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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성령론입니다. 시대마다 신학주제에 대한 관심이 달라졌는데 현대는 성령론이 가장 핫한 이슈입니다. 오순절운동과 오순절파 교회의 거대한 성장이 성령론을 뜨거운 이슈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한편, 불건전한 성령운동과 은사운동이 교회를 망치거나 신앙생활을 왜곡시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바른 성령론 정립이 필수적입니다. 성령을 아는 지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보증해 주시고, 최종구원의 날까지 우리를 지키시기 위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 편집장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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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우 교수

(고신대학교 개혁주의학술원)

 

 

 

 

사도행전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소개함으로써 신약교회의 탄생과 더불어 성령시대를 알린다는 의미에서 ‘성령행전’이라고 불린다. 또한 누가가 기록했다고 ‘누가행전’으로도 불린다. 심지어 사도행전이 주로 바울의 전도여행을 중심으로 기술되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바울행전’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이런 정의들 모두 일가견이 있지만 사실상 사도행전은 ‘말씀행전’이고 ‘복음행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말씀과 복음이 전파되고 흥왕하는 것이 사도행전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도행전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직전까지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일’ 즉 복음으로부터 시작한다.

   하나님 나라의 중심은 당연히 생명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핵심 내용은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인데, 바로 이것이 복음이다. 사도행전의 의도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의 말씀과 부활에 목숨을 건 사도들, 즉 복음의 사도들로 재탄생하게 되었으며 그들이 목숨을 걸고 전파한 말씀과 복음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사도행전은 ‘말씀행전’이요, ‘복음행전’이다. 말씀과 복음이 살아 역사하는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 사도행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겁쟁이 제자들이 목숨을 건 사도들이 되었으며, 어떻게 그들이 전한 말씀과 복음이 죽은 자를 살리는 회심의 역사를 일으키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사도행전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성령 하나님은 오순절에 비로소 이 땅에 오셔서 역사하시기 시작한 것인가? 아니다! 성령 하나님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조 사건부터 단 한 순간도 우주만물의 생존에 관여하시지 않은 적이 없다. 또한 성령 하나님은 우리 주님이 잉태되시는 순간부터 역사하셔서 세례 받으시고 승천하실 때까지 하나님의 독생자의 인간적인 지상 사역에서 단 한 순간도 함께 하시지 않은 적이 없다.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을 이어받은 사도들이 그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영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가장 큰 기적은 어쩌면 사도들이 각 나라 방언을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도들이 담대하게, 즉 목숨 걸고 예수님에 관한 복음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히 그렇다. 그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배신자 베드로와 박해자 바울이다. 사도행전은 사도들을 대표하는 두 사도의 목숨 건 행적을 기록한 것이므로 가장 적절한 이름이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서 방언이란 사실상 말씀과 복음을 전함으로써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굳건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돕는 부수적인 은사일 뿐이다. 따라서 방언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방언 자체를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다. 하나님 나라의 교두보인 지상교회를 세우기 위해 말씀과 복음은 항상 선포되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방언은 단지 선택사항일 뿐이다. 기도는 보편교회를 위한 은혜의 필수 방편이지만 방언기도는 제한적인 목적을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다. 다른 모든 은사와 기적들도 이와 유사하다.

   그러므로 오순절 성령 사건처럼 성령 받음을 성령세례로 해석하여 방언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령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오순절주의자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만일 그들의 주장이 옳다면 이방인 고넬료 가정의 이방인들에게도 방언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넬료의 집에서 베드로가 “이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성령을 받았다”(행 10:47)고 말하는데, 이것은 이방인들에게도 오순절 성령강립 사건이 같은 것이 그곳에서도 벌어졌다는 의미다.

   고넬료 가정의 이방인들이 먼저 성령을 받고 그 다음에 물로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과 다른 점이다. 하지만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도 고넬료 가정의 사건도 모두 ‘성령으로 세례 받다’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는다. 베드로는 최초의 교회공회인 예루살렘 공회에서도 이 사건을 회상하면서 고백하기를,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와 같이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어”(행 15:9) “그들이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행 10:11)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흔히 지상교회의 탄생으로 정의한다. 물론 구약 이스라엘 백성도 일종의 교회, 즉 광야교회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지상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방인의 빛”으로 삼으신 구원 역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결정적으로 완성하셨다. 그리고 바로 그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삼으시고 지상에 교회를 세우시되,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의 영이신 성령으로 세우신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본 그대로 복음을 전하는 성령의 도구다.

   사도행전은 사도성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사도들은 그리스도로부터 배운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사도성은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사역을 듣고 보고 배운 그대로 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일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사도성은 오직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말씀 선포와 그분의 영이신 성령의 역사 이외의 다른 무엇이 아니다. 이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사도행전이다.

   결론적으로,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인 동시에 말씀행전이다. 그리스도의 말씀과 무관한 성령의 구원역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께서는 확실히 그리스도의 말씀에 묶이길 원하신다.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 없이는 말씀이 작동하지 않고 반대로 그리스도의 말씀 없이는 성령께서 역사하시지 않는다. 사도행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복음전파를 위해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시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승천하시기 전에 성령을 약속하심으로 그들을 사도로 파송하신다. 제자들은 이제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하나님의 구원계획과 그리스도의 부활 및 그분의 모든 약속을 굳게 믿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파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하지만 복음전파는 자신들의 결단이나 결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복음전파는 성령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다.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께서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이시다. 그분은 하나님의 나라, 그리스도의 나라, 교회를 이 땅에 건설하시기 위해 그리스도의 영으로 오셨다. 이 성령 없이는 복음전파도 교회건설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오순절에 오신 성령은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말씀에 자신을 묶으심으로 그리스도 밖에서, 말씀 밖에서 구원 사역을 행하시지 않는다. 이것은 교회 밖에서, 사도들과 같은 정당한 설교자 없이 구원 사역을 독자적으로 이루시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성령 하나님은 전능하심으로만 보면 결코 말씀에 갇히실 수 없다. 하지만 성자 하나님께서 인간으로 오셔서 인간이 되신 것처럼 성령 하나님께서 친히 그리스도의 말씀으로만 역사하길 원하신다. 이것이 루터가 가르친 이신칭의 교리이며 칼빈이 가르친 하나님의 주권 사상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가 전부다.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의 약속이 전부다. 그분의 구원 사역이 전부다. 그분의 영이신 성령이 전부다. 그런데 그분은 사람을 자신의 구원 사역의 동역자로 삼으신다. 바로 이것이 사도행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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