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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7월 21일(월) 서울시 중구 남산동 열매나눔재단에서 희년함께, 희망살림, 한국복음주의연합이 주최한 “성경의 부채탕감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부채탕감 토론회가 있었다. 사단법인 희망살림(제윤경 대표)에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실채권 문제를 두고 이미 지난 4월에 장기부실채권 일부를 매입하여 소각한 빚탕감프로젝트를 시행하였는데 이번에 2차 빚탕감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토론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희년함께와 한국복음주의연합이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종성 교수(백석대학교)의 “부채탕감의 성서적 근거와 교회의 역할”, 제윤경 대표의 “부채 오늘의 현실”이라는 발제, 장기채무를 경험했던 한 채무자의 증언,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 남기업 소장(토지+자유 연구소)의 토론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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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 참석자들이 부실채권 분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설요한

1차에선 117명의 부실채권 소각, 이번 2차에선 99명의 채권을 분쇄

본격적인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참석자들은 부실채권을 분쇄기에 넣거나 직접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주최측은 “언론에 이러한 퍼포먼스를 하는 이유는, 이러한 행사를 하는 것을 알리고 채무로 인해 고생받는 사람들이 자신이 해결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장기채무로 인해 사회적으로 단절된 사람들은 자신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 때 117명의 부실채권을 소각하고 대상자의 주소로 “청구권 포기 및 탕감 운동 취지 안내문”을 발송했을 때 회신율은 5% 미만이었다.

강경민, 민병두.jpg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인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 사진 왼쪽)는 인사말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시는 방식은 첫째, 자발성에 근거한 헌신과 나눔, 둘째, 희년과 안식년 제도이다. 자발성에 의한 헌신이 교회가 감당할 몫이라면 희년 제도가 말하는 것을 오늘날 사회 속에서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학자의 몫이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사진 오른쪽)은 인사말을 통해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는 말씀은 재물을 가시적 구조에 쌓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구조에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본다”며 “사람들의 선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복음서에 나타난 빚탕감

정종성 1.jpg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종성 교수(백석대학교, 사진)는 누가복음 16장의 청지기 비유와 마태복음의 주기도문(마 6:9-12)과 왕의 비유(마 18:23-35)를 설명하며 “빚탕감과 관련된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의 텍스트의 지향점은 인간에 대한 도리, 형제애, 가족적인 나눔의 실행을 통해 공동체의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각성”이라고 주장하였다. 정 교수는 복음과 희년을 연결하며 “안식일 혹은 희년제도의 선포는 사회의 최하위계층으로 떨어져 있거나 고리대금의 수탈적 압박에 짓눌려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종교적 안전장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별히 정 교수는 부채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없음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4월에 출범시킨 국민행복기금은 사실상 국민행복과는 거리가 먼 제도로서 오히려 극빈층에게 10년간 채권추심을 대행하는 제도로 전락할 것”, “다양한 빚탕감 프로젝트를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몇 가지 통계숫자의 놀음을 마친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회성 조치일 뿐이며, 경제적 악순환에 걸려 넘어져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러한 조치들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수탈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을 뿐” 등의 비판이었다.

아울러 정 교수는 “빚 탕감이 일시적 처방전이 아니라 근본적인 공동체 회복의 수단이 되기 위해 기본소득 보장, 각종 신용회복 프로그램 시행, 노동시간 단축, 노동력 탈상품화, 금융 공공화, 토지 공공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앙공동체는 지구적 재분배의 보편적 실행을 복음전파의 중요한 임무로 내면화하는 청지기 사건(눅 16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호받지 못하는 채무자, 반(反)공동체적인 오늘날의 부채 현실

