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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학교, 그 가능성과 과제


염덕균 강도사(마산제일교회)



여는 글: 주말학교가 무엇인가요?

작년(2014)까지,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 하거나,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할 때면, 언제나 저는 현재 마산제일교회(성희찬 목사)에서 OOOO주말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주말학교가 뭔가요?”라는 질문을 다시 받았던 것 같습니다. 유초등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와 같은 교육부서의 명칭들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지만, ‘주말학교라는 명칭은 그 단어조차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산제일교회 예꿈주말학교에 대해 소개하는 동시에, 지난 4~5년 간 주말학교를 지켜보고 담당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교훈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기독교학교는 무엇인가?

우선 주말학교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독교학교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전제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주말학교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다른 교육부서나 기관과의 차이를 통해 주말학교의 정체성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학교의 정의에 대해서는 SFC출판사에서 나온 기독교학교 이야기1)(임경근 목사)라는 책에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 첫 장을 참고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여기서는 기독교학교에 대한 아주 간략한 설명만 드리겠습니다.

 

우선 기독교학교’(Christian School)미션스쿨’(Mission School)이 아닙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소위 기독교 재단에서 세운 학교들’(ex. 거창고등학교, 마산창신고등학교 등)미션스쿨이지 기독교학교가 아닙니다. ‘기독교학교미션스쿨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교육 체계와 내용의 차이입니다. ‘미션스쿨은 기존 공교육의 체제 속에서, 공교육이 요구하는 교과목을 사용하여, 그에 따르는 교육이념과 교육목표를 추구 합니다. 반면 기독교학교는 기존 공교육으로부터 분리 되어, 신앙인의 양성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기독교학교’(Christian School)주일학교’(Sunday School)가 아닙니다. 앞 단락에서 기독교학교의 목적이 신앙인의 양성이라고 말하면, 기존의 주일학교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이때 기독교학교는 기존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는 성경교리만이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미술 등의 과목들을,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입니다. 기독교학교는 그 목표를 신앙인의 양성으로 삼는 동시에,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전인격적 그리스도인의 양성을 그 목표로 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 내용이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핵심 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토대 위에 마산제일교회 예꿈주말학교가 시작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다면, 이제부터 예꿈주말학교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주말학교, 그 시작...

우선 예꿈주말학교기독교학교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말학교의 최종 목표는 행정상으로는 기독교학교의 설립이고, 교육상으로는 전인격적 그리스도인의 양성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마산제일교회 예꿈주말학교7~13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올해(2015)5년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말학교는 그 명칭처럼 주말에 이루어지는 학교입니다. 이때 주말이란 주일을 제외한 주말, 즉 토요일을 의미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모임을 가집니다. ‘예꿈주말학교가 말 그대로 주말학교’(혹은 토요학교)의 형태를 취한 이유는, 기독교학교로 가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말학교를 처음 시작 할 당시에는, 주말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 전부가 기존 공교육에 속한 학생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주중에는 기존 공교육을 받아야 하고, 주일에는 기존 교육부서(유초등부)에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게, 한편으로는 불가항력적(?)으로 토요일에 모임을 가지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유초등부 연령 때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독교 교육이 시작 된다는 말에,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교회에서 성경 이외에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같은 과목들을 가르쳐 준다는 말이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또 소위 교회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토요일마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교회당에 모이는 모습이 좋아보였던 것 같습니다. 주말학교가 처음 시작할 당시,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예산이 책정 되었던가 하면, 이를 위해 당회에서 추천한 조직 위원회도 구성해 주었습니다.

 


드러나기 시작한 장벽들

1) 외부적 장벽 - 오해와 편견, 불신과 비판

하지만 막상 주말학교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교육이 진행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참여하는 몇몇 학부모들이, 주말학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학부모님들은 주말학교에서 성경뿐만 아니라,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과목들도 가르쳐 준다는 말에, 주말학교를 학원을 대체할 만한 것으로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주말학교의 교육이 기존 공교육의 내용을 보충해 주지도 않고, 기존 학교성적을 높여주거나 보장해 주지도 않는 것에 실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학생들 가운데서도 불평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중에는 공교육을 받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는 토요일이 그나마 집에서 쉴 수 있고, 친구들과 놀 수 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마저도 교회당에 나와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러한 반응을, 부모들이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주말학교에 대한 이러한 실망감은, 주말학교에 참여하는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장로님들의 경우, 주말학교를 공부방이나 방과 후 학교’, 혹은 문화강좌2) 등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했던 것입니다. 막상 주말학교를 바라보니 전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고, 따라서 주일학교의 양적 성장에 전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해를 거듭하면서 주말학교 예산은 처음 시작 할 때의 절반 이하로 삭감되었고, 조직 위원회는 어느 샌가 유명무실(有名無實)을 넘어, 무명무실(無名無實)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또 주말학교의 강의료 지급에 대한 불평도 있어왔습니다. 주말학교는 주일학교와 달리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고, 단순한 봉사의 차원을 넘어 강의이기 때문에, 주말학교 강사들에게는 강의료를 지급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해가 공유되지 않는 분들은, “교회 봉사에 무슨 돈을 지불하느냐?”, “그럴 거면 주일학교 교사들도 전부 유급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비판을 했던 것입니다.

