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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 번역

 

손재익 객원기자

 

 

고신교회를 고려파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고려신학교를 지지하는 교회라는 뜻이다. 1946년 7월 한상동 목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고려신학교 설립기성회는 진해읍교회당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남노회 제47회 임시노회에 신학교 신설의 인허와 협조를 요청한다. 이 요청을 경남노회는 받아들였다. 이 때 고려신학교 설립기성회는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를 작성하여 공포한다.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는 이상규 교수의 『한상동과 그의 시대』와 허순길 교수의 『한국장로교회사』를 비롯한 몇몇 책에 수록되어 있지만, 황대우 교수가 이번에 『고려파교회의 정체성 개관』(한상동 목사 서거 40주년 준비위원회)에 실린 자료를 본문으로 새롭게 번역했다.

   아래의 번역은 지난 4월 2일 고신대 개혁주의 학술원 전시관을 개관하면서 고신대학교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료를 위해 번역한 초벌 번역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번역을 아래에 싣는다.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高麗神學校 設立趣旨書)

 

 

한문번역: 황대우

 

 

1. 우리 조선교회(朝鮮敎會)는 과거(過去) 육십여성상(六十餘 星霜)에 양적(量的)으론 장족진보(長足進步)를 하였다고 자타(自他)가 공인(公認)하는 바임니다. 그러나 질적(質的)으로 신학(神學)이 어리고 경건(敬虔)이 여무지지 못한 것은 유감으로 늣겨지는 바임니다. 제이차전쟁(第二次戰爭)이 있을 동안 일정하(日政下)의 폭학(暴虐)한 핍박(逼迫)은 우리 교회(敎會)의 품질(品質)을 들러낸 불시험이엇음니다. 그 불시혐의 결과(結果)에 대하야 그리스도의 신(神)이 잇는 자(者)로서 분개(憤慨)하야 반성(反省)코 정립(正立)하지 안니치 못함니다. 우리는 이로부터 교회(敎會)의 품질(品質)을 좌우(左右)하는 정통신학운동(正統神學運動), 곳 명백(明白)한 정통체계(正統體系)를 잇는 진리운동(眞理運動)을 급요(急要)하는 바임니다.

   신학운동(神學運動)이라고 하야 오인(吾人)은 백과사전식(百科辭典式) 종교적지식(宗敎的知識)을 교수(敎授)하는 것을 목표(目標)하지 않고 성경(聖經)의 독자적신임성(獨自的信任性 αυτοπιστις)을 믿는 개혁교신학(改革敎神學)의 원칙(原則)에 확립(確立)하야 밝히도 정(正) 부[정](不正)와 시비(是非)를 단(斷)하는 칼빈주의(主義) 신학(神學)을 수립(樹立)코자 하는 바임니다. 그리하야써 우리 교계(敎界)의 신앙사상상(信仰思想上) 혼란(混亂)을 개정(改正) 또는 통일(統一)하려고 간원(懇願)하야 마지 않슴니다.

 

 

2. 현하(現下) 우리 조선민족(朝鮮民族)은 독립국가(獨立國家)를 건설(建設)하여야 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호기(好期)에 처(處)하엿다. 우리의 건국(建國)은 진리(眞理)를 그 기초(基礎)로 하지 아니하면 않된다. 진리(眞理)는 곳 성경진리(聖經眞理) 임니다. 과거(過去)의 인류역사(人類歷史)를 살피건대 국가흥망(國家興亡)이 진리(眞理)에 대(對)한 순종여부(順從與否)에서 좌우(左右)된 것임니다. 고대(古代)의 강국(强國)이엿든 애급(埃及), 아수리, 바벨론 등(等)이 지시(指示) 하나님의 진리(眞理)를 순종(順從)치 아니하였으므로 망(亡)하엿고 현대(現代)에 독일(獨逸)과 일본(日本)도 역시(亦是) 그 괴멸(壞滅)된 이유(理由)가 하나님을 거사린데 잇고 다른데 잇지 않슴니다. 독일민족(獨逸民族)은 과학적(科學的)으로 첨단(尖端)을 거럿고 그 학술상(學術上) 두뇌(頭腦)가 우수(優秀)하엿스나, 단지(但只) 성경(聖經)을 믿지 않고 도로혀 성경(聖經)을 파괴적(破壞的)으로 비평(批評)하는데만 발달(發達)한 것임니다. 고등비평(高等批評)과 신신학(新神學)의 발원지(發源地)는 독일(獨逸)이엿슴니다. 이런 불신앙신학(不信仰神學)이 극도(極度)로 발달(發達)하엿스니 과학발달(科學發達)이 엇더케 국가(國家)의 생명선(生命線)이 될 것임닛가?

