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하게 진행된 제75회 고려신학대학원 학위수여식
제75회 고려신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2021년 2월 23일(화) 오후 2시 고려신학대학원 강당에서 열렸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졸업생과 일부 내빈만이 참석한 채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대신 유튜브로 생중계되었다.
졸업생들은 여느 해와 달리 환영의 박수조차 없이 입장해야 했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서로가 서로를 축하해주어야 했다. 그럼에도 은혜와 감격이 있는 졸업식이었다.
▲ 졸업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 손재익
1부는 신원하 원장의 인도로 예배를 드렸다. 총회신학위원장 문용만 목사가 기도했으며, 조광현 교수의 디모데후서 3장 14절부터 4장 5절 성경낭독 후 총회장 박영호 목사가 “성경 한 권을 선포하는 설교자로 살아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 설교하는 총회장 박영호 목사 ⓒ 손재익
2부 학위수여식은 김성수 교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학사보고에 이어 학위증 수여식을 통해 목회학석사(M.Div) 80명, 신학석사(Th.M) 44명, 문학석사(M.A) 4명 편목 1명에게 학위증을 전달했다. 고신대학교 안민 총장은 학생들을 위해 장미 꽃 한 송이씩을 전달했다.
▲ 학위증을 전달하는 신원하 원장 ⓒ 손재익
이사장 옥수석 목사가 격려사를, 고신대학교 총장 안민 박사가 축사를 했다. 졸업생을 대표해서 김수연 원우가 졸업사를 했으며, 찬송가 323장 “부름 받아 나선 이몸”을 다함께 노래한 뒤, 신원하 원장의 파송선언을 끝으로 학위수여식을 마쳤다.
▲ 졸업생을 대표해 졸업사를 하는 김수연 원우 ⓒ 손재익
아래는 김수연 원우의 졸업사다.
75회 학위수여식 졸업사
부족하고 연약한 저희를 말씀과 성례의 수종자로 부르시고,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삼위 하나님께 모든 영광이 있습니다.
먼저 어려운 시국임에도 저희를 축하해 주시기 위하여 이곳까지 와 주신 내빈 여러분께 마음을 다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고신 교회를 대신해서 오신 박영호 총회장님, 학교법인 고려학원 옥수석 이사장님, 고신대학교 안민 총장님, 총회신학위원회 문용만 위원장님, 그리고 여러 내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저희를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확고한 소명과 교회의 파송, 뜨거운 열정과 확신 속에서 신학교에 입학했던 저희들이지만, 말과 행실, 성품과 경건에 있어서 참으로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이런 저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저희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신구약 성경의 교훈과 개혁파 신학을 풍성하게 전수해 주셨고, 이것에 기초하여 사고하고 생활하는 법을 몸소 가르쳐 주셨습니다. 목자의 심정으로 모든 훈련을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신학생 남편, 신학생 자녀들을 위해 많은 것을 함께 희생해 준 가족 여러분에게 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을 천안으로 보내고, 홀로 가정을 돌보아야 했던 아내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눈물로 자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어 주신 부모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금요일 오후,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 준 자녀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내 분들의 헌신과 수고, 부모님들의 지지와 기도, 자녀들의 웃음과 응원이 없었더라면, 고된 신학 훈련에 온전히 매진할 수도, 끝맺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러 면에서 미숙하고 서툴렀던 저희를 목사후보생으로 선발해 주시고, 신학교에 파송해 주신 교회에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에 대한 교회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저희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당회의 세심한 지도와 따뜻한 보살핌, 교우 여러분의 지속적인 기도와 물심양면의 후원이 아니었다면, 결단코 지금의 자리에 이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했던 순간부터 졸업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 아낌없이 격려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교회의 사랑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졸업의 영예를 누리며, 지난 시간들을 회고해 봅니다. 사실 이곳에서의 신학 훈련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히브리어, 헬라어 계절학기는 우리의 능력 없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매 학기 빠듯했던 신학 수업, 눈앞에 산적해 있던 과제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했습니다. 시시로 책상에 앉아 밤을 지새웠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동기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서로를 격려하기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주말이면 가정과 교회로 돌아가, 우리에게 맡겨주신 가정과 교회도 돌아보아야 했습니다. 실로 아찔한 순간들이 많이 있었지만, 돌아보니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이같이 엄혹했던 훈련의 시간은 또한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연단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교수님들의 강의와 권면을 방편으로 하여, 목사의 직분을 받기에 합당한 자로 저희를 변화시켜 가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 당신을 의존하는 법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인격에 새겨져 있던 이기주의와 성공주의의 원리를 점점 벗어버리게 하셨고,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섬김과 사랑의 원리를 취하여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더욱이 사도적 가르침과 공교회 신앙고백을 전수받게 하셨고, 이것을 가르치고 전수할 능력도 함양하게 하셨습니다.