제윤경 1.jpg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사단법인 희망살림의 제윤경 대표(사진)는 현재 한국 사회의 부채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현장에서 발표한 제 대표의 논의와 발제문의 주요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올 1분기 가계빚은 지난 해 말보다 3조 4000억 원 늘어난 1024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양적 증가도 문제지만 질적 악화와 빚의 심각성이 중산층에게까지 옮겨 붙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회 예산 정책처가 발표한 ‘소득계층별 가계부채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부채의 취약성이 저소득층인 소득 분위 1, 2분위에서 점차 4분위 등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이 증가하기보다 주로 (금리가) 20% 전후의 고금리 제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었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를 지속하는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손실 처리해 버린다. 즉 채권 회수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한다. 매각 대금은 원래 가격의 10%가 안 된다. 하지만 헐값에 사들인 부실채권에 대해 대부업체는 채권 원금과 연체이자 및 법정비용까지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이렇게 채권이 본래의 채권자의 손을 떠났지만 여러 대부업체를 떠돌며 연체이자가 따라붙어 몸집이 계속 커진다. 원금의 1%에 사들인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100%와 그동안의 이자까지 다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가 보장된다.”

“금융채권은 5년이면 소멸되어야 한다. 이 소멸시효를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쉽게 살릴 수 있다. 소멸시효 중단이라는 수단을 쓸 수 있다. 전자소송만 걸어도 채권이 살아서 연장된다. 채무자가 만 원만 입금해도 상환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간주하여 채무가 살아나기 때문에 채권자는 부채를 줄여 준다고 하면서 소액을 갚을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매각과정 동안 소멸시효가 계속 갱신되면서 사실상 반영구적인 빚독촉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채무자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기도 한다. 금융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공적 AMC(한마음, 희망모아, 신용회복기금)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사망으로 추정된 채무자의 채권이 5만 8천 명 포함되어 있다. 채무독촉의 방식도 우리 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인권 보호가 취약하다.”

“사회에서는 부실채권을 싸게 사서 추심으로 돈 버는 것이 떠오르는 재테크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서로가 사로를 약탈하는 구조, 반공동체적 질서가 금융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빚이 아무리 심각해도 채무 조정을 해 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도그마 앞에서 좌절되고 만다. 빚의 심각성이 중산층으로 옮겨가는 이유도 ‘빚은 갚아야 한다’는 도그마 때문이다. 채무자의 고통이 아무리 극단적이어도 사회적 인식은 빚을 갚아야 한다는 명령에 갇혀 있다.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할 말이 있다. 도덕은 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것에 관한 것이다. 이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할 수는 없다. 이렇게(지금처럼)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약속을 지키라고 할 수는 없다. 금융사들이 책임 있는 사업을 할 때 도덕적 해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를 개인에게 적용하지 않고 기관에게 썼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계속해서 지적하면 금융권에서는 계속해서 채무자를 괴롭게 할 것이다.”

채무자의 현실

제 대표의 발제 이후에는 실제 장기채무를 경험한 이경식 씨(가명)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다. 이 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카드산업 활성화 및 2003년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급격히 심각해진 부채 문제 때문에 나타난 고통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주요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장기부채를 가지고 채무자를 괴롭히는) 채권자는 범죄자다.”

“1997년 외환 위기는 천재지변보다 더한 재앙이었다. 400만 명이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것은 국가의 구제 문제였다.”

“채무가 10년이 되면 할 만큼 한 것이다. 상환할 수가 없다. 갚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하는가. 여기에 대고 권리를 제시하는 것은 범죄다. 이것을 치유해 주어야 한다.”

“원래 자산을 가지고 건실하게 가정을 꾸리고 있었는데... 채무자가 10년 간 통지서를 받은 것을 모으면 세 박스가 나온다.”

“사회 안전망 하나 없어 채무자들은 고통 받고 있다.”

