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 하계 목회대학원 단체사진 ⓒ 설요한
2014년도 고려신학대학원 하계 목회대학원이 7월 7일(월)부터 11일(금)까지 천안시에 있는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된다. 목회대학원은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 신학위원회의 주최로 매년 동계, 하계 두 차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목회대학원은 주강의, 선택식강좌, 전체특강, 저녁특강, 체육대회 등으로 구성된다. 주강의는 주제는 야고보서 강해이며 강사는 채영삼 교수(백석신학대학원)다. 채 교수는 야고보서와 관련, 2012년 『지붕없는 교회』(이레서원)를 출간하기도 했다. 선택식강좌는 8일(화)에는 신원하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분노를 다스리는 목회”,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 정혜민 교수(부산대학교)의 “교회 음악사 산책”, 10일(목)에는 채경락 박사(남침례신학교 Ph. D)의 “절기설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현유광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발견의 기쁨, 소그룹 인도하는 법”, 김종인 목사(장림교회 원로목사)의 “장기목회 경험론”으로 구성된다. 전체특강은 미래학을 전공한 최윤식 박사(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가 “한국교회 미래지도”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한다.
개강예배 및 환영사
목회대학원장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인도로 진행된 예배에서 김성복 목사(총회신학위원장, 연산중앙교회 담임목사, 사진 왼쪽)는 마태복음 13:23을 가지고 “깨닫고 살아갑시다”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김 목사는 “열매가 없으면 보아도 깨닫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구약 선지자들은 힘써 여호와를 알고 여호와께 돌아올 것을 외쳤다”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삶은 곧 열매가 있는 삶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해하고, 깨닫고, 생활 속에서 열매를 내는 것”임을 권면하며 설교를 마쳤다. 고려신학대학원 김순성 원장(사진 오른쪽)은 환영사를 통해 “현재 한국 교회는 영적 바벨론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하나님은 소수의 남은 자, 정말 하나님을 바라보는 자들을 통해서 자신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라는 말을 전했다.
한국교회 미래지도: 내리막길을 걷는 한국교회, 향후 10년간 제대로 대처해야
“한국교회 미래지도”라는 주제로 전체특강을 맡은 최윤식 박사(사진)는 본인이 그동안 한국 사회와 교회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지표를 가지고 앞으로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하여 강연하였다.
최 박사는 “한국 교회는 이대로 2050년이 되면 기독교인의 숫자가 300-4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서 “이렇게 되면 현재 교회의 절반은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에 “남아 있는 교회의 80-90% 성도는 모두 은퇴자다. 현재 청년/대학부가 없는 교회는 앞으로 교육부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주일학교에 대하여 최 박사는 “한국 교회는 1907-1920년 사이에는 주일학교가 생긴 이래 급속도로 성장했다. 당시 교회는 교육 등 계몽운동을 통하여 사람들의 삶의 수준을 높였다,” “1930년대 들어서는 세계 대공황과 일제의 신사참배와 주일학교 해체로 인해 주일학교가 갑자기 쇠퇴하게 되었다,” “6.25 전쟁 후 주일학교 인구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1970년대에 정점을 찍었고 이후에 줄어든다.” 라는 분석을 제시하고 이후의 전망을 내놓았다. 이 전망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교회의 주일학교 학생 수는 7명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는 말이다.
특별히 최 박사는 2028년을 한국 교회 붕괴의 기점으로 보았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의 성장은 단순한 선형이 아니라 S자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쇠퇴로 마찬가지일 것”라고 지적하며 쇠퇴의 양상이 현재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위기가 아닌 것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S자 형태의 하향곡선에서 한국 교회가 양적으로 급격히 기우는 시점이 2028년 전후라는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중소형도시에서는 교인의 70% 이상이 55세 이상이고 농어촌지역의 80-90%가 55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구체적인 전망이다. 아울러 최 박사는 “현재 한국교회의 주력은 장년층인데 2028년이 되면 50-60대가, 2050년이 되면 80-90대가 주력층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현재의 교회에 후세대가 유입되지 않고 지금 세대를 가지고 그대로 노령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최 박사는 은퇴자와 노령자가 많아지는 현실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의 재정 역시 줄어들게 된다”고도 지적하였다.
