하였다. 개혁주의 교회에는 전통의 연속성을 간수하면서도 새로운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갱신을 중요시하였다.
캄펜신학교는 MIRT를 통해 이러한 개혁주의적 특성을 유지하고 발전 시키려 한다. 즉 우리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가진 전세계의 학생들과 함께,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과 개혁주의 전통이 각자의 상황 속에서 풍성히 적용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신학도들이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안에 함께 자라남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가진 신학도들이지만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하나된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우리는 문화적 종교적 배경의 다양성을 십분 활용하려 한다.
무엇보다 MIRT는 간문화적으로 성경을 읽는다.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이 상이한 문화적 상황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학생들은 복음의 메시지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다. 에베소서 3장 17-19절과 같이 학생들은 그리스도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의 높이와 넓이와 깊이를 함께 깨닫는다. 한국인 혹은 네덜란드인이 성경을 읽을 때,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한계를 넘어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함께 읽을 때, 각자의 문화적 한계를 넘어 하나님의 계시를 더욱 풍성히 깨달을 수 있다.
또한 MIRT는 간문화적 신학 (de interculturele theologie)이 맞닥뜨리는 질문들에 대답하고자 한다. 문화, 상황화(contextualisatie),
혼합주의(syncretisme), 그리고 기독교와 다른 종교간의 관계 등이 논의의 주제들이다. 간문화적 신학은 이러한 주제들을 종교다원주의적 관점에서 다룬다. 하지만 캄펜신학교의 MIRT는 이 주제들을 - 끝내는 다양한 문화 안에서 복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 개혁주의적이고 신칼빈주의적 관점으로부터 접근한다. 복음은 항시 특정한 문화 안에 선포되고 사용되기에 그 특정 문화의 언어와 틀 안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동시에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은 문화적 한계를 넘어서 있다: 그리스도는 문화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화 안에서 유일한 길로서 선포되고 찬송받으셔야 한다. MIRT는 이 그리스도의 유일성이 상이한 문화에서 어떻게 표현될 수 있으며, 복음의 정수가 각자의 문화에 어떻게 수용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그렇다고 행동방식이나 윤리적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MIRT의 목적은, 은혜를 베품과 동시에 죄인들을 책망하고 각 문화의 특정한 측면들을 비판하는 복음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바울이 에베소서 3장 17절에서 말하듯,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에 계시도록 해야하며, 우리는 사랑에 뿌리박고 있어야 한다.
MIRT는 무엇보다 개혁주의 신학의 특징들을 탐구한다. 즉 개혁주의 신학이 역사 안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과 구조’를 심도있게 공부한다. 칼빈, 카이퍼, 바빙크, 스킬더 그리고 베르카워 같은 중요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생애와 작품을 배운다. 이들이 복음을 어떻게 해석했고, 그 복음을 자신들의 상황에 어떻게 구체화했는지를 연구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개혁주의 신학이 늘 생동하는 전통임을 배우게 된다. 개혁주의 전통은 성경의 권위과 신앙고백의 풍성함을 인정한다. 그러나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구원을 자신들의 시대에 적합하도록 이해할 수 있다. 개혁주의 신학 역시 시대의 삶과 문화에 뿌리내린다.
또한 ‘세계화의 관점에서 본 개혁주의 세계관’이라는 과목은 개혁주의 신학의 보편성에 대해 연구한다. 즉 개혁주의 신학이 다양한 시대와 장소의 교회와 사회에 어떻게 구체화되었고 또 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이 역시도 중요한 주제이다. 왜냐하면 사실 상당수의 나라에서 개혁교회는 소수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소수일 수 있으나 개혁교회는 ‘한 치라도 주의 것’(아브라함 카이퍼)이라고 고백하며 그리스도의 왕권을 이 땅에서 어떻게 증언하고 실현할 것인지를 고민한다.[2]
서로를 가르치며 서로에게 배우기
과거의 교육방식과 달리 작금의 대학교육은 학생들 간의 공동작업을 적극 권장한다. 이는 캄펜신학교도 마찬가지이다. MIRT는 학생들 간의 상호협력을 중시한다. 모든 학생들은 신학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이 배운 바를 공유한다.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질문하고 답하면서 서로에게서 배운다. 문화간 연구를 진행하는 석사과정 그 자체가 간문화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교수들 또한 네덜란드의 교수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외국 학자들을 초청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상황에서 고민한 바를 학생들과 나눌 수 있다.
[1] Jos Colijn (jjacolijn@tukampen.nl.)는 네덜란드 개혁교회 해방파의 목사로 수년간 봉사한 후, 헝가리와 우크라이나에서 개혁주의 신학교육을 위해 봉사하였다. 2013년부터 캄펜신학교의 국제학생 담당자 및 ‘간문화적 개혁주의 신학’ 석사과정의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7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캄펜신학교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유럽에서의 다년간의 경험은 개혁주의 신학을 간문화적으로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MIRT 석사과정에 관심있는 신학도는 캄펜신학교의 Jos Colijn(jjacolijn@tukampen.nl.), 고려신학대학원의 변종길, 유해무 교수에게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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