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직원의 자격에 ‘무흠’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김 집사: 목사님~ 주보에 실린 직원 선거 광고를 “세례교인으로 무흠하게 7년을 경과한 자”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무흠’이 무슨 말입니까?
손 목사: 아. 잘 모르실 수도 있겠네요.
김 집사: 솔직히 궁금한데, 다른 분들에게 물으면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들을까봐 지금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손 목사: 궁금하실 때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손 목사: 광고에 나와 있듯이, 장로는 무흠하게 7년을 경과한 자, 집사는 무흠하게 5년을 경과한 자라는 조건이 교회헌법에 나와 있습니다(정치 65, 75조).
손 목사: 교인이 되기 위해서 자격이 필요하듯, 교회의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합니다. 아무나 교회의 직원이 될 수 없죠. 교인이 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하고, 성경과 교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하며, 직분을 감당할 만한 은사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교리나 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그 가운데 교리와 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가리켜 ‘무흠’이라고 합니다.
김 집사: 흠이 없어야 된다 뭐 그런 뜻인가요?
손 목사: 네 맞습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무흠(無欠)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이 “흠이 없다”입니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에는 한자어가 많습니다.
김 집사: 누구나 다 흠은 있기 마련인데, 그러면 장로나 집사는 아무도 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손 목사: 물론 누구나 다 흠이 있지요. 하지만, 교회헌법에서 말하는 ‘흠’은 교회(치리회)로부터 권징(혹은 시벌)을 받은 것을 말합니다. 교리와 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교리나 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권징을 받은 경우에 ‘흠’이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무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지요.
손 목사: 그렇다고, 시벌을 받았다 해서 모두 다 흠은 아닙니다.
김 집사: 그것도 구분이 있습니까?
손 목사: 장로교회의 시벌에는 견책, 근신, 시무정지, 정직, 면직, 수찬정지, 출교가 있습니다(권징 제10조 1항). 그 가운데 견책, 근신, 시무정지는 흠이 아닙니다(권징 제10조 2항 4목; 정치 제38조 1항). 교회헌법에 보면 “무흠이라 함은 권징에서 치리회가 정하는 시벌 중 정직 이상의 책벌을 받은 사실이 없거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만약 견책, 근신, 시무정지 등의 시벌을 받았더라도 무흠 기간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근신이라는 시벌을 받았어도 장로나 집사로 선출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4년 전에 수찬정지를 받으신 분은 집사가 될 수 없고, 6년 전에 정직을 당하신 분은 장로가 될 수 없습니다. 무흠하게 5년 또는 7년을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집사: 생각했던 것보다는 빡빡하지 않네요.
손 목사: 그렇지요. 교회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흠이 없어야 하겠지만, 우리 모두는 죄인이기에 누구나 흠은 있기 마련이니, 가벼운 시벌의 경우 제한하지 않습니다. 만약 사소한 일까지 흠에 포함시킨다면, 아무도 직원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손 목사: 게다가 무흠의 한계가 있으니 시벌을 받았다고 해서 영원히 직원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흠하게 7년을 경과한 자”라는 표현처럼, 9년 전에 시벌을 받은 사람이라면 장로로 선출될 자격이 있습니다. 2025년 9월에 선거를 하는데, 2015년 10월에 수찬정지를 받은 일이 있어도 괜찮은 것이지요. 무흠의 시한은 투표하는 당일을 기점으로 역산합니다(정치 제38조 2항).
김 집사: 목사님~! 그러면 그렇게 직원 선출에 있어서 무흠의 조건을 정한 것은 성경적으로 근거가 있는 건가요?
손 목사: 예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헌법은 기본적으로 성경에서 나왔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교회가 정한 것입니다. ‘무흠’이라는 표현은 목회서신에 나오는 “책망할 것이 없으며”(blameless; KJV)라는 말과 관련됩니다. 디모데전서 3장과 디도서 1장을 보면 장로와 집사의 자격을 언급하면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must be blameless; KJV), “책망할 것이 없으면(being found blameless; KJV) 집사의 직분을 맡게 할 것이요” “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must be blameless; KJV) (딤전 3:2, 10; 딛 1:5-7)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에 근거해 교회는 무흠이라는 제도를 통해 직원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새번역 성경에는 이 표현을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하며”라고 번역한 경우도 있습니다(딛 1:6, 7).
김 집사: 성경으로 말씀해 주시니 더 설득력도 있고 신뢰가 갑니다.
손 목사: 이런 특정한 구절만 아니라도 성경 전체를 통해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원은 교인의 신앙과 생활을 돌보고 본을 보이며 섬겨야 할 자들인데, 교인보다 높은 자격이 요구되는 것은 성경적입니다. 범죄하여 시벌을 받아서 경과한 기간이 짧다면 직원으로 세우지 않는게 맞지요.
김 집사: 하긴 세상에도 피선거권에 조건이 있고, 때로 법률에 따라 피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되기도 하는데, 교회는 더욱 그래야겠네요.
손 목사: 교회는 세상과 비교할 수 없이 거룩한 공동체이니 더욱 그리해야겠지요.
김 집사: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니, 우리가 믿는 복음이 한편으로 거룩하면서도 한편으로 화평하고 한편으로 사랑이 있는 것 같고, 그걸 교회헌법이 잘 드러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