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어느 정도까지 커져야 하는가?
: 2017년 하계목회대학원 심포지엄
손재익 객원기자
2017년 하계목회대학원이 열리는 중에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총회신학위원회(위원장 전원호 목사)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이다. 이는 지난 9월 총회를 통해 총회신학위원회에 배정된 연구안건에 대해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목회대학원 둘째 날인 6월 21일(화) 18시 30분부터 20시 30분까지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동부산노회가 발의한 “개체교회 적정 규모 및 최대 규모에 대한 연구 건의”를 다루었다.
동부산노회가 발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국 개신교는 지난 120년 동안 온 세계 교회가 주목할 만큼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근간 그 성장세가 급격히 저조 되어 마이너스 성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대형교회와 초대형교회가 기형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개체교회 간에 수평이동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개체교회의 균형적 성장이 깨어지고 개교회주의가 만연됨으로 개신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우리 고신교회는 부산노회 영도시찰과 일부 몇 몇 교회에서 보여준 분립개척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대형교회 및 초대형교회의 출현이 적절하게 자제되어 왔지만 근간 몇 몇 교회가 대형 교회화 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바 개체 교회의 적정 규모 및 최대 규모에 대한 총회 행정적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이 시급하게 요구됩니다. 현행 헌법 교회정치‘제2장 교회’에서 개체교회의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모인 ‘장년교인 20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은 제14조 2항에서 제시하고 있으나 개체교회의 적정 규모 및 최대 규모에 대한 조항은 없으므로 개체교회의 적정규모를 정하여 제시함으로 각 개체교회가 적정규모로 성장하게 되면 분립 개척을 자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개체교회의 최대 규모를 정하여 계도함으로 개체교회의 규모가 노회 규모보다 더 크게 되는 기형을 방지하고 행정질서를 원만하게 세울 수 있도록 총회 차원에서 성경적, 신학적, 목회학적으로 연구하여 개체교회의 적정 규모 및 최대 규모를 제시하여 주시기를 건의하오니 살펴보시고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신학위원장 전원호 목사의 제안설명에 이어 현유광 교수(신대원 명예교수)가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는?”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뒤, 패널과 전체 토의로 이어졌다.
▲ 적정규모와 최대규모에 대해 강의하는 현유광 교수(신대원 명예교수) ⓒ 손재익
현유광 교수는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적정규모를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초대교회가 계속해서 분립을 한 것을 볼 때 무제한적으로 교회가 커지는 것은 하나님의 의도가 아님을 밝히고, 목사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교회의 적정규모를 살폈다. 목사가 교인들을 돌 볼 수 있는 정도의 숫자가 중요하다고 보면서, 획일적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어린이를 포함해 적정규모 300명 최대규모 500명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 제안설명하는 전원호 목사(총회신학위원장) ⓒ 손재익
이후 계속된 패널토의에는 총회신학위원인 황신기, 박성실, 허성동 목사가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패널 중 모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있는데 교회의 크기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왜 이런 논의를 해야 하는지 의문스럽고, 과연 고신교회에는 대형교회에 대한 소망이 있는 목사라도 있느냐고 주장했다. 다른 모 목사는 수도권의 지역적 도시적 특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현실에 대한 강조를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는데, 동부산노회가 발의한 의도에 대한 이해가 없이 교회의 적정크기를 논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발언이 초기에 있으므로 인해서 더 다른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고, 특히 주로 패널로 참석한 신학위원들이 참여함으로써 여론을 수렴하고자 하는 심포지엄의 원래 취지가 잘 드러나지 못했다.
▲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중들과 질의자들 ⓒ 손재익
참석자들은 제대로 된 토론이 이어지지 않아서 좀 더 토론을 이어갔으면 했으나 시간이 많이 지난 상황이라 부득이 마칠 수밖에 없었다.
동부산노회가 발의한 안건의 취지는 개체교회의 균형적 성장이 깨어지고 개교회주의가 만연됨으로 개신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에 있었고, 사회는 대형마트와 소형마트가 상생하는 분위기로 가려는 시대에 오히려 교회는 대형교회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이해하려는 분위기는 아쉬운 면이었다.
▲ 패널로 참석한 신학위원 ⓒ 손재익
한편 지난 동계목회대학원에서는 “설교표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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