“본인도 이 일을 겪기 전에는 남의 돈을 빌려서 갚지 않는 것은 공명정대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강한 사람일수록 카드 돌려막기를 한다.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각한 부채 문제 발생시키는 경제체제 개혁 필요해

박득훈 1.jpg 토론을 맡은 박득훈 목사(사진)는 “정의가 무너져 사회적 약자가 억압당하고 짓밟히고 있으면 아무리 경제가 성장했다 하더라도 그런 사회는 심판과 멸망의 대상일 뿐”이라고 지적하였다. 특별히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해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분석함으로써 기득권층의 분석이 감추거나 왜곡하고 있는 점을 찾아내야 한다”며 합리적 비판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현재 발생하는 부채문제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체제의 역동성은 이자 상환을 전제로 한 통화량의 증가에 의존한다... 현실적인 시장경쟁은 주류경제학 교과서가 가정하는 것처럼 공정하지 않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발생한) 사회적 약자에게 빚 상환을 강요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다. 오히려 시장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빚을 권유한 책임을 져야 한다.” 라고 지적하였다.

박 목사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예수님은 빚을 지고 억압받는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시기 위해 그들을 억누르는 질서와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예수님은 종교행위를 빙자해 사회적 약자들을 억압하고 갈취하는 강도들의 소굴로 전락한 성전 체제에 대해 강력히 도전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제윤경 대표에게 1)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합리적 근거 2) 부실채권 매입 후 폐기 운동보다 더 급진적인 부채탕감운동의 사례 3) 부실채권 거래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방안 등을 질문하였다. 제 대표는 이에 대해 “1) 초등학생들이 하루 평균 2회 이상 대부업 광고를 본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만연하다. 현실을 바로잡으려면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과도하게 하는 금융법을 막아야 한다. 2) 외국은 이와 같은 운동의 사례가 많지 않다. 파산면책이 쉬울뿐더러 과잉대출이 없다. 책임 있게 빌려 주는 것이다. 3) 파산면책이 쉬워져야 한다. 작년에 중앙대 로스쿨에서 채권추심 제도개선 연구에 참여하여 외국 사례를 본 적이 있었다. 영국과 일본은 채무자에게 전화도, 찾아가는 것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재산권 행사를 어떻게 하는가? 애초에 빌려줄 때 잘 빌려 주어야 한다.” 라고 답변하였다.

박 목사는 정종성 교수에게는 1) 신 15:2-3의 탕감의 성경적 근거, 2) 누가복음 16장의 청지기 비유 해석, 3) 빚 탕감의 성육신 모델, 4) 복음서의 빚 탕감과 사회개혁 실천 등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정 교수는 “지금의 상황은 경제도, 정치도, 종교도 약탈적이다. 복음서뿐 아니라 바울서신에서도 그 기저에는 반로마주의, 반제국주의가 흐르고 있다. 힘을 가지고 약탈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가 신약성경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각 복음서에는 공동체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고 체제를 인정하면서 설득을 요구하는 부분도 있다. 성육신 모델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빚을 모두 탕감해 주셨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라고 대답하였다.

종말론적 대안 공동체로서의 교회

이문식 1.jpg 이문식 목사(사진)는 “교회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드러내는 공동체인데, 이 공동체는 예수님의 초림과 재림 사이에서는 대안 공동체로 작동한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하였다. 아울러 강경민 목사가 인사말을 통해 전한 내용을 반복하며 “교회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자발성을 고취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개인, 사회, 제도, 체제 차원에서 어떻게 대안을 모색할 것인가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목사는 그동안의 기독교 단체 활동 경험을 반추하며 운동의 총체적 사고과 역사적 단계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교회가 총체적인 단계의 부분을 설정하고 부분적으로 부르심 받은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집중하여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 “절차를 밟아서 운동해 보면 복잡한 과정이 있다. 주님이 오실 때까지 전방위적으로 한다는 총체적 사고를 가지면서 전략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역사 속에서 하는 것이다.” “교회는 어느 쪽 일변도의 대안을 설정해 놓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열어 놓고 상황에 따라서 맞춰 나가야 한다.” 등의 주장에는 기독교 사회운동에 대한 이 목사의 고민이 담겨 있었다.

