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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부목사'입니다. 개 교회의 부목사위치가 심각합니다. 개혁교회의 직분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직분의 동권'인데 부목사라는 호칭에서부터 우리는 그 원리에서 빗겨나 있습니다. 앞으로 실릴 기획기사 중 부목사의 현실에 대한 글을 익명으로 싣는 것도 그 현실의 한 방증일 것입니다.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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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담임목사
고신총회 인재풀운영위원회 전문위원 (서기)


부목사들의 암울한 현실

목사가 되기 위하여 신학교를 졸업하고 일정 기간 부교역자로 지낸 다음에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담임목사가 되든지, 선교사가 되든지, 교회를 개척하든지, 신학교 교수가 되든지 해야 한다. 물론 이외에도 여러 다른 길들이 있으며, 심지어 목사의 일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교단(사실상 한국교회 전체)에는 목사가 원하는 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반인들이 알면 놀랄 정도이다. 우리 교단의 목사들(특히 젊은 목사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알고 있는 대로 적어 보겠다. 물론 필자가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1) 부교역자들의 숫자는 부족하다. 그래서 작은 교회나 시골 교회는 부교역자 청빙에 애를 먹는다. 어떤 시골 교회는 오랫동안 부교역자 청빙 광고를 냈지만 아무도 연락해 오지 않아서 아예 청빙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시골 교회의 담임목회자들은 신대원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부교역자 시기에는 자녀들이 대부분 어리기 때문에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라도 시골에 가지 않으려 한다. 사명감만을 거론하면서 부교역자들에게 억지로 시골로 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신대원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2) 나이 든 부교역자들은 다른 교회 부교역자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섬기고 있던 교회의 담임목사가 은퇴를 하거나 다른 교회로 이동을 하고, 그 교회에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하게 되면 기존의 부교역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임지를 옮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 젊은 교역자들은 다른 교회 부교역자로 쉽게 가지만, 나이 든 부교역자들은 다른 교회 부교역자로 가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뒤늦은 나이에 신학교에 가게 되면 대개 자기보다 젊은 사람이 선임 부교역자로 있기에 일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3)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경우에는, 지원자가 너무 많고, 서류들을 많이 요구하고, 심사 기준이 상당히 높고, 심사 기간도 꽤 오래 걸린다. 교회로서는 최상의 목회자를 청빙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것이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지원하는 목사들은 이런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상당한 정신적, 물질적, 시간적 어려움을 겪는다. 필자도 예전에 경험해 봐서 아는데 정말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어떤 목사들은 소위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학위과정 공부를 하거나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가짜 박사학위가 목사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오늘날 교인들은 목사의 학위 진위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조금만 알아보면 다 드러난다.

4) 어떤 목사들은 교회를 개척한다. 그들 중에는 개척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잘 준비하여 개척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대단히 귀한 일이지만, 또한 대단히 힘든 일이다. 그래서 개척을 해보지 사람은 그 어려움을 모른다고 한다. 큰 교회에서 분립개척을 하면 그나마 낫지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족끼리 개척을 하면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비록 좋은 위치에서 교회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요즘 사람들이 개척교회에 잘 오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개척교회가 그리 쉽게 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람과 재정이 없는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목사와 가족에게 심각한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

5) 어떤 목사들은 사역의 방향을 교회 외에 다른 곳으로 돌려 보기도 한다. 목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목회 외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 원목 사역도 있고, 장애인 사역도 있고, 노숙자 선교도 있고, 학원 선교도 있고, 교도소 선교도 있고, 해외 선교도 있다. 특히 노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이와 관련된 사역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실로 이런 일들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일들은 처음에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안정된 자리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잘 하던 목사들 중에서도 담임목사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소명에 대한 회의와 인간적 자괴감이 생긴다

아무래도 부목사로 있다가 가장 무난하게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것이 담임목사의 자리이다. 담임목사가 되면 나름대로의 비전을 펼칠 수 있으며, 안정된 마음으로 지낼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이전보다 낫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부목사들은 담임목사가 되고 싶어 한다. 심지어 작은 교회의 담임목사들조차 지금보다 큰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기를 원한다. 아마 40대 중후반이 되어가면서 이런 마음이 많이 들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담임목사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현재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아니 고통 받고 있는 목사들이 필자가 속한 고신 교단에만 해도 수백 명이 족히 넘는다. 필자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교회 숫자는 정해져 있고 목사 숫자는 자꾸 늘어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일부 교단은 목사의 정년을 단축하자는 말이 슬슬 들리기도 한다.

사실 교회를 섬기는 일 외에 다른 영역의 목양사역들로 눈을 돌리면 좋기는 하겠는데 문제는 재정(돈)이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 재정이 필요하고, 특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기 위해서 재정이 필요하고, 심지어 신학교 교수가 되기 위해서도 학위과정을 마칠 수 있는 재정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사역에 걸맞은 사명감과 영적인 능력과 필요한 자질을 갖추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만일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특수한 분야에 뛰어들어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재능을 가진 목사들이 제법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목사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목회를 하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그래서 목사에게 넉넉한 생활비가 있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면 가족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일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들이 경제적인 문제에 부담을 가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참으로 교회들이 목사에게 넉넉한 생활비를 주면서 이런 다양한 사역들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좋겠지만 교회도 재정을 사용해야 할 곳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런 일들에 그리 많이 지출할 수가 없다. 교회의 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은 교회의 그 많은 재정을 다 어디에 쓰느냐고 물어볼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짧은 기간이나마 목회를 해 보니 교회의 지출용처가 너무 많다. 지출이 언제나 수입을 능가한다. 집안 살림살이도 그렇지 않은가!

필시 목사의 진로는 목사의 소명과 연관된다. 현재 목사들 가운데는 임지가 없어서 사역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일반 직업을 가지는 분들이 꽤 있다. 즉 상당수의 우리 동료들이 그동안 갈고 닦아 온 재능과 은사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더욱이 생계를 이어갈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목사의 직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목사에게 임지가 없는 현실은 목사의 소명을 뿌리째 흔들어 버리고 목사에게 엄청난 인간적 자괴감을 안겨다준다. 목사가 신학교 문턱을 나섰을 때 가졌던 불타는 사명감이 개탄스러운 현실 때문에 꺼져가고 있는 것이다.

총회에서 이 문제가 꼭 다루어지기를

그렇다면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필자는 총회가 적극 나서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정치인들도 취업문제와 실업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물론 필자는 목사의 직분이 세상의 직업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목사들이 임지를 얻지 못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염려하는 현실에 대해서 총회가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총회 총대들은 대체로 연배가 높고 안정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지 몰라도, 수많은 젊은 목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이 사안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경험이 미천한 젊은 목사이기에 지금까지 우리 총회가 이 문제를 다루었던 적이 있는지 모른다. 심지어 누가 이 문제를 발의라도 했던 적이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별다른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런 중대한 사안이 총회에서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활발하게 토론된다면 보다 진일보한 생각들과 방안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총회는 이 문제를 시급하게 다루어야 한다. 우리 교단에는 젊은 인재들이 많다. 그들이 아무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현실의 장벽 때문에 사장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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