   그와 반면(反面)에 미국(美國)은 인류역사(人類役事)가 잇슨 후(後)에 지상(地上)에 유일(唯一)한 지복국가(祉福國家)로 자타(自他)가 인정(認定)함니다. 그 나라는 엇지하야 그러케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지복국가(祉福國家) 되엿슴닛가? 그 이유(理由)는 그 건국정신(建國精神)이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도 성경진리(聖經眞理)에 기(基)한 까닭임니다. 미국(美國)의 국조(國祖)들이 구주(歐洲)에서 핍박(逼迫)밧아 피(避)하여간 기독신자(基督信者)들이엿고, 그 나라의 헌법(憲法)의 기본(基本)은 성경(聖經)의 「신명기(申命記)」엿슴니다. 독특(獨特)히 성경진리(聖經眞理)에 기초(基礎)한 국가(國家)이기 때문에 그런 독특(獨特)한 축복(祝福)을 받은 것임니다. 이것은 삼척동자(三尺童子)라도 지적(指摘)할 수 잇는 명약관화(明若觀火)의 사실(事實)임니다.

   우리 조선(朝鮮)은 성경진리(聖經眞理)에 기(基)하야 건립(建立)되는 국가(國家)가 되어야 할 것은 너무도 급박(急迫)한 요구(要求)이다. 그러하랴면 성경(聖經)의 진리(眞理)가 진리(眞理) 그대로 이 강산(江山)에 높이 들니위야 할 것임니다. 우리는 물론(勿論) 하나님의 나라를 구(求)하는 의미(意味)에서 정통진리(正統眞理)의 운동(運動)을 필요(必要)로 하는 바이지만 보통은혜원리(普通恩惠原理)의 영역(領域)에서 조국(祖國)을 주님의 진리(眞理)대로 밧들어야 함니다. 몬저 천국(天國)을 구(求)하는 진리운동(眞理運動)이야말로 참되고 건실(健實)하고 성과(成果)잇는 건국협력(建國協力)까지 되어 진다고 오인(吾人)은 확신함니다. 오인(吾人)은 이 의미(意味)에서도 성경진리(聖經眞理)를 그대로 바루 해명(解明)해 전(傳)하는 정통신학운동(正統神學運動)을 급무(急務)하려 합니다.

 

 

3. 또 한 가지 닞어서 않될 사실(事實)은 신학운동(神學運動)이야말로 참된 문화운동(文化運動)이라는 것임니다. 현대문명(現代文明)의 원천(源泉)은 성경(聖經)이라고 생각하지 안니치 못함니다. 창세기일장(創世記一章)의 인생관(人生觀)은 곳 인생(人生)을 자연정복자(自然征服者)로 보는 것임니다.(창1:28, 2:19) 그러므로 고래(古來)의 기독신자(基督信者)들은 자연(自然)을 숭배(崇拜)하지 안코 그것을 접근(接近)히 하야 연구(硏究)한 것임니다. 그러나 이방인(異邦人)은 진리(眞理)를 아지 못하고 자연(自然)을 숭배(崇拜)하고 영적(靈的)으로 지적(知的)으로 암흑세계(暗黑世界)에 빠지고만 것임니다. 대학제도(大學制度)는 어데서 왓슴닛가?

   그것은 구주(歐洲)서 기독교회(基督敎會)가 창립(創立)한 것이 안님닛가? 역사(歷史)가 오랜 켐부리지, 옥스포드 대학(大學) 등(等)이 지시(指是) 교회대학(敎會大學)으로 출발(出發)한 것임니다.

