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교회에서 성경에 없는 새로운 직분을 맡았어요

양명지 목사
(두레교회)
교회에는 여러 직분이 있습니다. 집사님의 궁금증과 관련된 내용은 보통은 자기 경험을 기준으로 다른 교회와 비교해서 생소한 직분에 대해 생깁니다. 그래서 경험 보다 성경을 기준으로 직분과 관련해서 하신 질문이라 더 귀합니다. 집사님 말씀처럼 분명히 성경에 등장하는 직분이 있고, 그 직분들과 달리 성경에는 없는데 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직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에 직분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직분과 직원에 대한 오해
교회에서 흔히 직원이라고 하면 사무간사님, 관리집사님 같은 분을 떠올립니다. 직분이라고 하면 목사님, 장로님, 집사님, 권사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회 헌법은 직분자를 교회의 직원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분을 생각할 때, 직분과 직원은 대상에 따라서 구분해서 사용하는 명칭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교회 헌법을 접할 때,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직분은 하나님이 교회 안에 세우신 직책으로 교회를 통해 부르시는 소명입니다. 직원은 직분을 맡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보면 직원은 직분과 사람을 결합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헌법은 직분에 대해 소개하면서 창설직원, 항존직원 같은 말을 사용합니다. 실제 교회 현장에서는 달리 쓰이고 있지만 직분과 관련하여 직원의 의미를 알아두는 것도 유익합니다.
직무와 연결된 직분
직분은 직위가 아닙니다. 직위가 되면 거기에 서열과 위계가 생기게 되어 직분을 회사의 직급과 같이 일종의 계급처럼 오해하게 됩니다. 또한 직분은 명예가 아닙니다. 물론 잘 섬기는 직분자(직원)은 교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기에 명예롭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 섬긴 봉사의 결과와 유익이지 직분의 본질은 아닙니다. 직분은 직무와 연결됩니다. 하나님이 교회에 세우게 하신 직분은 모두 그 직분을 통해 수행하게 하시는 구체적인 사역과 책무가 있습니다.
목사는 말씀의 직분을 위해 설교와 성례와 목양과 교육의 직무를 맡습니다. 장로는 치리의 직분을 위해 심방과 권면과 위로의 직무를 맡습니다. 집사(안수집사)는 구제의 직분을 위해 재정, 실무, 봉사의 직무를 맡습니다. 그래서 직분은 모두 섬기는 일(봉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교회에 맡기신 일을 섬길 일꾼이 직분자(직원)입니다. 그래서 직분은 직무와 연결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직분
이렇게 직무와 연결된 직분 중에 성경에 명시적으로 나오는 직분들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면 내용이 길고 복잡하지만 간단히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서는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만나 권면합니다. 디모데전서에서는 디모데에게 직분에 대해 교훈하면서 감독과 집사에 대해 언급합니다. 디도서에서는 장로, 감독을 세우는 일과 관련한 교훈이 나옵니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직분을 기준으로 교회 헌법이 목사와 장로와 집사(안수집사)를 항존직이라고 합니다. 이런 직분들이 성경에 나오는 직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나와도 교회에는 없는 직분들도 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에게 익숙한 왕, 선지자, 제사장, 사사 같은 직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직분들은 교회에는 없습니다. 여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구원 역사 가운데 오실 예수님을 예표하면서 사용되었던 이 직분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의 직분을 수행하시면서 다 완성되었기에 더 이상 교회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회 헌법에 창설직원으로 소개되어 있는 사도도 교회의 형편과 시대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폐지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있어도 교회에는 없는 직분들도 있습니다.
성경에는 없지만 교회에 있는 직분
그렇지만 반대로 성경에 없는 직분이 교회에 보입니다. 성경에는 없지만 교회에는 있는 직분에 권사, 강도사, 목사후보생, 전도사, 서리집사 등이 있습니다. 교회 헌법은 이런 직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항존직에 준하는 직원인 권사, 준직원인 강도사와 목사후보생, 임시직원인 전도사와 서리집사가 있습니다.
권사는 교인을 심방하되 위로하고 격려하며 교회에 덕을 세우는 일로 섬깁니다. 강도사와 목사후보생은 앞으로 목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과 동역의 일로 섬깁니다. 전도사는 당회나 목사가 관리하는 개체교회의 직무를 돕는 일로 섬깁니다. 서리집사는 임시직원이라는 분류가 보여주는대로 교회의 사정에 따라 임시적으로 혹은 보조적으로 집사의 직무를 맡고 도와 섬깁니다. 요즘은 잘 보이지 않지만 교회 헌법은 권찰이라는 직분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전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존재했던 직분들도 있습니다. 목사와 장로의 사역을 돕는 지도자로 돕는 교사라는 의미의 ‘조사’가 있었습니다. 직분자가 없던 시기에 안수받은 직분자는 아니지만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던 사역자였습니다. 조사 외에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던 ‘전도인’도 있었습니다. 성경을 전달하던 사람들을 ‘권서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성경을 보급하고 전달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로 교회를 섬겼습니다. 모두 한국교회 초창기에 항존직의 숫자는 부족하고 교회의 필요는 증가해서 이를 섬기는 사역자들을 세워 다양한 형태로 섬기게 하여 교회를 세웠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직분
교회 중에는 항존직만을 두고 다른 직분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성경에는 나오지 않는 다른 직분들을 두기도 합니다. 이유는 지금까지 계속 살펴본 것처럼 교회의 필요, 즉 섬길 일(봉사)를 맡을 일꾼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교회마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와 형편 가운데 교회를 세우기 위해 직분자를 세워왔습니다.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교회의 필요를 두고 교회와 당회가 심사숙고하여 섬김의 일과 자리를 위해 사람을 세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직분의 형태와 종류는 다양하지만 본질은 언제나 같습니다.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섬기는 일을 감당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일과 관계는 대립하지 않고, 교회의 좋은 교제와 관계는 섬김 위에 이루어집니다. 맡게 되신 직분과 직무가 고된 노동이 아니라 기꺼운 봉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집사님의 질문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답하는 재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집사님의 귀하고 아름다운 섬김을 통해서 예수님이 머리되신 교회가 자라고 성숙하는 복을 온 성도가 함께 누리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를 섬길 귀한 직분 받게 되심을 축하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