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10월 3-4일 예장 고신 소속 몇 교회가 강화도(말씀의 집)에 모였다. 고신 소속의 광교장로교회, 다우리교회, 시냇가교회, 온생명교회가 모여 “종교개혁신앙강좌”를 개최하였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종교개혁신앙강좌의 주제는 “시편에 나타난 가난과 부”로, 김성수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을 초청하여 강좌를 진행하였다.
구약에 나타난 부와 가난
김성수 교수는 구약에 나타난 부와 가난에 대하여 몇 가지로 정리하였다.
1) 구약은 부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부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다.
2) 하지만 구약은 부를 위해 가난한 자를 압제하고 착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3) 부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면 이를 하나님께서 주신 목적대로 써야 한다. 즉 가난한 자를 돕는 데 써야 한다.
4) 구약의 가난은 많은 경우 ‘힘없음’을 말한다. 고아, 과부, 나그네는 대표적인 힘없는 사람이다. 이들은 악인이 공격할 때 힘이 없어 대처하지 못한다.
5) 가난의 원인은 척박함, 가뭄, 재앙, 사고, 질병, 침략, 게으름, 불의, 압제, 강탈 등 다양하다.
김 교수는 율법에서 나타나는 부과 가난에 대한 이해가 역사서, 시가서, 선지서 등 구약 전반에 걸쳐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 원리는 “부자와 가난한 자는 존재하지만, 함께 하나님의 복을 누리도록 부자가 가난한 자를 돕고, 부자나 통치자가 힘없는 자를 압제하여 뺏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땅 분배 원리, 희년 제도, 나봇의 포도원 사건, 다윗과 밧세바 사건, 선지서에서의 책망 등에 이러한 원리가 나타나 있다. 지혜서에서 말하는 부의 견해 역시 율법과 선지서와 일치한다.
아울러 김 교수는 시편에서의 부과 가난에 대해 “시편은 정말 의지할 것이 없을 때 모든 것을 가진 하나님께서 피하라고 한다.” 하고 설명하였다. 특별히 김 교수는 “시편은 모세오경이나 선지서와 말하는 가난과 부에 대한 기본적인 윤리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특별히 부각시키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들의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가난한 자를 지키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가 많은 시편의 기본적인 전제다.” 하고 부언하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시편에서 말하는 가난한 자는 “실제로 가난한 자, 그리고 자신의 가난함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자”이다.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의 하나님이신가
이어서 김 교수는 시편 9-10편의 내용을 가지고 “하나님께서는 과연 가난한 자의 하나님이신가”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김 교수에 의하면 이에 대한 답은 ‘그렇다’일 수도, ‘아니다’일 수도 있다. “자신의 가난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가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자의 편이 되신다. 물론 전체 통치의 면에서 보자면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의 편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 세상에서 나타나는 가난은 세상에서의 불의 때문이다. 다만 시편 내에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가난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자의 하나님이시다.” 하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시편 9편과 10편에 대하여 “시편 9:1-18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대해 찬양하고 신뢰하는 것, 그리고 시편 9:19-20과 10편은 그러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즉 9편은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신뢰와 간구, 10편은 그 간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계속되는 김 교수의 해설에 따르면 시편 9편에서는 악인에 대한 심판과 시인에 대한 변호(3-6절), 의로운 통치자이자 가난한 자의 산성이신 하나님에 대한 찬양(7-10절), 과거에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간증(13-18절)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10편에는 악인에 대한 고발(1-11절), 악인에 대한 심판과 가난한 자의 구원에 대한 간구(12-15절), 하나님의 의로운 통치에 대한 확신(16-18절)이 나타나 있다. 시편의 저자(다윗)는 자신의 가난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가 이를 해결하시는 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심을 드러내고 자신이 이를 간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나님은 부자의 하나님은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님은 부자의 하나님은 아닌 것인가. 김 교수는 이를 시편 49편을 가지고 설명하였다. 김 교수는 시편 49편을 두고 “성도에게 교훈을 주는 지혜 시편이다. 이 땅에서의 행복과 안전함을 위해 많은 재물을 의지하는 교만한 자들은 결국 짐승처럼 비참하게 죽게 될 것이지만 정직한 성도들은 죽음으로부터 구원을 받게 될 것임을 교훈하고 있다.” 하고 설명하였다. 즉 부자가 하나님보다 자신의 재물을 의지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하나님은 부자의 하나님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시편 49편을 교차대구 구조로 분석하여 설명하였다. 이를 보면 49편 저자는 어리석은 부자의 죽음과 정직한 자의 구원을 고백하고 있으며 재물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구원하시는 분이시며 따라서 교만한 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A 1-4절. 서언: 지혜로운 교훈으로 모든 사람을 초대함
B 5-6절. 교만한 부자를 두려워하지 않음
C 7-9절. 아무리 많은 재물도 목숨을 속량할 수 없음
D 10-12절. 짐승의 죽음과 같은 어리석은 부자의 죽음
D' 13-14절. 어리석은 부자의 죽음과 정직한 자의 구원
C' 15절. 하나님만이 스올의 권세에서 속량하심
B' 16-19절. 교만한 부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
A' 20절. 결어: 깨닫지 못하는 사람의 멸망
김 교수는 이를 가지고 “부자는 죽어서 재물을 가지고 갈 수 없다. 부자가 자신의 부만 의지한다면 영원히 하나님과 단절된다.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었다면 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라. 하지만 우리의 일하는 목적이 돈이 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소명을 돈으로 바꾼 것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죽음의 권세에서 건져 주신다.” 하고 설교하였다.
▲ 고신 소속 중소교회가 모여 "시편에 나타난 가난과 부"를 주제로 종교개혁신앙강좌를 개최하였다. ⓒ 설요한
종교개혁연합강좌는
올해로 제5회를 맞는 종교개혁연합강좌는 고신교단 내 중소교회가 함께 연합해 가자는 취지로 시작하였다. 현재는 광교장로교회, 다우리교회, 시냇가교회, 온생명교회가 연합하고 있다. 이 강좌는 매년 종교개혁 시기(10월 말경)에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일정을 앞당겨 실시하였다. 신앙강좌의 내용은 묶어서 다음 연도에 책자로 출간할 예정이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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