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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목회계획입니다. 올 한 해를 정리하는 것도 버거운데 벌써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에 분주합니다. 주님의 교회는 인간적인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마다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하면서 목회계획을 지혜롭게 세우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교회도 하나의 조직이기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미조직교회는 담임목사 혼자 모든 계획을 다 세우겠기에 목사의 독단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조직교회에서는 당회가 이 일을 주도하기에 목사와 장로의 힘겨루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교인들과 새해 계획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개혁주의적 목회계획을 세우는 길을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편집장 주- 



새해 설교계획, 이렇게 세운다


안재경.jpg








   

안재경목사

(온생명교회)
 

   

       연말이 가까워오면 교역자들은 새해 설교계획을 세우느라고 바쁘다. 담임목사는 교회전반에 대한 목회계획을 세워야하다 보니 정작 설교계획은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당회에서 나눌 목회계획에는 설교계획은 빠져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설교계획을 세우지 않고 한 해가 마무리되면 그 다음 해는 매 주마다 설교주제와 성경본문을 정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고, 정작 설교준비는 부실해지기 쉽다. 주말이 되기까지 설교주제와 본문을 잡지 못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그러면 이런 자료, 저런 자료를 뒤적거리게 된다. 부실한 설교가 될 수밖에 없다. 주일은 금방 닥쳐오고, 설교 준비할 시간은 없고 낭패다. 연말에 다른 목회계획보다 설교계획에 더 신경을 써야 하겠다. 다른 계획들을 잔뜩 세워놓았다고 하더라고 한 해의 설교계획을 미리 세워놓지 않으면 교인들은 영적인 빈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이에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설교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1. 교회력을 이용한 설교계획

        한 해 설교를 계획할 때 큰 줄기를 잡을 수 있는 길은 교회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한 해 설교를 위해 교회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겠다. 우리 한국교회는 교회력이라고 하면 종려주일, 고난주간, 부활절, 성령강림절, 그리고 연말에 가서 성탄절을 지키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교회력이란 1년 내내 매 주일마다 의미있게 지킬 수 있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탄, 고난, 부활, 성령강림만을 지킨다. 이런 특정절기를 한 주일 기념으로 끝내지 말고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예전에 본 교회 어떤 젊은 신자가 부활주일 한번만 부활에 관해 설교하고 끝내버리니까 너무 아쉽다는 말을 했다. 이후로 성령강림주일까지 부활의 의의에 대해 계속해서 설교했더니 너무나 큰 유익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로는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구속사역을 1년에 겨우 몇 주일에만 묵상하던 것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성탄절의 경우를 보자. 준비절기인 네 주일동안 지키는 대강절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이 대강절동안 설교할 내용을 잘 구성하면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성탄이 참으로 풍성해질 수 있다. 부활절 앞에 오는 절기도 종려주일, 고난주일만이 아니다. 사순절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의 의미를 설교하고 묵상하는 시간들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사순절이 로마교회의 절기인데 우리가 굳이 지킬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고대교회로부터 내려오던 전통이다. 부활과 성령강림 사이의 50일간은 부활의 의의를 설교하는 시간들로 삼을 수 있다. 고린도전서 15장을 연속해서 설교하면 큰 유익이 있을 것이다. 승천일(부활후 40일째) 직후 주일에 승천의 의의를 설교하는 것이 좋겠고, 성령강림절 이후에는 성령강림의 의의를 신자들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설교를 하는 것이 좋겠다. 이 정도로 교회력을 지키면 최소한 4달 정도는 설교할 거리가 정해진다.

2. 성경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설교계획

        흔히들 주일오전예배 설교는 매 주일마다 설교한 본문을 바꾸어 가면서 설교하는 경우가 많다. 매주 주제를 정하고 그것에 맞는 성경구절을 찾고, 그것에 근거하여 설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소위 말하는 주제설교이다. 이런 방식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목사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주제를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이런 방식이어서는 성경본문을 제대로 다루기 힘들다. 이에 한 해의 상당한 주일을 성경책 한권을 정하여 연속해서 강해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 매 주마다 다음 주일의 설교본문을 정하느라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그런 일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목사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초가 시작될 때 성경책 한권의 시작부터 설교하기 시작하면 교인들도 그 성경책에 대해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설교의 흐름이 생기기에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 문제는 이사야서와 같이 분량이 상당한 성경책을 잡아서 처음부터 설교하기 시작하면 몇 년이 가도 그 성경책을 다 설교할 수 없다. 이에 소선지서와 같은 책을 정하든지, 신약의 서신서와 같은 책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분량이 작은 책들은 한 해 안에 설교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량이 상당히 긴 성경책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몇 부분으로 나누어서 한 해 걸러 설교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성경 66권을 하나씩 설교할 수도 있다. 각 권의 핵심구절을 하나씩 설교하면서 전체 성경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설교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성례를 활용한 설교계획

   

