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 경쟁력이다
- 제5회 서울포럼
손재익 객원기자
서울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경기노회, 남서울노회, 동서울노회, 서울노회, 서경노회가 주최하는 서울포럼이 “수도권 고신교회의 사명과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2016년 6월 14일(화) 오후 12시 서울영천교회당(서울시 종로구 소재)에서 열렸다.
계속해서 참석자가 늘어나고 있는 서울포럼은 이번에도 2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포럼은 매우 적실성 있는 주제로 열렸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교회 쇠퇴”의 시대에 교회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진지한 장이 되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 포럼은 서울포럼 위원장 조현철 목사(서울노회장, 성원교회 담임)의 인사 및 기도로 시작한 뒤 포럼위원들의 사회로 각각의 발제가 진행되었다.
발제1: 고신교회가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 발제2: 지방교인들의 수도권 고신교회 정착 및 딜레마 / 이현철 교수(고신대 기독교교육학과), 박용성 박사(SFC 청소년교육센타) 발제3: 수도권 개척/미자립교회 자립방안 / 최한주 목사(푸른숲교회 담임) 전체토론 |
▲ 서울포럼 위원장 조현철 목사(서울노회장, 성원교회 담임) ⓒ 손재익
▲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 ⓒ 손재익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고신교회가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하였다. 이 교수는 교회는 원리적으로 하나이기에 경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수 없지만, 현실교회에서는 그러한 경쟁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을 전제로 발제를 시작하였다. 이 교수는 수도권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인구가 많고, 다른 지역에 비해 복음 수용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는 것이 대부분이 동의하는 점이고, 그러면서도 높은 부동산 값은 교회 개척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간 수도권 지역의 고신교회는 비약적 발전을 하였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부실해 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급하다고 지적하였다. 이 교수는 고신교회가 수도권에서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신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오늘날 상투적 설교에 식상해져 가는 교인들, 수준 높은 신앙의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교인들의 증가를 생각할 때에 성경중심적 설교와 고신교회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을 가진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현철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와 박용성 박사 ⓒ 손재익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현철 박사(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와 박용성 박사(SFC 청소년교육센터)는 “지방 유학생들의 수도권 고신교회 정착 및 딜레마에 대한 질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두 박사는 ‘질적연구방법’(qualitative research approach)이라고 하는 방법론을 사용하여서 지방의 고신교회 학생들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진출할 때에 교회 선택에 있어서 어떠한 결정을 하는지를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였다. 이들은 고신교회의 정체성 약화, 수도권 지역의 높은 생활비, 지방-수도권 고신교회 간 네트워크 부족, 대형교회에서의 신앙생활 동경, 교회 내 지방-본교회 청년 간 갈등 등이 지방 유학생들이 수도권 고신교회에 정착하지 않는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그리고 이에 기초해 지방 유학생 데이터 베이스 구축, 지방-수도권 고신교회 간 정보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 시급, 서울 및 수도권 소재 교회들의 학사 운영과 관련한 총회적 차원의 지원정책, 고신교회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노력 등의 8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에 대한 논찬자로 나선 김진영 목사(서울중앙교회)는 두 박사의 논문이 상당히 잘 분석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 197,80년대에 지방의 고신교회 학생들이 서울로 진출할 때에 서울에 있는 교회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지방-수도권 고신교회 간 네트워크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00% 고신교회에 정착하였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문제는 결국 고신교회의 교단적 정체성이 사라진 것이 문제가 아닌가 라고 정리하였다. 특히 고신교단의 목회자를 비롯한 직분자의 자녀조차 고신교회로 보내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최한주 목사(푸른숲교회 담임) ⓒ 손재익
마지막 발제자 최한주 목사(푸른숲교회 담임)는 2003년에 조직되어 5개처 교회를 개척한 바 있는 “수도권 개척교회 협의회”(참여교회: 남서울, 서울시민, 등촌, 잠실중앙, 향상교회)를 통한 개척 사례를 발표하였다.
아쉽게도 지금은 중단되었으나 수도권의 몇몇 교회들이 함께 협력하여 교회를 개척한 사례를 통해 수도권 지역에서 자립교회를 개척한 경험과 그 경험 가운데 있었던 장점과 아쉬운 점들을 소개하면서 자립하는 교회를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서경노회장 추경호 목사의 기도로 마친 이번 포럼에는 포럼 주관노회인 서울노회 회원을 비롯한 5개 노회의 회원 뿐만 아니라 서울남노회, 중부노회 소속 목사들도 많이 참석하였다. 이번 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은 곧 게재할 예정이다.
▲ 전체토론의 사회를 맡은 포럼 총무 신민범 목사 ⓒ 손재익
▲ 참석자들 단체사진 ⓒ 손재익
제5회 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2012년 9월에 경기노회가 처음 주최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고신총회와 교회에 관한 의견과 여론을 모으는 장이다. 그동안 제1회(2012년)에서는 “장로교 총회의 총무의 자질과 역할”, 제2회(2013년) “고신총회의 과거 20년, 미래 20년”, 제3회(2014년) “고신언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4회(2015년) “고신총회의 대학/신대원의 쟁점과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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