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19일에 있었던 고신의 강도사 고시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강도사 고시를 주관한 총회 신학위원회는 이번 강도사 고시에서 2명을 추가로 합격시킨 것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해야 한다. 강도사 고시에서 떨어진 목사후보생들이 이 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고, 말씀의 사역자로서 부름받는 것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강도사, 즉 말씀의 사역자를 세우는 일에 좀 더 신중을 기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고신의 강도사 고시는 개정된 헌법(교회정치 제16장 177조)에도 나와 있듯이 총회 신학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목사와 장로의 경우에는 노회가 고시를 주관하는 것에 반해 강도사 고시는 총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강도사 고시를 왜 총회가 주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더 물어야 할 것이다. 예전에 하던 대로 신학대학원 졸업시험을 강도사 고시로 대체하거나 노회가 강도사 고시를 치르는 것 대신에 총회에서 이 일을 주관하는 것이 그나마 말씀의 사역자를 제대로 세울 수 있는 합당한 방법이라는 것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교단 헌법에는 강도사 고시 과목을 명시하고 있다. 필기시험으로는 ‘성경, 성경신학, 교의학, 교회사’이고, 필기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하여 구두시험은 ‘성직을 지원하는 이유와 성경과 신학에 대해 구두로 고시’하는 것이고, ‘이외에도 총회는 공석에서 만족하다고 인정되기까지 다른 방법으로 고시할 수 있다.’ 우리가 알기로는 필기시험 문제의 출제와 채점은 신학대학원 교수에게 위탁하여 처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학대학원 교수들과 신학위원들은 시험문제와 채점방식에 대해 미리 논의해야 할 것이다. 필기시험 과목이 타당한지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가야 한다고 본다. 강도사 고시가 신학대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한 가지 제안하자면 말씀의 사역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 예를 들면 성경과 신앙고백 문서, 그리고 설교와 헌법 이해가 주를 이루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필기시험 못지 않게 구두시험이 상당히 중요한데, 신학위원들이 해마다 1/3씩 바뀌기 때문에 매뉴얼을 만들어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개혁주의에 근거한 말씀사역을 잘 담아낸 매뉴얼을 만들어 진행하지 않으면 직분자의 하나됨을 담보할 수 없고, 교회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도사 고시는 소정의 신학교육을 마친 자가 강단에서 공적으로 말씀을 선포할 자격을 부여받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말씀의 직분자가 세워진다는 것은 교회의 가장 큰 복과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좋은 선물을 받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교단 헌법을 따라야 하겠지만, 현행 강도사 고시 제도와 그 실행에 약점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보완점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총회 신학위원회는 강도사고시 방식뿐만 아니라 일자를 포함하여 개혁주의 원리와 지역교회들의 현실을 고려하여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총회 신학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고충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강도사 고시가 교회의 공교회성과 하나됨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