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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획기사는 교회회의입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종류의 회의가 있는데, 이런 회의들이 왜 존재하는지를 알지 못하면 회의감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회의가 필요없고 모든 것을 은혜로 하자고 하는 이들도 있고,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기가 힘드니까 회의의 장이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교회는 회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고 실행하기에 회의를 잘해야 합니다. 회의를 잘 하는 교회와 신자가 신령한 교회와 신자입니다. 회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편집장 주-


 



미국 개혁교회는 회의를 어떻게 하는가?

 

이성호.jpg

이성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교회사)

 


     이 글은 필자가 미국 개신개혁교회(Protestant Reformed Church)에서 경험했던 것을 몇 가지 정리한 것이다. 교회 회의를 운영함에 있어서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개신개혁교회는 1924년에 기독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에서 카이퍼의 일반은총론에 반대하여 형성된 교회이다. 총 교회수는 31개이며 2개의 노회로 구성되어 있는 아주 작은 교단이지만 옛날의 개혁주의 전통을 잘 보전하고 있다.

 

노회

 

     노회에 참석했을 때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가 없다. 100명이 넘는 고등학생들이 방청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교단 소속의 기독교 학교 학생들이 수업의 일환으로 참석하고 있는 것이었다. 첫 2시간 정도 학생들은 회의를 경청하면서 열심히 공책에 메모하고 있었다. 이 교회에 소속된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회의하는 법을 실제로 현장에서 배우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정치를 될 수 있는 대로 멀리하도록 하는 한국교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회의는 교회 본당이 아니라 교육관에서 진행되었다. 총대들의 복장도 아주 자유로운 복장이었다. 아이부터 시작해서 어른까지 거의 모두 정장차림으로 주일 공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보수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회의 장소에서 탁자는 □ 형대로 배열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배열 때문에 모두가 둘러 앉아 서로를 보면서 회의를 할 수 있었다. 노회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와 같은 회의장 구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발언할 수 있었고 한두 명이 발언권을 독점하는 경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각 교회에서 파송된 목사와 장로는 둘씩 짝을 지어서 앉았다. 어떤 경우는 20대 목사(이들은 군대에 가지 않고 졸업과 동시에 청빙을 받으면 목사 안수를 받음)와 60대 장로가 함께 짝을 지어 앉은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목사와 장로가 서로 동역하여 교회를 섬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장로교회는 목사들이 주로 앞자리에 않고 장로들은 뒷자리에 앉는데 이것은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공동의회

 

     일 년에 한 번 개최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주일이 아니라 평일 저녁에 개최한다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공동의회에 남자들만 참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이라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남자들만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이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투표권은 그 본질상 다스림의 권리인데 성경에 따르면 여성에게 다스림의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역사적인 과정에서 볼 때 여성 투표권에 대한 허용이 여성 안수의 허용으로 이어지고, 여성안수에 대한 허용이 동성애에 대한 허용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었다.

 

     회의장에 참석했을 때 첫 눈에 들어 온 것은 의자의 배열이었다. 의자는 4개씩 2열로 배치가 되었는데 처음부터 빈자리 없이 회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 눈에 몇 명이 참석했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개혁교회에서 교회정치의 가장 기본은 “질서에 따라 하라”인데 이 기본적인 원칙이 회의장에서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공동회의 며칠 전 입교를 받은 고등학교 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개혁교회에서는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해서 부모가 책임을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영역이 교회정치에까지 적용되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 알게 되었다.

 

당회

 

     필자가 당회에도 직접 참석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당회를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 이유는 첫 아이의 유아세례 때문이었다. 주일날 담임 목사가 평일에 몇 시에 교회로 오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당회를 하고 있었다. 당회 역시 주일이 아니라 평일에 모이고 있었다.

 

     당회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당회원들이 앉은 탁자 앞에는 성경 뿐만 아니라 교회헌법과 기타 자료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성경에 따라 교회를 치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목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면접을 마쳤다.

 

     그들은 당회를 이미 하고 있었고 우리 부부가 도착하자 기존에 하고 있던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유아세례 면담을 한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열린 당회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당회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 관심있는 자들을 불러 공적인 회의에서 성도들의 의견을 듣는 전통을 세워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당회는 지나치게 폐쇄적인 모임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총회

 

     총회는 기독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의 총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교회는 개신개혁교회보다 규모가 월등히 크다. 가장 큰 인상은 노회별로 총대수가 모두 4명씩 동일하다는 사실이었다. 즉 노회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더 많은 총대 수를 가지지 않는다. 이것은 한 교회가 다른 교회를 지배하지 않는다는 개혁교회의 원리가 적용된 것이다. 한국 장로교회는 언젠가는 이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회가 크니까 총대 수도 많아야 한다는 생각은 아주 세속적인 생각이다.

 

     회의 장소는 칼빈대학 강당이었는데 연회장을 연상케 하였다. 큰 둥근 탁자들이 질서 있게 배열되었고 총대들은 8명씩 앉았는데 탁자 중앙에는 작은 모니터들이 있어서 투표와 회의 결과를 쉽게 알 수 있었다. 테이블 마다 마이크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고, 버튼을 누르는 선착순으로 마이크가 작동 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며, 3분이 넘으면 자동적으로 전원이 꺼지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었다. 소수가 발언권을 독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였다.

 

     컴퓨터 시스템의 도입으로 가장 편리한 것은 선거였다. 개혁교회는 선거운동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입후보도 추천도 없이 투표에 임한다. 총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미리 배포되어진 총대 명단을 보고 투표에 임한다. 투표는 컴퓨터로 실시하기 때문에 금방 총회 임원들이 선출된다. 총회에 참석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예전에 비해서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총회의 투표장은 무질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결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개혁교회에서 교회정치의 가장 기본 원리는 ‘질서’이다. 왜냐하면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이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요 화평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모든 것을 질서대로 하라(고전 14:40)”고 명령하였다. 이 원리는 무엇보다 교회 회의에서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무질서한 한국교회는 다른 나라 교회에서 많은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장로교회는 감독교회와 달리 회의를 통하여 교회가 운영된다. 장로교회를 잘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회의하는 법을 잘 가르쳐야 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회의하는 법을 모른다.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고 여기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목사들은 회의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목사들부터 회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직분자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일반 성도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한국교회에서 회의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평소에 목사들이 잘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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