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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청빙, 위임. 뭐 어떻게 한다는 뜻인가요?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김 집사: 목사님. 우리교회가 위임목사 청빙을 위해 힘써 기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위임은 무엇이고, 청빙은 무엇인가요? 물론 제가 전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여쭙습니다.

손 목사: 어느 분야든 고유하게 사용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야에 있는 사람들만이 알고 통용하는 용어가 있지요. 청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외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우리가 불교 용어를 잘 모르듯, 청빙도 모르는 분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김 집사: 그러게 말입니다. 위임이라는 말이야 어디서든 사용하지만, 그렇다고 ‘위임목사’라는 표현처럼 ‘위임교사, 위임부장, 위임이사’처럼 사용하는 경우는 없고, 장로나 집사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않는데 목사에 대해서만 사용하고요. 특히 청빙이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못 들어 본 것 같습니다.

 

손 목사: 청빙(請聘)은 ‘청할 청(請) + 부를 빙(聘)’으로, ‘부탁하여 부르다’라는 뜻입니다. 1910년대는 고빙(雇聘)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예의를 갖추어 모셔 오다’라는 뜻으로요. 영어로는 콜링(calling)입니다.

김 집사: 왜 그런 독특한 표현을 사용하나요?

손 목사: 교회에서의 직분 개념이 일반사회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직분이 가진 독특성에 맞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죠.

손 목사: 직분은 하나님과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나옵니다. 목사를 비롯해 모든 직분자는 하나님의 부르심(召命)에 기초하여 직분을 맡습니다(렘 14:14; 요 3:27; 롬 10:15; 히 5:4;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제158문).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불러 세우시는 직분자를 청합니다. 이 개념으로 인해 청빙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르심(召命, calling)을 교회가 확인하는 것이죠. 그래서 기본 원리는 ‘하나님의 부르심’, 즉 소명(召命)에 있습니다.

김 집사: 부르심은 오직 복음 안에서만 의미 있으니, 청빙이라는 독특한 용어를 만들 수 밖에 없겠군요.

손 목사: 네. 교회와 직분자는 철저히 하나님이 불러 사역을 맡기시는 일에 대해 응답할 뿐입니다. 그 누구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벗어나서 직분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목사가 공석일 때 교회는 말 그대로 모셔오는 방식인 청빙을 통해 말씀 사역이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김 집사: 소위 모집 광고를 내고 목사가 지원하면 그중에서 골라 뽑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말씀이시죠?

손 목사: 예리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청빙이 아니라 채용(採用)입니다. 채용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을 골라서 씀’이라는 뜻으로, 직분자를 부르는 일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채용은 세상의 방식으로써 하나님의 부르심을 고려하지 않고, 목사직을 세속화하며, 목자장과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의도에 반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채용이라는 방식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김 집사: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방식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왜 잘못인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방식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구요.

손 목사: 교회 직분은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출발한다는 원리(히 5:4; 고전 12:28)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이는 교회나 목사나 마찬가지지요. 채용의 방식에는 하나님께서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교회는 채용의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되며, 목사 역시 채용에 응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목사 청빙의 귀한 권리가 있음을 기억하고, 목사는 고요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려야 합니다. 청빙이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이 나타나야 교회가 바로 섭니다. 과정 하나하나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빙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청빙 매뉴얼』(교회건설연구소, 2024)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김 집사: 위임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손 목사: 청빙하면 위임합니다. 교회의 청빙을 통해 어느 목사에 대한 특정 지역교회로의 부르심이 확인됩니다. 이에 따라 노회는 지역교회의 청빙을 허락하면서 청빙을 받은 목사에게 그 교회를 목양하도록 위임합니다. 위임이라는 말은 아시죠?

김 집사: 위임(委任)은 맡긴다는 뜻 아닙니까?

손 목사: 맞습니다. 교회를 맡기는 것입니다. 청빙을 받은 목사는 그리스도와 노회로부터 한 지역교회를 맡습니다.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요 21:16-17)는 목자장 예수님(벧전 5:4; 히 13:20)의 위임을 받아 개체교회를 맡아 목양(牧羊)합니다. 그리하여 목사와 한 지역교회의 회중이 ‘목양 관계’(pastoral relation)에 들어갑니다. 교회, 노회, 목사의 관계를 통해 주님의 부르심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김 집사: 청빙과 위임은 궁극적으로 예수님께서 직분자를 교회에 선물로 주심과(엡 4:7-12) 주님이 친히 교회를 다스리시며(엡 1:22), 우리를 목양하심을 드러내는 것이군요.

손 목사: 정확합니다. 청빙과 위임 제도는 하나님의 부르심, 목사의 내적 소명, 교회의 외적 소명, 예수님의 교회의 머리 되심을 잘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제도’가 아니라 복음을 드러내는 본질적인 방식입니다. 장로교회가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오랫동안 준수한 것은 괜한 일이 아니지요.

김 집사: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이런 제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고 하니 뭔가 뭉클한 마음이 듭니다.

손 목사: 맞습니다. 그냥 제도를 겉으로만 따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교회와 직분의 관계, 교회와 목사의 관계, 목사와 회중의 관계가 잘 드러나야 합니다. 그럴 때에 비로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엡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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