   고로 우리는 문화운동(文化運動)도 몬저 천국(天國)을 구(求)하는 정통신학운동(正統神學運動)에 수반(隨伴)되여 가장 참되게 일워진다고 믿는 바임니다.

 

 

주후일구사육년(主後一九四六年) 성하(盛夏) 기(紀)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

 

 

한문번역 및 현대어체: 황대우

 

 

1. 우리 조선교회가 과거 육십년 정도의 역사 속에서 양적으로는 장족의 진보를 하였다고 자타가 공인합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신학이 어리고 경건이 여물지 못한 것은 유감으로 느껴집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일제 치하에서 벌어진 포악한 핍박은 우리 교회의 품질을 드러낸 불시험이었습니다. 그 불시혐의 결과에 대해 그리스도의 영을 가진 자들은 분노하여 반성할 뿐만 아니라 바른 자세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의 품질을 좌우하는 정통신학운동 곧 명백한 정통체계를 이어가는 진리운동을 시급하게 요청합니다.

   신학운동을 통해 우리는 백과사전적인 종교 지식을 가르치는 일을 목표로 삼지 않고, 성경의 자증성(αυτοπιστις)을 믿는 개혁신학의 원칙을 지지함으로써 바른 것과 바르지 못한 것을 밝히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칼빈주의 신학을 수립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교계의 신앙 사상적 혼란을 개정하고 통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지금 우리 조선민족은 독립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호기를 맞았습니다. 우리의 건국은 진리를 그 기초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진리는 곧 성경진리입니다. 과거의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국가흥망이 진리에 대한 순종여부에 좌우되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대의 강국들이었던 애굽과 앗수르와 바벨론이 하나님의 진리를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하였고 오늘의 독일과 일본도 역시 멸망한 이유가 하나님을 거역한 것 외에 달리 없습니다. 독일 민족은 과학적으로 첨단을 달렸고 학술적 두뇌가 우수했지만 다만 성경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경을 파괴적으로 비평하는 일에만 발달한 것입니다. 고등비평과 새로운 신학의 발원지는 독일이었습니다. 이런 불신앙적 신학이 극도로 발달하였으므로 과학의 발달이 어떻게 국가의 생명선이 되겠습니까?

   반면에 미국은 인류가 시작된 후 지상에 유일한 복지국가로 자타가 인정합니다. 그 나라는 어떻게 그런 유일무이한 복지국가가 되었습니까? 그 이유는 건국정신이 유일무이하게도 성경진리에 기초한 까닭입니다. 미국의 조상들은 서구 유럽에서 핍박을 받아 피난 온 기독교 신자들이었고, 그 나라 헌법의 기본은 성경의 ‘신명기’였습니다. 특히 성경진리에 기초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특별한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이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우리 조선이 성경진리에 기초하여 건립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시급한 요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성경의 진리가 진리 그대로 이 강산에 높이 들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물론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의미에서 정통진리의 운동이 필요하지만 일반 은혜 원리의 영역에서 조국을 주님의 진리대로 받들어야 합니다. 먼저 천국을 구하는 진리운동이야말로 참되고 건실하고 성과 있는 건국에 이바지 하는 일이 된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런 의미에서도 성경진리를 그대로 바르게 해석하여 전하는 정통신학운동을 시급하게 벌이려고 합니다.

 

 

3.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신학운동이야말로 참된 문화운동이라는 것입니다. 현대문명의 원천은 성경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세기 1장의 인생관은 곧인생을 자연의 정복자로 보는 것입니다.(창1:28, 2:19) 그러므로 옛날부터 기독교 신자들은 자연을 숭배하지 않고 그것을 가까이 하여 연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방인은 진리를 알지 못해 자연을 숭배하고 영적으로 지적으로 암흑세계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대학제도는 어디서 왔습니까?

   그것은 서구 유럽의 기독교회가 창립한 것이 아닙니까? 역사가 오래된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 등은 사실 교회대학으로 출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문화운동도 먼저 천국을 구하는 정통신학운동에 수반되어야 가장 참되게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주후 1946년 여름에 기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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