 


2) 내부적 장벽 - 조직과 구성

이렇게 주말학교를 진행 하는 과정에는, 안팎으로부터 나오는 오해와 편견, 불신과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말학교를 조직하고 구성하는 과정 자체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선 가장 크게 부딪친 문제는 교사수급의 문제였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주말학교는 단순한 주일학교 봉사의 차원을 넘어서는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이때 말하는 전문성이란 단순히 어느 교과목에 대한 전문적 지식만 갖고 있다든지, 반대로 성경이나 교리적 지식만 갖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요구되는 전문성이란, 이 둘 - 교과목에 대한 지식과 성경.교리적 지식 - 기독교 세계관안에서 통합하여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켜줄 교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기존 교과목을 전공한 사람들 중에,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고, (소위) 신앙 좋은 사람을 교사로 세우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실제로 그렇게도 해 보았지만, 그런 분들도 기존 교과목에 담겨 있는 사상과 교훈들을, 성경적 사상과 교훈들로 전환하고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적잖은 부담과 피로감을 가졌습니다. 본인들 스스로가 신앙과 학문을 통합하는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그런 작업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고, 결국에는 대부분 중도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교사 수급의 어려움은, 그대로 교과목 선정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과목을 선정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경이나 교리, 조금 더 나가서 교회사 정도는 교역자가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기존 주일학교와의 차별성을 가지지 못하게 됩니다.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체능 과목도 가르쳐 보았지만, 이것도 문화강좌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내부적인 문제는 조직과 구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주말학교 구성원들 간의 의견 차이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주말학교를 그저 주일학교 교육의 연장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다른 편에서는 그야말로 공교육의 대안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주말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 기준과 규칙들을 완하하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주말학교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로만 제한하기 위해 규칙을 더 강화하기 원하는 쪽도 있었습니다.

 

또 이러한 의견 차이는 자연스럽게 참여와 헌신의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주일학교 교육의 연장 정도로 이해하시는 분들은, 주말학교를 통해서 나타나는 열매들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었고, 따라서 참여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3) 반면 주말학교가 기존 공교육의 대안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분들은, 참여와 헌신에 있어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4) 문제는 이 헌신과 참여도의 차이 속에서 구성원들 간에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갈등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서...

위 내용이 지금까지 주말학교를 진행해 오면서 부딪쳤던 장벽들에 대한 것들입니다. 사실 이 외에도 무수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으리라는 것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예상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더 자세하고 예민한 사안들을 다루려면 아마 지면이 모자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앞서 맞닥뜨렸던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위 문제들을 모두’, ‘온전하게극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기독교 교육을 진행하면서 맞닥뜨리게 될 모든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예꿈주말학교구성원들이 위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몸부림의 일환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교육의 대상의 변화: 학생에서 부모로

처음에는 주말학교 교사로 수업(성경과 교회사)만 하던 제가, 주말학교 전체(행정과 교육)를 담당하게 되면서 첫 번째로 단행한 것은, 주말학교의 주요 교육 대상을 학생이 아니라, ‘부모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학부모 교육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지만, 체계적이지 못했고, 학생교육에 비해 비중이나 참여도가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것을 주말학교를 개편하면서, 학부모 교육을 의무화 하고, 이 내용을 학부모 서약의 조항 중 하나로 명시화 했습니다.

 

주말학교 주요 교육 대상을 학생에서 부모로 바꾼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성경의 명령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교육의 통일성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성경의 명령이라는 것은 신명기 64~9절 말씀에 나온 명령을 의미합니다. 저희는 신명기 6장 말씀을 통해, 언약 자손의 신앙과 교육의 1차적 책임과 의무가 부모에게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기독교 세계관속에서 사유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기반으로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신앙과 교육을 지도해야 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내용인 교육의 통일성으로 이어집니다. 기존 주일학교 체제의 가장 큰 한계는,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각자 개별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정에서는 거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일주일 내내 공교육의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이, 주일에 1~2시간 신앙교육을 받습니다. 이러한 개별적 교육 속에서 아이들은 가치관세계관의 혼란에 빠지고, 결국에는 더 많은 시간 노출되어 있는 공교육가치관세계관을 수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주말학교에서는 부모의 신앙과 교육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강조함으로써, 가정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기존 공교육의 가치관세계관, 평일에는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그리고 주일에는 주일학교를 통해 거르고 교정 받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의 통일성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교인과의 공감대 형성: 공개강좌와 설교

