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교회에서 선거를 할 때마다 교인이 상처를 받아요

박창원 목사
(포항장로교회)
김 집사: 목사님~ 교회에서 직분자 선거를 하고 나면 상처받는 분들이 자꾸 생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목사: 안타깝게도 직분자 선거 후에 상처를 받거나 시험에 드는 성도들이 생기는데, 이러한 현상은 직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의 직분은 사람이 원한다고 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을 세우는 것입니다. 즉 직분은 사람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말미암습니다. “이 존귀는 아무도 스스로 취하지 못하고 오직 아론과 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라야 할 것이니라”(히 5:4)
하나님은 자신이 친히 택한 사람을 교회의 직분자로 세우십니다. 이는 구약시대와 신약시대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의 방식은 달라집니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이 직접 자신의 뜻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계시의 말씀을 통해 직분자를 직접 부르시거나 제비뽑기를 통해 자신의 선택을 보여주십니다. 그런데 신약시대에는 이러한 방식이 아니라 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뜻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곧 투표가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방편이 됩니다. 그래서 신약 교회는 첫 번째 직분자를 뽑을 때부터, 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확인했습니다.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행 6:3) 여기서 ‘택하라’는 말은 ‘손을 들어 선출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교회는 투표를 통해 누가 하나님의 택한 직분자인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구약시대처럼 직접 자신의 뜻을 보여주시지 않고 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보여주실까요?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구속사의 진전이 있습니다. 행 2장에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 일어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단순히 성령이 이 땅에 오신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마음속에 자신의 영을 보내어 주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행 2:17)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각 사람의 마음속에 부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는 구약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보여줍니다. 구약시대에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주시지 않고 특별한 사람(직분자)들에게만 부어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자신의 뜻을 직접 나타내십니다. 하지만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선물로 주셨고, 이제 각 사람은 말씀과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령강림 사건 이후에는 제비뽑기의 방식이 아니라 투표의 방식을 통해 직분자를 세우게 됩니다. 행 1장에서 유다의 직분을 대신할 사도를 세울 때는 제비를 뽑았는데, 행 6장에서 교회의 직분자를 세울 때는 투표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성령을 각 사람에게 부어주시고, 그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투표하게 함으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시는 겁니다.
이렇게 교회의 투표는 세상의 공직자를 뽑는 투표와 형식은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세상의 투표는 사람의 뜻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며, 교회의 투표는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각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따라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를 따라 투표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는 말씀과 기도라는 방식을 통해 진행됩니다. 곧 신자는 말씀이 규정한 원리에 따라 누가 직분자의 자격이 있는지 살펴야 하며,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식을 통해 선출된 직분자는 사람이 뽑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직분자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투표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며, 이러한 내용을 알고 나면 선거에 대한 실망과 상처를 많이 덜어낼 수 있습니다. 곧 사람들이 뽑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뽑았기에 선거에 떨어졌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보다 겸허히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회는 선거가 올바르게 시행될 수 있도록 성도들을 지도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방식을 따라 선거 운동을 하거나 특정 사람을 지지해서도 안 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성령의 사역을 훼방하는 것이며, 주님의 교회를 사적인 정치집단으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치리회는 이러한 행위가 있을 시에 적절하게 시벌해야 합니다(제35조 1항).
그리고 동일한 이유로 집사와 권사의 선택과 임직은 당회가 세워진 조직교회만이 할 수 있습니다(36조 1항). 미조직 교회가 집사와 권사를 선택하려면 노회에 협조 당회를 요청해야 하는데, 이는 직분자 투표가 교회의 정당한 치리 가운데 시행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우리 헌법은 집사와 권사에 대한 명예직을 세울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교회의 특별한 사정상 사역을 위해 만 65세 이상 된 자를 당회의 3/2 이상의 결의로 추대할 수 있습니다(36조 2항). 이러한 규정은 직분이 명예가 아니라 사역을 위해 있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곧 직분이 사람의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를 봉사하기 위해 있는 것이며, 직분이 그러한 용도로 사용될 때만 그 직분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보여줍니다.
따라서 직분자 투표 역시 사람의 명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과정이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누가(혹은 내가) 직분자로 선출되느냐? 안 되느냐? 보다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명예가 바로 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할 때, 그 사람은 설령 선거에 떨어지더라도 이를 통해 더욱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