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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교회는 민주주의가 아닌 것 같아서 불편해요

 

양명지.jpg

 

 

 

 

 

 

 

 

 

 

 

양명지 목사

(두레교회)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교회도 민주주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교회가 사회의 일반적인 토대 위에 서 있어서 유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교회의 정치 제도는 교단과 교파마다 다릅니다. 특히 장로교회는 민주주의와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교회는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러면 어떤 면에서 그렇고 어떤 면에서는 그렇지 않은지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한 다수결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교회의 다스림(정치)와 결정은 교인들의 뜻을 총합하여 찾아 드러내고 실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속 정치에서는 유권자와 국민이 항상 옳다는 명제가 진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구약 이스라엘에서부터 교회는 하나님의 법에 따라 다스림을 받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래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존재하는 교회도 민주주의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보면 민주주의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권을 가지며 다수의 결정에 따르는 원리입니다. 교회도 그렇게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교인의 뜻을 구하지 않고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통치를 실현하는데 목적을 둡니다. 교회의 투표는 내주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뜻을 찾는 방편입니다. 사무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의 뜻은 왕을 세우는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결정을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교인 다수의 의사가 아니라 성경이 지시하시고 가르치시는 것을 찾는 것이 장로교회의 정치입니다.

 

 

개인에게 집중된 독재도 아닙니다

 

   민주주의 사회 이전에는 많은 지역과 문화에서 왕이 다스리는 왕정이 보편적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권위를 갖고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임금 한 사람의 뜻을 하늘의 뜻이라고 여길 정도로 그 권력이 막강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리스도가 머리가 되시는 공동체이기에 한 사람에 의해서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제일 신앙의 연수가 오래되고 뛰어난 식견과 인품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교회를 다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고 지도자가 폭군인지 성군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는 한 사람이 다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독제는 중앙집권적 구조로 감독이나 교황 등 명칭이 무엇이 되었든 권위의 계층을 통해서 교회를 다스리는 모양을 띠게 됩니다. 명확한 지도력과 결정력을 갖고, 일치된 모습을 보일 수 있겠지만 결국 개인에게 최종 권위를 부여하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경건한 왕 다윗이 선한 의도로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였으나 하나님은 이를 거절하셨습니다. 인간 왕들의 연약함과 죄악이 구약 이스라엘을 얼마나 어렵게 하였는가를 기억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장로교회는 한 개인에게 권위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성경을 기준으로 한 치리회의 합의제입니다

 

   교회는 구약에서부터 하나님의 법을 따라 다스림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왕들도 율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며 세워야 했습니다. 구약 이스라엘의 왕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며 신약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기에 교회는 언제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다만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직분자를 통하여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특히 성령 강림 이후 초대 교회는 직분자들을 택하여 교회를 세웠습니다.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택하여 금식 기도하며 그들이 믿는 주께 그들을 위탁하고”(행 14:23),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딤전 5:17). 1세기에도 복수의 장로들이 다스리는 일과 말씀을 가르치는 일로 교회를 다스리고 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15장에서는 신약 시대 교회의 문제를 두고 사도들과 장로들이 모여 토론하고 의논하고 결정하여 이를 공교회적으로 알려 지키게 한 내용도 나옵니다.

   그래서 장로교회는 직분자의 회인 치리회를 통해서 교회를 세우며 다스립니다. “치리회는 ... 도덕과 영적인 사건에 대하여 교인으로 교회의 법을 순종하게 한다. 치리회는 교회의 질서와 행정에 대하여 분별할 필요가 있을 때 성경의 교훈대로 교회의 성결과 화평을 도모한다.”(정치 제92조) 장로교회는 이 방식으로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되심을 드러냅니다.

   장로교회는 정치 형태로 보자면 치리회가 다스리므로 독재가 아닙니다. 직분자는 교회(회중)로부터 세워집니다. 그런 면에서 직분자는 대표성을 띱니다. 그래서 민주적인 요소가 있지만 단순 민주주의와도 구분됩니다. 직분자, 치리회는 교인들의 단순한 대변인이 아니라 성경의 원리를 따라 교회를 치리하는 청지기이기 때문입니다.

장로교회 정치는 민주주의와 다릅니다. 단순히 다수결로 움직이는 정치가 아니라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말씀과 성령의 인도 안에서 공동으로 분별하는 정치입니다. 그래서 독재도 아닙니다. 회중이 선출한 직분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대표로 교회를 다스리기에 민주적 요소와 함께 신정적 요소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그리스도가 머리이심을 드러내기에 신정적이고, 교회가 선택한 직분자들이 다스리기 때문에 대의적이고, 지역 교회 하나가 아니라 당회-노회-총회를 통해 서로를 교제하고 살피기에 연결적입니다.

 

 

마음을 써야 할 일

 

   하지만 원리가 이렇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들리는 교회의 형편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장로교 정치도 결국은 독재와 다름 없고, 치리회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고립되어 있다는 비판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장로교회 정치를 잘 이루기 위해 치리회의 위치와 의미를 잘 알아야 합니다. 치리회의 권위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며 교회의 존경을 얻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치리회에서도 직분자들 사이에서도 회중도 직분의 위계가 없이 직무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직분이 평등하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가 가진 민주주의적인 요소는 법치를 따른다는 점입니다. 사회에서 법은 시민 일반의 합의이지만 교회의 법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기초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치리회의 결정과 정치라도 성경에 어긋난다면 얼마든지 항고할 수 있습니다. 종교개혁의 중요한 한 축이 바로 항거(protestant)였고, 이를 개신교라고도 번역합니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과 법이 훌륭하다고 현실이 늘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과 신앙고백, 교회헌법이 가르치는 것을 우리의 연약함을 늘 기억하고 기도하며 붙들고 씨름할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로 계속 개혁되며 바르게 세워져 갈 수 있습니다. 교회 정치의 원리가 바르게 서며 그 유익을 누리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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