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가난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9월 30일(화) 서울영동교회에서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이와 같은 주제의 월례포럼이 있었다. 기윤실에서는 이 주제를 가지고 이미 5월과 6월에 ‘정치’와 ‘법과 제도’를 다루었고 이번에는 ‘사회복지’를 다루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가 “사회 양극화와 복지 대책”, 사랑실천공동체 대표 두재영 목사가 “사회복지위원의 역할과 교회의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하였다.
양극화 심화, 사람 중심의 복지정책 추구 필요해
조흥식 교수는 “옛날에는 빈부의 차이가 심해진다는 말을 썼다면 이제는 그 현상이 심화되어 ‘양극화’라는 말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사회 양극화가 산업, 노동시장, 소득과 자산 영역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산업 분야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 서비스업과 제조업 사이의 격차가 심화되고 노동시장 분야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가 고용불안과 임금 격차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소득과 자산 양극화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 양극화가 있고 금융 및 토지 자산에 대한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곤층이 확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실질적인 불평등 상황에 대해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을 가지고 설명하였다(지니계수는 소득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수로 0과 1 사이의 수를 가지고 불평등 정도를 나타낸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전체 가구 소득 중위값의 50% 미만인 인구 비율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 기준 한국의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은 상승과 하락이 있기는 하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아울러 2012년도 한국의 지니계수는 0.31 정도로 OECD 평균 수준이다. 하지만 상대적빈곤율은 15% 정도로 OECD 국가 평균(약 11%)보다 높다. 아울러 조 교수가 제시한 저임금근로자 비중 역시 한국은 25%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OECD 평균은 약 14% 정도였다(저임금근로자 비율은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임금 중위값의 2/3 미만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비율을 말한다). 조 교수는 “우리 나라는 평균 임금으로 보면 임금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정규직 임금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비정규직 임금은 낮다.” 하고 지적했다.
이어서 조 교수는 구사회위험(old social risks)과 신사회위험(new social risks)을 언급했다. 구사회위험은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가 적시한 9가지 사회위험, 즉 은퇴, 실업, 질병, 산재, 입원, 장애, 출산, 아동양육, 부양자 사망을 말한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이전 시대의 사회위험으로 지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성장시대에 돌입하여 지식기반 사회로 이행하고 노동시장이 양극화되는 상황 속에서는 이와 더불어 새로운 사회 문제가 등장한다. 노령화, 저출산, 가족해체,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의 등장과 빈곤의 대물림, 여성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일․가정 양립 불능, 복지공급 민영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복지 대책의 목표와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 교수가 제시한 목표는 “사람 중심의 경제, 일상적인 삶(생활) 중심을 복지정책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 지식기반 경제에 맞는 사회 구성원의 능력을 키워 일을 통한 복지 ▲ 경제민주화 시행이었다. 아울러 이러한 목표를 위한 전략으로 ▲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해소 ▲ 사회보험제도 사각지대 해소 ▲ 양성평등적 가족친화 서비스의 활성화 ▲ 복지 동양주의(Welfare Orientalism)의 장점 부활(마을공동체, 종교의 긍정적 역할 등) ▲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혁 ▲ 적정 재원 확보 등을 제시하였다. 특별히 조 교수는 재원 확보에 대하여 “우리 나라는 부동산, 금융 자산에 대한 세율이 낮다”는 것을 지적하며 “복지 세금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 분석, 비판, 대안 제시 발전시킬 필요 있어
두재영 목사는 “사회복지위원의 역할과 교회의 협력방안”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하였다. 사회복지위원은 기윤실 내 사회복지위원회를 말하는 것이다. 현재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에서는 사회복지 이슈에 대한 분석과 비판, 활동방향 제시, 정책 제시, 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목사는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의 분석, 비판, 대안 제시 부분은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면서도 “‘지역교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이 ‘좋은교회상’으로 발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였다.
두 목사는 현재 노숙인 선교사역을 하고 있고 사역을 바탕으로 2012년에 「노숙인선교를 위한 자활프로그램 개발: 서울역노숙인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두 목사는 본인의 사역과 학업을 바탕으로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와 교회와의 협력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신학적인 토대 위에 교회가 연합하도록 ▲ 성경적인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도록 ▲ 복지정책의 지속적인 재정이 확보되도록 ▲ 기독교사회복지 전문상담사를 양성하도록 ▲ 기독교적 사회복지 정책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 통합적인 기독사회 복지조직이 구성되도록 ▲ 일반 사회복지 단체와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도록.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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