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고통당하는 시대, 복음과 보편적 고통을 묻다
- 2021 미래교회포럼 1차 세미나
2020년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가 우리 모두를 고통 가운데 몰아넣었다. 고통이란 개별적인 고통이 있고 보편적인 고통이 있는데, 코로나 19는 모든 사람에게 고통의 기간으로 보편적 고통이다. 고통에서 예외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에 미래포럼(위원장 오병욱 목사)은 “복음과 보편적 고통”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2021년 2월 19일(금) 오전 11시 천안교회당(이재황 목사 시무, 천안시 신방동)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권수경 교수와 최승락 교수가 각각 ‘고통의 신학적 이해’, ‘고통의 신약적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포럼 참석자들 ⓒ 손재익
오병욱 목사가 참석자들을 소개하고 기도한 뒤에 권수경 교수가 첫번째 발제를 맡았다. 권 교수에 의하면 “고통에는 개인적인 고통, 보편적인 고통이 있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은 ‘우연성을 가진 개연적 보편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스데반의 순교 이후 박해의 고통을 겪었다. 본인들은 무슨 뜻인지 잘 몰랐겠지만 성경은 그로 인해 복음이 확산되었다고 말한다 (행 8:1-4). 코로나19는 보편적 고통인 만큼 전체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고통의 보편성을 논의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된다.” 권 교수는 “복음만이 고통을 바르게 설명한다. 복음은 궁극적으로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까지 제시한다.”라고 했다. “기독교 신학은 고통을 절대 가벼이 대하지 않았다. 고통이라는 제목만 따로 뽑지 않았을 뿐 고통은 기독교 복음과 신학의 중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였다. 성경 첫 부분에서 이미 고통은 인류의 숙제가 되었고 구약 욥기도 고통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다. 시편에도 고통받는 성도의 부르짖음이 가득하다. 선지자들의 메시지도 불의와 고통에 관한 것이 많다. 신약성경도 인류의 고통과 그 고통에 참여하시는 그리스도를 전하고 있으며 기독교 초기 역사에서도 고통과 악의 문제는 신정론이라는 분과를 태동시켰다. 사실 복음의 기본을 담은 창조, 타락, 구원의 구도 자체부터 없었던 고통의 등장 및 그 고통을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과 나란히 달린다. 복음은 고통으로 가득한 인생, 고통이 넘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 고통의 의미를 일깨우고 또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참 방법을 제시한다.”라고 했다. 권 교수는 “고통은 우리를 거룩함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죄 없으신 우리 주님이 고난을 통해 완전함에 나아가셨다면 죄 가운데 사는 우리는 더욱 큰 유익을 기대할 수 있다(히 2:11). 이유를 알든 모르든 모든 종류의 고통에 대한 성경의 답은 무엇인가? 바로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고통에서 건지신다는 약속이다. 보편적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이요 위로다. 사람은 죄를 지어 고통과 죽음을 가져왔지만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위해 그 고통을 제거하시고 우리에게 다시금 고통 없는 상태를 약속하신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 구원론이다. 복음의 핵심이다. 인간의 죄를 해결하고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을 말하는데 그 구원의 방법이 놀랍다. 하나님 당신이 피조 세계로 들어오셔서 인간이 초래한 모든 고통을 친히 겪으시는 방법이었다. 기독교 복음만이 고통을 해결한다.”라고 했다.
▲ 권수경 교수 ⓒ 손재익
이어서 하나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는 문지환 목사가 논찬을 맡았다. 문 목사는 권 교수의 발제에 대해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복음에서 출발하는 전개가 긍정적이다. 고통에 대한 진정한 해답은 하나님의 계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둘째, 고통에 대한 잘못된 접근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셋째, 복음전파를 종용한다. 넷째, 책임있는 대사회적 의무와 자세를 제시했다.
▲ 문지환 목사(천안하나교회 부목사) ⓒ 손재익
점심식사를 마친 뒤 두번째 발제로 최승락 교수가 ‘고통의 신약적 이해’를 다뤘다. 최 교수는 신약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고통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지만, 신약 속에 나타나는 키워드를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했다. 최 교수에 의하면 “채찍(병), 가시, 눈물, 본이다. 채찍(병), 가시, 눈물, 본은 신약의 고통과 관련된 핵심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단순히 고통의 현상들에만 머물지 않고, 그것의 극복의 가능성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개념이다. 또한 고통의 개별성에만 머물지 않고 보편적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보다 통합적인 개념들이기도 하다. 채찍은 고통을 일으키는 질병의 체감성을 담아내는 말이다. 가시는 아픔과 약함이 오히려 능력의 통로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역설적 진리의 대변어다. 눈물은 깊은 고통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고통 속에 있는 자들과의 공감의 통로가 된다. 본은 고통과 고난 속에서 그리스도와 우리가 하나가 되게 만드는 영적 틀이며, 진정한 ‘그리스도인’을 형성시키는 훈육의 틀로 작용한다. 이 용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고통 당하며 신음하는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키워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우리가 지금 통과하고 있는 보편적 고통의 현상은 단순히 사회적, 물질적 차원의 대처만으로 치유되지는 않는다. 보다 깊은 영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 영적 돌봄과 영적 차원의 공감이 필요하다. 탄식과 눈물의 자리에 함께해 줌이 필요하다. 함께 울고 함께 손잡아 주는 연대의 마음과 실천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는(계 7:17, 21:4) 하나님을 함께 바라봄이 필요하다. 이는 치유 받은 치유자인 교회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현금의 보편적 고통의 사태가 오히려 기회가 되어, 교회가 교회의 본분을 회복하고, 목회 사역의 초점이 더 분명해지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치유와 회복의 은혜가 이 고통의 세상 속에 더욱 편만하게 확장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한다.”라면서 발제를 마무리했다.
▲ 최승락 교수 ⓒ 손재익
이어 대구서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는 정성호 목사가 논찬을 맡았다. 정 목사는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대신 Zoom을 활용해서 논찬했다. 정 목사는 최 교수가 제시한 4가지 키워드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점진적 발전이 담긴 논의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거대한 신학적 통찰이 아니라 인간 실존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서도 고통의 보편성을 통찰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발제라고 평가했다.
▲ 정성호 목사 ⓒ 손재익
이번 포럼은 코로나 19라는 상황 가운데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고통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누구든지 공감할 만한 주제였다. 무엇보다 젊은 목회자들이 논찬에 참여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요즘 많은 기독교 관련 모임에서 60대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미래포럼의 이러한 방식은 아주 귀감이 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젊은 목회자들이 논찬을 넘어 발제 혹은 논의의 주체가 되기를 기대한다.
손재익 객원기자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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