최 박사는 “한국 교회 붕괴의 원인에는 내부적 원인도 있지만 외부적 원인도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한국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성도들의 급여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직정도 종신고용이었다. 따라서 교회 건축을 해도 빚을 갚으면서 교회 재정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즉 한국 사회는 경제적 격변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최 박사는 교회의 부채 문제와 연결지으며 “이자만 계속 갚다가 원금을 상환하는 시기가 되면 수많은 교회가 매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회의 줄어드는 재정에 관하여 최 박사는 “앞으로 주일학교비, 선교비가 사라지고 교회에서는 사역자를 청빙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 안에는 위기를 풀어낼 다양한 지식을 지닌 성도들이 많다. 하지만 이 성도들이 교회 안에 오면 이러한 지식을 내려 놓는다.” 라며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식이 교회를 세우는 데에는 쓰이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목회자는 성경과 영성에 있어서 전문성을 갖는다. 초대 교회에는 구제를 위해 집사를 세우고 가르치기 위한 교사를 세웠다. 이것이 리더십을 공유하는 것이다. 목사는 성도의 지혜를 교회 안에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라는 것이 최 박사의 주장이다.
최 박사는 앞으로 기술 발전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교회가 민감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 제조업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파괴되고 실시간 번역 기술의 발달로 언어의 경계도 파괴된다는 것이다. 특별히 언어의 경계 파괴는 외국 유수의 대학을 국내에서도 수강할 수 있다는 면에서 학력의 경계 역시 사라진다는 것이 최 박사의 주장. 아울러 앞으로는 인간의 몸에 기계를 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진다는 것 역시 최 박사가 지적한 점이다. 이를 통해 최 박사가 말하고 싶은 것은 “기술의 변화는 우리의 세계관을 바꾸기 때문에 이에 따라오는 질문에 한국 교회는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 제기를 최 박사는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자신이 잘못해서 만들어진 것, 둘째는 시대의 변화. 최 박사는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교회의 갱신이,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는 교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나서 교회의 리빌딩에 대한 지침 역시 두 가지 방향으로 제시했다. 믿음의 내용은 변화시키지 말아야 하되 사회의 흐름에 맞춰 교회가 하는 일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 최윤식 박사가 "한국교회 미래지도"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설요한
최 박사에 따르면 교회는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가 있어야 한다.” 믿음의 역사와 관련하여 최 박사는 “믿음의 역사의 반대는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라고 지적하였다. 성경 전체가 말하는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 논지다. 아울러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종교심을 충족시킬 정도의 쇼를 하거나 타협 없는 메시지를 전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물론 최 박사가 이를 통해 의도하는 것은 교회는 타협 없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최 박사는 “교회가 시대의 변화를 통찰하여 세상에서 사랑의 수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회의 성도와 세상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는 상대적 가난, 인권,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가 있고 교회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최 박사의 논거다. 최 박사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게 교회가 할 일이냐’는 대답을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런 대답을 하는 교회는 이미 끝난 것”이라며 교회가 세상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 박사는 “이러한 사역은 먼저 교회 성도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전도보다 이것이 먼저다. 전도해서 새신자반 마칠 때까지는 잘 해주다가 이후에는 내버려 두는 식의 양육은 곤란하다. 이제는 비신자들도 안다.” 라며 새신자 전도에는 열심이지만 교회의 내실을 키우지는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별히 최 박사는 “현재 목회자들이 ‘내 때까지는 괜찮겠네’라는 식의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앞으로 한국교회에는 리빌딩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장로와 목사들이 앞으로 10년간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라고 교회의 리더들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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