이 목사는 계몽과 사회운동에 대하여 “기독교인도 계몽이 필요하다. (우선은) 우리의 작은 돈으로 몇십 배 크기의 채권을 사서 사람을 해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정도만 가지고도 행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단 이것부터라도 실천하는 것으로 하나씩 실현해 나가자”는 주장을 통해 부채탕감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희년의 상상력 회복이 필요한 교회

남기업 1.jpg 토지+자유 연구소 남기업 소장(사진)은 토론을 시작하며 어떻게 해서 희망살림의 부채탕감운동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밝혔다. 남 소장이 토지정의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운동하면서 느꼈던 한계 중 하나가 “토지에 대한 성경적 원리가 정책 및 제도 운동밖에 되지 못하고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희망살림의 부채탕감운동을 알게 되고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 소장은 “부채 문제를 보면 자본주의의 특징과 아울러 한국사회의 특징이 보인다. 그래서 이 약탈적 체제에서 고통받는 사람을 해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또한) 잘못된 토지, 노동 제도의 피해자들이 결국 채무불이행자가 된다.” 라며 참가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남 소장은 “시민의 참여로 장기채무자들을 구제하는 차원으로 시작해야 하지만 모든 사람의 부채를 탕감할 수는 없기에 결국은 제도 개혁을 통해 채무불이행자를 양산하는 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러한 운동이 제도 개혁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남 소장은 사회적 실천을 위한 교회의 인식에 대해서 “교회가 희년실천을 고민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사실은 고통 받는 사람들 거의 대다수가 반(反)희년적 제도의 희생자들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교회의 실천에 있어서 “각 교회는 교회에 맞는 희년실천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 교회가 희년에 관한 상상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나온 발언은 아니었지만 남 소장의 토론문에는 교회의 실천에 관한 두 가지 내용이 더 있다. 하나는 “교회가 지역사회의 반희년적 제도의 피해자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각 교회가 성경으로 돌아가자, 하나님 나라로 돌아가자고 하는 말을 제각기 다르게 이해하고 모호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대안을 선명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희년이 갖는 공평, 정의, 수평, 생태, 대속의 모형, 하나님 나라의 실체를 넓고 깊게 해석해야 한다.” 라는 것이다.

교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희년함께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모든 패널에게 “어떻게 하면 사회 체제를 조금이라도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교회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라는 마무리 질문을 던졌다. 각 패널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남기업 소장
-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바꿀 수 있는 희망은 희년에 있다. 희년을 실천하는지 안 하는지는 확인 가능한 회개를 통해 알 수 있다. 희년은 결국 제도의 문제까지 나아간다.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문제를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의 보고가 희년에 있다.
-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소속 교회에서 이 운동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동참했으면 좋겠다. 희년운동이 중요한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이문식 목사
- 부채탕감운동은 급박한 심폐소생술이다. 그러니 일단 급박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 그리고 앞으로는 제도적 개정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국민적 운동이 필요하다.

정종성 교수
- 예수님 당시 유대 랍비들의 희년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게 함으로써 채무가 악성화된 결과가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원래의 정신으로 돌아가자, 희년의 완성이 복음’이라고 하신 것이다. 교회는 이 부분에 힘 써야 한다.
- 외환위기 때 공적 자금이 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이런 류의 자금이 개인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운동이 있어야 한다.

