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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헌금'입니다. 한국교회는 헌금에 대한 강조로 유명한데, 너무나 왜곡된 이해와 일방적인 가르침이 많습니다. 이에 성경과 교회사를 통해 물질관과 헌금에 대한 가르침을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헌금을 예배와 직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려고 합니다.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다”(마 6:21)는 주님의 말씀은 신자 개인 뿐만 아니라 교회에게도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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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담임목사
고신총회 인재풀운영위원회 전문위원 (서기)

헌금을 정성스럽게 드리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성스럽게 드려진 헌금을 바람직하게 사용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헌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종종 헌금사용에 대한 지침이 제시되곤 하지만 개체교회들이 그러한 제안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이는 개체교회들이 처해 있는 실정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헌금 사용의 실태와 더불어 헌금의 바람직한 용도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견해를 말하고자 한다.

1. 헌금 사용의 실태

필자가 경험한 헌금 사용의 일반적인 실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목회자들과 직원들의 임금(생활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일반 사업체에서도 직원들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건물 유지비, 교육기관 지원비 등이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해외선교비, 국내전도비, 물품구입비, 대출금 상환비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이런 일반적인 경우에는 교회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한다.

조금 특별한 교회는 선교비(전도비)나 구제비 등 대외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때 교회 갱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교회 재정의 50% 이상을 교회 바깥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은 적용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는 교회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어떤 교회는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지만, 이런 경우에 목회자들과 직원들의 임금이 낮을 수밖에 없으며 다른 용처에 재정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교회는 목사가 직접 개척을 했거나, 예배당을 짓는 과정에서 목사의 개인 재산이 많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목사에게 지급되는 돈이 교회 재정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경우 목사는 교회를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진다. 그리고 자기 아들이나 사위에게 교회를 물려주기도 한다. 필자가 최근에 듣기로 어떤 교회는 목사가 교회를 사유화하여 독단적으로 재정을 사용하고 제직회나 공동의회를 거치지 않고 교회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기도 하였다.

요즘 매우 문제시되는 경우는 예배당을 지나치게 크게 지으면서 과도한 부채를 져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어떤 교회는 장년 출석교인이 200명 정도 되는데 예배당을 지으면서 2,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규모로 지었다. 그 교회는 현재 부채가 6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그 교회는 담임목사의 생활비를 대폭 삭감하였고 부교역자들을 모두 사임하게 하였으며 선교지원금은 물론이고 교육기관 지원금도 끊어버렸다. 하지만 교인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고 있어서 위기가 커져가고 있다. 이런 경우 잘못하면 부도처리가 되어서 예배당이 경매에 넘어가는 수도 있다.

2. 헌금의 바람직한 용도

그렇다면 헌금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여기에 명확한 성경적인 지침은 없다. 다만 일반적인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여 말할 수 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하지만 개체교회의 형편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1) 목회자들과 직원들의 생활비(인건비)

필자는 교회가 목회자들과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생활비를 드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리고 목회자들과 직원들은 욕심을 내지 말고 회중들이 결정한 대로 감사한 마음으로 받는 것이 좋겠다. 목회자의 생활비의 규모에 대한 문제는 교회마다 형편이 다르기에 딱히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교회가 상식과 합리성을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특별히 필자는 교회가 목회자와 직원의 이른바 ‘산업재해’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에서 근무하다가 어려움을 당하면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실제로 중요하다. 당장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전자 보험이라도 들어주어야 한다.

2) 봉사자들의 사례금

어떤 교회는 찬양대 지휘자와 반주자 등에게 사례를 지급한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지휘자와 반주자의 봉사는 헌신적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그들의 수고는 금전적인 사례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교회에서 전임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사례금을 지급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분적으로 봉사한다면 사례금 지급을 재고해야 한다. 그들의 수고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분명히 교회의 재정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들의 봉사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사례금을 받지도 주지도 않아야 한다.

3) 대외적인 재정

선교비, 전도비, 미자립교회 후원금, 구제금, 장학금 등 교회 바깥으로 내보내는 재정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교회의 형편을 도외시한 채 아무런 기준이나 근거도 없이 무작정 많이 내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의 전반적인 재정상태를 충분히 고려하고 교인들의 정서를 헤아리면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이때 교회는 재정이 바르게 사용되는지를 충분히 살펴야 하는데, 예를 들어, 후원하는 선교사가 과연 제대로 선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짜들이 의외로 많다.

4) 무리한 예배당 건축

어떤 교회는 예배당을 너무 무리하게 지어서 과도한 부채를 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대단히 지혜롭지 못한 처사이다. 교회가 빚을 내어서 건물을 지으면 향후 상당한 기간을 빚 갚는 일로 보내야 한다. 게다가 유지비용이 만만하지 않다. 실제로 예전에는 예배당을 웅장하게 지어 놓으면 사람들이 몰려와서 금방 부채를 해결한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작은 건물에서 소박하게 북적거리는 것이 훨씬 좋을 수도 있다. 건축을 하면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맺는 말

헌금은 하나님의 돈이다. 그리고 헌금은 교인들의 피와 땀이다. 따라서 헌금을 바르게 사용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헌금이 바르게 사용되면 교인들은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헌금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대로 사용되면 그들은 바치는 일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당부 드리는 것은 헌금 사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인들은 자신들이 정성스럽게 바친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일부 직분자들 마음대로 헌금이 사용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헌금은 하나님의 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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