그런데 이렇게 교육의 대상을 학부모로 설정하고, 학부모 교육을 강화하다 보니, 그 요구사항에 부담을 느끼고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 될 경우, 주말학교는 신앙 엘리트 집단내지는, ‘유별난 사람들의 모임 정도로 인식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 공개강좌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학부모 교육이, 주말학교에 참여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진행 되었다면, ‘공개강좌는 말 그대로 공개’(open)이기 때문에, 전교인(심지어 다른 개체교회 성도들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올 해 부터는 성희찬 목사님께서 예배, 하나님만을 향하게 하라(SFC 출판사)라는 책을 중심으로 예배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개강좌는 좁은 의미의 부모교육이라는 차원을 넘어, 개혁신앙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토대를 다지는 작업입니다. 비록 더디게 가는 것 같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온 성도들이 주말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예배(주일 오전, 오후)나 수요기도회 설교 중에, 기독교 세계관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 그리스도인 부모가 자녀의 신앙과 교육에 대해 지녀야할 책임과 의무, 기독교학교의 필요성 등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가르치고 전합니다. 이를 통해서, 온 교회가 기독교 교육의 가치와 소중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닫는 글: 한글 반포와 노예 제도

2011년 가을부터 SBS에서 방영된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주연: 한석규, 장혁, 신세경 등). 이 드라마 17화에 보면 정기준이라는 인물과 한명회라는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정기준이 이렇게 묻습니다.

 

모두가 글을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러자 한명회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글쎄요한 번도 상상을 해 보지 못했던 일이라


훈민정음_주말학교.png

▲ "뿌리깊은나무" ⓒ 염덕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가 글을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되어버린, 읽기와 쓰기가, 한 때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또 신약성경에 사도 바울의 서신들을 보면, 사도 바울이 노예 제도를 당연한 것을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6:5). 그렇다면 노예 제도는 성경적인 제도인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노예 제도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을 사람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반성경적인 제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 서신에 노예 제도를 인정하는 듯한 문구가 들어 있는 것은, 성경과 사도 바울이 노예 제도를 인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때 당시 사회에서는 노예 제도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5)

 

하지만 지금은 노예 제도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노예 제도가 있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은밀하게 노예처럼 지내는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노예 제도 자체가 인정되거나 용납되는 사회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큰 어려움 없이 글을 읽고 쓰는 것도, 우리가 누군가의 노예나 종으로 지내지 않는 것도, 과거 한 때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기독교학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독교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하면, (특히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되지 않을 일이다.”, “이상향일 뿐이다.”, “괜히 유난들 떤다.”라고들 말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저희 주말학교가 서있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갈등과 문제들이 있었고, 또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꿈주말학교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일이, 그리스도인 부모들에게 주어진 자녀의 신앙과 교육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사명을, 가장 충실하게 감당하는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그리스도인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의 사명에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예꿈주말학교예꿈기독교학교가 되는 그날이 속히 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꿈기독교학교 로고.01.png

▲ 예꿈주말학교 로고 ⓒ 염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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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경근 기독교학교 이야기(서울: SFC출판사, 2010), 17-25.

2) 마산제일교회에서는 문화강좌라는 이름으로, 교인들 중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 전공을 한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교인들뿐만 아니라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동시에, 전도의 통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3) 물론 주말학교를 주일학교 교육의 연장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의 참여와 헌신도 결코 가볍거나 하찮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매 주 토요일마다 자녀들을 데리고 주말학교에 참여하고 헌신하는 모습들을 매우 값지고 귀한 일입니다.

4) 반드시 주말학교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 교육과 기독교학교에 대한 관심으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5) 이상규, 교양으로 읽는 역사(서울: SFC, 2009), 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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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교회개척] 교회개척을 꼭 해야 하는가?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25 By개혁정론 Views9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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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교회개척]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교회 개척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22 By개혁정론 Views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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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교회개척] 3000교회 운동의 허와 실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20 By개혁정론 Views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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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교회개척] 바람직한 교회개척, 성공하는 교회개척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15 By개혁정론 Views3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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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교회개척] 개척교회와 재정문제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13 By개혁정론 Views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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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교회개척] 교회개척과 부당거래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개척입니다. 아직도 교회가 더 필요하냐는 말이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지금도 교회개척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소망이 복음을 맡은 교회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말은 그럴듯해도 교회개척이 성...
    Date2015.07.11 By개혁정론 Views3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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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