제윤경 대표
- (‘7-10년 되는 장기부채는 갚지 않아도 되는가’ 라는 방인성 대표의 질문에 대하여) 갚지 않아도 되는 정도가 아니라 갚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 대부업 광고 반대 운동을 작년에 전개했고 대부업과 제2금융권 광고 규제에 대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 움직임에 교회가 힘을 실어 달라.
- 채무자 운동을 3년 동안 했는데 성과가 많다. 서울시에 금융복지상담센터를 만들었다. 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으면 법원에 패스트 트랙으로 파산면직이 서울시비로 지원된다. 이런 상담센터를 전국 지자체에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 그리고 희년함께와 함께 교회에서 채무자에게 금융복지 상담을 제공한다. 채무 문제를 해결하고 재무관리를 해서 저축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회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박득훈 목사
- 부채탕감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 부채를 탕감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도덕적 기준이다. 가난한 사람을 살게 해 주는 것이 모든 도덕의 상위다.
- 교회 밖에서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교회 안에서는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교회의 사고가 바뀌어야 이런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겠나 싶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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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요한 기자 “가난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9월 30일(화) 서울영동교회에서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이와 같은 주제의 월례포럼이 있었다. 기윤실에서는 이 주제를 가지고 이미 5월과 6월에 ‘정치’와 ‘법과 제도’를 다루었고 이번에는 ‘사...
    Date2014.10.11 By개혁정론 Views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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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신학은 오늘날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설요한 기자 올해 『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온 영국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E. McGrath)의 『Christian Theology: An Introduction』은 교부시기부터 오늘날까지의 신학의 역사, 신학의 방법론, 신학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
    Date2014.10.01 By개혁정론 Views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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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청교도와 조나단 에드워즈를 통해 한국 교회를 바라본다

    설요한 기자 9월 22일(월) 서울 서초구 소재 신반포중앙교회에서 “퓨리턴 신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2014 서울 퓨리턴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큐리오스인터내셔널,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이 공동 주최하였다. 컨퍼런스에서...
    Date2014.09.29 By개혁정론 Views3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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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교회개혁실천연대, 각 교단 총회 참관단 출범

    설요한 기자 “교회의 개혁은 교단총회로부터” 매년 9월에는 대개 한국 개신교 각 교단마다 총회가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에서는 매년 교단 총회에 참관단을 보내 왔다. 이러한 참관활동은 올해에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예장(대한예수교 ...
    Date2014.09.15 By개혁정론 Views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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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성경 읽기

    설요한 기자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성경을 읽자.” 8월 28일(목) 서울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는 『Simply Bible』(심플리 바이블)이라는 책에 대한 활용방법 세미나가 있었다. 강사는 책의 저자인 신성관 목사. 신 목사는 성결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
    Date2014.09.03 By개혁정론 Views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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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기독교는 과연 세계를 변화시키는가

    설요한 기자 기독교가 신문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일이 많아졌다. 기독교의 이름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일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근래에는 그 양상이 다양해지고 사회 속에서의 노출 빈도도 증가하였다. 교회 내에서의 활동이나 담론이 교회 밖으로 노출되는 것을...
    Date2014.08.23 By개혁정론 Views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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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성경 프로그램 바이블웍스, 한글 매뉴얼 출간돼

    설요한 기자 “어떻게 하면 성경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성경을 신앙과 삶의 규범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하게 되는 고민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수많은 책과 사전을 찾아야 했다. 물론 이것은 근래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지만 ...
    Date2014.08.22 By개혁정론 Views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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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한국성경신학회, “로마서 주해와 설교” 주제로 논문 발표회 개최

    설요한 기자 8월 11일(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중앙교회에서 한국성경신학회 제34차 논문 발표회가 열렸다. 이 날 주제는 “로마서 주해와 설교”였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의 스캇 해프먼(Scott Hafemann) 박사(신약신...
    Date2014.08.21 By개혁정론 Views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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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참사 추모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촛불기도회 열어

    설요한 기자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네 달이 지났다. 그동안 기독교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어떤 목사는 희생자 및 유가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제기하...
    Date2014.08.12 By개혁정론 Views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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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톰 라이트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설요한 기자 7월 24일 서울시 마포구 소재 백주년기념교회에서는 “톰 라이트,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라는 주제의 포럼이 있었다. 이 포럼은 현대기독연구원에서 마련한 “톰 라이트, 제대로 아십니까”라는 기획 강연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한 것이었다. ...
    Date2014.08.07 By개혁정론 Views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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