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손재익 객원기자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교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는 가정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고백하는 ‘성도’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다(대한예수교 장로회 (고신) 총회 헌법 교회정치 제2장 제12조 (각 개체 교회); 교회정치문답조례 48문답). 그래서 교회의 목사와 장로는 교회에 속한 각 가정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한다. 한 때 목회자들 사이에서 ‘가정사역’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 안에는 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들만이 아니라 혼자 사는 이른 바 ‘싱글’도 많이 있다. 교회의 최소단위가 가정이지만, 싱글들도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불과 35년 전이던 1980년만 하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은 4.8%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5년 현재 혼자 사는 사람은 전체 가구 중 27.1%로 가구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 때 미혼 청년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그 청년들이 성장하여 미혼 중년이 되었고, 얼마 안 있으면 평생을 미혼으로 산 노년들도 많을 것이다. 40대 미혼 남녀를 청년부에 속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남녀전도회에 속하게 할 것인지가 대부분 교회의 고민일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60대 미혼 남녀들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대가 급속도로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들과 그 현상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혼자 산다는 것이 가지는 철학적 사회학적 의미를 살핀다. 저자에 의하면 혼자 산다는 것은 삶의 철학의 문제이자 살림살이의 문제이고, 처세술의 문제이자 잠 못 이루는 밤의 고민거리이다. 저자는 이러한 구체적 문제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책 속에 담아냈다. 또한 영화와 문학, 드라마와 대중가요 같은 대중문화를 통해 개인의 사정을 사회적으로 바라보고, 나아가 혼자 사는 삶이 일반화되는 시대에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제기한다. 결국 혼자라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홀로서기를 통해 다른 삶을 모색하려는 사회적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혼자 사는 것에 대해서 미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는 있다.
저자는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서, 『세상물정의 사회학』과 같이 우리 주위의 매우 밀접한 주제들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잘 분석하는 학자이다.
<목차>
머리말
Prologue 혼자 사는 사람의 자서전
혼자 살면 괴물이다? / 상상 속의 싱글리즘 / 화려한 싱글도 행복한 결혼도 없다 /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1부 싱글을 위한 나라는 있다
Chapter 1 어쩌다 1인 가구가 되어
혼자 사는 사람을 찾아라 / 통계로 보는 혼자 살기 / 혼자 살기의 거짓과 진실?다섯 가지 고정관념 / 혼자 사는 미래가 다가온다
Chapter 2 개인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음의 변화 / 우리만 있고 나는 없었던 시대 / 개인의 탄생 / 사랑의 짧은 역사 / 혼자 살면 반사회적일까 / 개인들이 만드는 사회 / ‘독신세’를 물려라?
2부 혼자라는 두려움, 우리라는 유혹
Chapter 3 4인용 테이블과 1인용 테이블
혼자 사는 사람의 1인용 테이블 / 4인용 테이블에는 혼자만의 의자가 없다 / 너무 힘겨운 역할밀도 / 1인용 테이블에 숨어 있는 고통 / 혼자 사는 삶의 대가 / 역할밀도에서 자기밀도로 가는 길
Chapter 4 화려한 싱글인가, 궁상맞은 독신인가?
자기만의 방 / 로맨스와 짝짓기에 숨은 욕망들 / “All By Myself”와 브리짓 존스 / 누구나 짝을 찾고 싶다 / 첫눈에 반하기 / 패스트 로맨스의 시대 / 플라스틱 섹스 / 결혼하지 않을 권리 / 싱글 라이프의 환상 / <섹스 앤 더 시티>와 <신사의 품격> / 화려한 싱글이라는 판타스마고리아 / 혼자 사는 사람의 처세술
Chapter 5 고독이 필요한 시간
나는 누구인가? / 누구나 역할이라는 가면을 쓴다 / 타자지향형 인간 / 친구가 많으면 꼭 좋은가? / 집단주의와 자기밀도의 제로화 / 의도된 고독과 자기관계의 회복 / 고독은 나의 힘?혼자라는 거대한 전환 / 단독 비행의 삶
3부 홀로서기의 사회학
Chapter 6 홀로서기
모나드의 조우 / 반드시 혼자 할 수밖에 없는 어떤 것 / 다시, 나는 누구인가? / 런던의 나쓰메 소세키 / 자기관계 회복을 위한 자기본위 / 레비나스와 홀로서기라는 삶의 목표 / 결핍과 권태 사이에서 / 혼자 사는 것은 고립이 아니다 / 산책하는 고독한 몽상가 루소, 자기를 되찾다 / 몽테뉴의 치타델레, 우리 모두의 치타델레
Chapter 7 다 함께 홀로서기 위하여
우리에게 치타델레가 없는 이유 / 너무나 짧아진 젊음, 너무나 길어진 노년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 혼자를 꿈꾸기에는 너무나 가난한 사람 / ‘나’라는 질문을 상실한 사람 / 버지니아 울프와 홀로서기의 세 가지 차원 / 여전히 남는 혼자 살기의 두려움 /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방을 허하라
epilogue 행복한 개인들의 연대
스웨덴에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까닭 /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가? / 선택을 강요받은 죄수 / 사교적인 개인주의 / 개인과 개인이 함께 만드는 네트워크 / 주거공동체와 사슴 사냥의 딜레마 / 사회가 가족이 된다면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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