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성경을 읽자.”
8월 28일(목) 서울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는 『Simply Bible』(심플리 바이블)이라는 책에 대한 활용방법 세미나가 있었다. 강사는 책의 저자인 신성관 목사. 신 목사는 성결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목회학석사와 신학석사를 받고 현재 신약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신 목사는 2012년부터 “The Veritas Seminar”(베리타스 세미나)를 주최하여 평신도 신학교육 운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행사는 신 목사가 자신의 저서에 대한 활용방법을 제시하는 세미나이지만 내용 구성으로 보면 책에서 말하는 개관 있는 성경 읽기, 즉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성경 읽기”에 대한 일종의 강좌이기도 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복음 이해가 성경 개관의 핵심
신 목사가 이러한 세미나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청년들은 실제로 말씀에 갈급해하고 있지만 정작 성경을 읽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목회자들이 성경 개관을 하지 못해 교계에 있는 고액의 성경 개관 프로그램에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는 것” 역시 주요한 계기다. 신 목사는 기존의 성경공부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즉 성경 공부 시간이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에 대한 문제를 제출하고 성경 구절을 찾아 답을 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성경의 내용을 알 수 없고 성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여러 상황에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이 신 목사의 문제의식의 요지다.
신 목사는 대안으로 “성경의 맥락에서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복음을 어떻게 이해했는가가 성경 개관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신 목사는 “바울은 로마서를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이라고 시작하는데 이미 여기에 복음이 있다. 자신이 그리스도의 노예라는 것이고 그리스도는 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세기에 예수가 왕이었다는 것이 왜 중요한가 하는 것을 중심으로 성경을 개관해야 한다.” 라며 그 내용을 설명했다.
신 목사는 “성경은 하나의 드라마로 쓰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신 목사는 영국의 신학자 톰 라이트(N. T. Wright)의 도식을 가지고 왔는데, 성경은 “창조-타락-이스라엘-예수-교회”의 5막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드라마라는 것이다. 신 목사는 여기에 ‘재림’이라는 하나의 막을 덧붙였다. 신 목사는 이러한 도식을 제시하며 “내가 어떻게 구원 받느냐의 문제보다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
그렇다면 이러한 성경의 드라마를 생각하는 가운데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신 목사는 “하나님 나라는 왕, 백성, 땅, 법의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성경 드라마의 각 막에서 펼쳐지는 내용에는 이 하나님 나라의 요소가 늘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하나님 나라는 왕, 백성, 땅, 법으로 이루어져 있고 백성은 법을 지킴으로 왕을 의지하였고 이를 통해 땅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신 목사가 설명하는 핵심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성경을 읽게 되면 “창조 기사에서 하나님은 왕, 아담과 하와는 백성, 에덴은 땅, 선악과는 법이라는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백성인) 아담과 하와는 (법인) 선악과를 먹지 않음으로, 즉 순종함으로 (왕이신)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의존을 나타내고 (땅인) 에덴은 유지되고 확장된다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형으로서 창조의 원리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 원리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맥락이 된다.
신 목사는 하나님 나라를 “창조-타락-예비적 언약-언약-새언약”의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창조: 창조의 목적, 하나님 나라와 인간, 하나님 나라의 원형
2) 타락(원형의 상실): 죄, 죽음, 죄의 확장, 유한한 자원
3) 예비적 언약: 언약의 내용, 아브라함, 이삭, 야곱+요셉. 언약의 전달.
4) 언약(출 19장): 왕(하나님), 백성(이스라엘), 율법, 제사.
5) 새언약(새 창조): 왕(예수), 백성(그리스도인), 율법(계명), 제사(영원한 제사).
▲ 신성관 목사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 설요한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인정하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창조부터 새언약까지 연속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속에서 유대인과 기독교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신 목사는 “유대인은 땅을 이스라엘로 보았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실제 땅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통치가 있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였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언약적 죽음이다. 언약의 피로 죽으심으로 예수님은 왕으로 높여지고 제자들은 백성이 된 것이다. 언약이 갱신된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즉 신약 시대의 왕은 예수님, 백성은 제자, 법은 계명, 땅은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영생은 오는 시대의 삶을 지금 산다는 의미를 가진다. 신 목사는 “유대인은 바로 이 영생을 가져다 주시는 예수님을 거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활의 의미에 대해서는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거부해 죽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예수를 살리심으로 예수가 옳다는 것을 인정하셨고 초대 교회는 예수를 주로 고백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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