이제 저희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따라 교회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고자 합니다. 구원의 은덕과 더불어 거룩한 사명을 거저 받았으니, 저희는 더할 나위가 없이 기쁩니다. 그러나 저희가 나아갈 교회 사역의 현장은 참으로 깜깜하고 암담합니다. 한국교회가 공교회의 반열에 올라서기는커녕, 도리어 이탈하여 끝없이 쇠락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적 감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가 영적으로도 쇠퇴하고 있습니다. 번영 복음과 기복 신앙, 이데올로기적 복음과 정치화된 신앙이 나날이 득세하여, 교회의 강단과 성도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직분은 오용되고 남발되고 있으며, 회중의 예배가 사적인 행위로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로 신앙을 전수하는 중차대한 사명에 있어서도 교회가 큰 부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토록 절망적인 교회의 현실은 우리의 마음이 위축되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회 건설의 사명에 우리의 전부를 바치고자 합니다. 한국교회가 끝없이 몰락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는 신실한 종들을 통하여 교회를 건설해 가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단지 종으로 부름 받은 우리는 우리의 주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담대히 나아가겠습니다. 이곳에서 전수받은 사도적 복음과 신앙, 공교회 신앙고백과 개혁파 신학, 고려파의 순교자적 정신과 기개를 우리의 인격에 선명히 새기어, 교회 건설의 사명에 날마다 투신하겠습니다. 한국교회가 공교회의 반열에 온전히 올라서는 그날, 그리스도의 순결한 신부로 준비되는 그날을 성령 안에서 소망하며 오늘의 한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지금껏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동역자 여러분, 그리고 성도 여러분, 앞으로도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 졸업생 모두가 유익하고 신실한 주님의 종이 될 수 있도록, 교회 건설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동시에 이 자리의 증인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사명을 수행하고자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을 때 함께 기뻐함으로 복음의 일에 동참해 주시고, 반대로 믿음의 발걸음 내딛기를 주저하거나 회피하고자 할 때 우리를 권면함으로 복음의 일에 동참해 주십시오. 우리로 영광스러운 복음의 일에 동참하게 하신 그리스도를 찬송하며 졸업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졸업생 명단
목회학 석사 과정 (M.Div)
강대상 강현수 구웅 권진근 권찬영 김광수 김대광 김동욱 김성민 김성찬 김세영 김수연 김순영 김승천 김신영 김신종 김언종 김에녹 김영신 김으뜸 김은익 김재엽 김종원 김종윤 김주은 김지효 김현빈 김현신 나주만 남형주 마선호 문무엘 박동희 박성지 박진욱 배훈민 변경민 서강욱 서덕겸 성우근 신상훈 신지은 우헌규 응웬티창 이광염 이근히 이기태 이대명 이상섭 이승은 이승훈 이애지 이욱승 이원섭 이재국 이정훈 이종식 이주성 이진형 이창호 장수현 장재현 장정진 전영광 전해요 정다음 정슬기 정승훈 정의진 정주성 정주영 정진용 조석광 최인곤 최정하 탁영성 편장윤 한국영 한만경 한진숙 (총 80명)
신학석사 과정 (Th.M / Th.M in Missiology / Th.M in Ministry)
강민환 곽태환 김기찬 김용우 김은수 김정남 김준민 김지웅 남창완 박기준 박대광 박성광 박성익 박완기 박창주 배성동 백진호 송호정 신승호 염덕균 오동근 오수재 오정 유대식 유선현 윤신봉 윤종휘 윤주혈 임영재 장대선 조동선 조준현 최석제 한상혁 황수빈 신규진 장동명 김충만 박석주 신용목 윤상현 조재훈 김명훈 송호완 (총 44명)
문학석사 과정 (M.A)
강은수 김미정 윤사라 조윤예 (총 4명)
편목
정형신 (총 1명)
손재익 객원기자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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