       세례는 설교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해마다 세례식이 있다면 교회가 얼마나 큰 복을 받은 것인가! 유아세례는 그것대로, 성인세례는 그것대로 교회에 얼마나 큰 복인가! 이 중요한 성례의 의미를 설교를 통해 풍성하게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례식이 있는 주일만이 아니라 그 전에도 후에도 세례의 의미를 풍성하게 전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입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입교교육을 잘 해야 하겠고(본 교회에서는 최소한 2년을 입교교육기간으로 삼는다), 입교의 중요성을 설교하면 교회는 큰 유익을 얻는다.
        성찬식의 경우는 어떠할까? 대부분의 장로교회들은 1년에 서 너 차례 성찬식을 가지기 때문에 성찬식을 활용한 설교계획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에도 1년에 서 너 차례 성찬식을 하지만 그 성찬식을 설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성찬식이 설교주제뿐만 아니라 예배에 놀라운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성찬식이 있기 직전의 주일과 성찬식이 있는 주일 오전과 오후에 성찬과 관련된 설교를 한다. 1년에 네 차례 성찬식을 한다면 성찬과 관련된 설교를 16번이나 하게 되는 셈이다. 성찬식이 있는 주일예배시의 설교는 조금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설교와 성찬식이 아무런 연관성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찬식이 예식문에 의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개혁교회의 예식문 자체는 설교가 필요없을 정도로 성찬의 의미가 가득 담겨져 있기에 그것을 읽기만 해도 좋지만 말이다.) 이에 성찬식이 있는 주일예배는 성찬과 관련된 성경구절을 선택하여 설교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성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인의 경험상 성경의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설교하든지 그 본문이 성찬식과 연결될 수 있다. 특정한 본문을 가지고 설교하지 않더라도 설교 마지막에는 그 성경본문이 성찬식을 어떻게 비춰주는지 적용할 수 있다. 처음에 이런 방식의 설교를 들은 성도들이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에 어떤 성경본문을 가지고 설교하든지 그것이 성찬과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성찬식을 자주 가지면 설교가 복음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덤으로 얻는 유익일 것이다.

4. 요리문답을 활용한 설교계획

        전통적으로 대륙의 개혁교회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설교하는 것을 목사의 중요한 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주일오후예배는 요리문답을 설교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이것을 위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경우에는 52주로 나누어져 있다. 개혁교회의 목사는 평생 요리문답 설교를 10번 이상 다르게 설교하곤 한다. 물론 오후예배에 다양한 행사와 계획들이 있어서 요리문답을 1년에 한번 다 설교하는 것이 어렵다. 그렇다면 2년에 한 번씩 설교할 구상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교회의 양육프로그램으로 요리문답반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모든 신자들이 다 같이 예배 안에서 요리문답설교를 듣고 배우는 방안을 강구해 보자.
        주일 오후예배 때 요리문답을 설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같은 경우에는 설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녀들과 성인들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설교하기에 어색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요리문답 전체를 한 질문씩 설교하는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다양한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 요리문답의 중요 주제 별로 구분하여 설교하는 방법이 있겠다. 예를 들면 사도신경, 말씀과 성례, 십계명, 주기도문 등의 주제로 나누어 그 하나의 주제를 열 번 전후로 나누어서 설교할 수 있겠다.

5. 현실상황에 근거한 설교계획

        1년 설교가 기계적으로 꽉 짜여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목사는 교회의 긴급한 필요에 대해 민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자의 죽음이나 큰 참사를 경험한 경우라든지(신자 가정의 애경사도 설교의 요소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교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주제 등을 정하여 설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 교회의 구체적인 필요를 위해 설교한다는 것이 목사의 주관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관련된 성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등을 삼가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필요를 가지고 설교하더라도 그것을 일반화시키는 것이 더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긴급한 필요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염두에 두고 설교할 수도 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존재하고, 신자도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그리고 국가적인 참사 등이 일어날 때에도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그 문제에 대한 신자의 태도를 상고하게 한다. 물론 본인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을 극도로 제한하기는 한다. 설교는 하나님 말씀의 선포이지 세상적인 사안에 대한 충고나 발언이 아니기 때문이다설교가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시시콜콜히 반응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일어난 큰 재난이나 참사, 최근의 예를 들면 세월호 참사라든가, 이슬람 국가의 만행 등을 주제로 하여 설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때도 조심해야 할 것은 그런 사안에 대한 언급이 철저하게 성경적인 원리에서 설교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설교가 복음선포가 아니라 세상적인 논평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될 것이다. 게다가 특정 사안에 대한 설교가 교회를 이념의 투쟁장으로 전락시키기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리해 보자. 본인의 경우에는 이렇게 대개 4개 정도의 트랙을 가지고 1년 설교를 계획한다. 첫째 트랙은 성경책 하나를 선정하여 그것을 순서대로 강해설교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연초에 시작하여 사순절이 시작될 때까지 계속된다. 여름과 가을에도 이 강해가 이어질 때가 많다. 둘째 트랙은 사순절로부터 시작하여 고난주간, 부활절, 승천절, 성령강림절과 성령강림 후 몇 주일, 그리고 연말에는 대강절부터 성탄절까지 교회력에 의한 설교를 한다. 이때도 무작위로 성경본문을 옮겨 다니기보다는 큰 덩어리의 성경본문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강해를 하곤 한다. 세 번째 트랙은 성례와 관련된 설교 및 교회/사회의 필요를 가지고 하는 설교이다. 세례식이 있다면 그 중요성을 설교하고 계속해서 우려(?) 먹는다. 성찬식이 있는 매달 첫째 주일에는 요리문답에 근거하여 사도신경이나 십계명을 순서대로 설교하면서 성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올해의 경우에는 십계명의 계명 하나씩 설교하여 그 계명으로 자신을 돌아보면서 성찬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는데 시편을 가지고 설교했다). 그리고 긴급하게 요청되는 주제의 경우도 놓치지 않고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추어서 성경본문을 정하여 설교한다. 마지막 트랙은 주일오후예배를 위한 트랙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요리문답이며 신앙고백서 등을 설교한다. 다른 설교도 마찬가지이지만 특정주제를 가지고 설교하는 것과 요리문답을 설교하는 것은 항상 도전이지만 교회에 큰 유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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