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낭독하라
- 제프리 아서스 초청 심포지엄
안재경 목사(편집장)
제프리 아서스 초청 심포지엄 ‘말씀을 낭독하라’가 2019년 2월 19일(화) 오후 6시 30분에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초청받은 400이상의 청중이 콘서트홀을 가득 채워 그 열기가 뜨거웠다. 제프리 아서스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설교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현재 고든 콘웰 신학교의 교수이자 채플 학장으로 섬기고 있다. 이런 열기는 무료강연에다가 식권이며 아서스 교수의 책 『말씀을 낭독하라』(국민북스)를 공짜로 제공한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식권을 받아 교직원 식당에서 식사한 이들이 모였고, 시간이 되자 객석 전체의 불이 끄진 가운데 ‘드라마 바이블’로 성경읽기를 하는 모임들이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군대에서, 그리고 예배직전에, 새벽기도회에서 드라마 바이블로 성경읽기 하는 다양한 모임들이 소개되었다. 드라마 바이블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G&M 문화재단’이 기독연예인을 동원해 만든 성경읽기 앱이다. 말 그대로 성경을 드라마처럼 녹음하여 앱으로 제공한다. 세계 곳곳에서 자국어로 이런 성경읽기 앱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 필그림 앙상블
드라마 바이블로 커뮤니티 성경읽기 하는 모음을 소개한 후 오프닝 공연으로 1991년에 창단된 필그림 앙상블(기타:김종문, 바이올린:김신형,황우정, 보컬:김혜인)이 찬송가 ‘하나님의 나팔소리’, ‘내 평생에 가는 길’을 연주했고, 김혜인 양이 ‘Via Dolorosa’를 노래했다. 마지막 곡으로 ‘내 평생에 가는 길’을 연주했다.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예인 정선희 씨가 깜짝 등장하여 제프리 아서스 교수이 강연이 있다고 운을 떼고는 ‘Just Show Up 북클럽’을 소개했다. JSU 오디오 북은 세계적인 신학자 및 기독교 지성들이 추천한 도서들로 제작되었는데, 누구나 Justshowup.co.kr에서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 북클럽을 영상으로 소개하고는 강연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아서스 교수의 책 『말씀을 낭독하라』(국민북스)의 27-30페이지를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 제프리 아서스 교수
아서스 교수가 나와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에 와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글래스고의 예전 모토가 ‘말씀 선포와 예배를 통해 글래스고가 흥왕하게 하자’였는데 세속주의가 그 도시에 침투해 들어선 다음에는 공식표어가 짧아지면서 ‘글래스고가 흥왕되게 하자’로 바뀌었다면서 세계교회가 한국교회를 바라보고 있는데 말씀과 기도로 부흥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한국교회가 말씀에 헌신하므로, 특히 말씀낭독에 헌신하므로 흥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서스 교수는 ‘성경을 낭독해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를 강연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성경낭독을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문맹자도 많았고, 성경사본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성경낭독이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누구든지 성경을 가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읽을 수 있는데 누군가가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냐고 질문하면서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둘째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항상 말씀을 크게 읽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성경을 낭독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이 미국에서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는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성경을 많이 잃지 않고, 자유주의 교회에서 성경을 더 자주 읽는다는 것이다. 셋째로, 우리에게는 리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히브리서 2:1에 흘러 떠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이 있는데, 진화론을 주장한 그 유명한 챨스 다윈이 죽을 때 후회하면서 자신이 믿음에서 너무나 서서히 흘러 떠내려갔기에 자신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넷째로,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고, 우리를 구속할 때도 오직 말씀으로 하신다. 윌로우크릭교회가 자신들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교인들을 4그룹으로 나누고 상위의 그룹으로 올라갈 때에 무엇이 동력이 되었냐고 물었더니 기도와 친교 등이 중요했지만 결국 성경읽기에 있었다는 답이 나왔다고 한다. 다섯째로, 성경은 원래 소리 내어 읽도록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공동체 성경읽기는 개인적 성경읽기와는 전혀 다른 체험이라는 것이다. 말씀을 회중에게 읽어주는 사람은 피자 배달부처럼 자신이 말씀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말씀을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강연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 방송인 정선희
정선희 씨가 나와서 성경읽기를 통해 자신이 힘든 시간을 잘 겪게 되었고, 기복이 심한 것을 줄여 주었다는 말을 했다. 그 전에는 뭘 주셔야 만족했으며 하나님과 거래했는데, 이제는 성경읽기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여유와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객석에 있는 모든 이들을 다같이 일어나게 하고는 드라마 바이블로 요한복음 17장을 읽는 것을 다 같이 들었다. 배우 차인표씨의 목소리였다. 객석에 있는 모든 이들이 다같이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들의 귀로 듣고, 자막을 통해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입으로 따라하였다.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너무나 단순한 듣기였는데 호응이 대단했던 것을 보면 어느덧 교회에서 성경읽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런 대단한 호응은 역설적이게도 설교가 무력화되어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사실, 성경에서 성경을 읽고, 듣는 것을 강조하는데(계 1:3) 일차적으로는 예배의 문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배 시에 성경을 크게 소리내어서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고대교회로부터 구약의 두 본문, 신약의 두 본문을 매 주일마다 읽어갔다. 성경낭독 이후에 설교가 따라온다. 성경낭독과 설교가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작금의 상황은 교인들이 성경을 모르니 목사가 성경을 설교하지 않고, 목사가 성경을 설교하지 않으니 교인들을 성경을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는가?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성경읽기가 회복된다면 설교도 회복되지 않을까? 교회전통을 따라 예배 시에 규칙적인 성경읽기와 그것에 대한 분명한 해설로서의 설교가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받고 난 다음에 개인적인 성경읽기와 묵상, 그리고 그룹별 성경읽기와 적용이 확산되어 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드라마 바이블’이라는 좋은 앱이 나왔으니 한국교회에 커뮤니티 성경읽기가 자리 잡기를 바라고, 눈으로 보던 성경이 귀로 듣는 성경이 되고, 더 나아가 소리 내어 읽는 성경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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