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C 수련회, 유신진화론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다
서울경기지역 SFC (학생신앙운동) 대학생 수련회의 강사의 창조와 진화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SNS를 달구었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이 수련회는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에 ‘과학과 신앙’이라는 주제의 전체 특강을 준비했다. 해당 강사는 ‘과학과 신앙’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뒤에 마무리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질문자의 질의에 대해 “진화는 과학이고 사실이며 창세기의 창조만 아니라 진화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진화론이 반드시 창조론과 상충되는 것은 아니며 진화가 하나님이 쓰시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답변으로 인해 그동안 교회에서 배운 내용과 달라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학생들이 다수 있었다고 한다.
이 논란을 접한 상당수의 목회자들은 이번 수련회의 강사 선정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SFC 간사 측의 답변에 의하면 이공계에 속한 운동원들이 ‘과학과 신앙’이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기독신앙의 무력함을 토로하는 현실을 알고 이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강사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간사 중 한 명의 추천에 의해 해당 강사를 섭외했다고 한다. 또한 그 강사가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을 주장한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강의 전에 강사에게 우려 사항을 전달했고, 강사도 그것을 이해하여 자신의 견해를 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 강사는 하나님의 창조 안에 진화라는 방식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는 유신진화론자들 중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학자이다.
유신진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SFC는 왜 굳이 그를 강사로 섭외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학과 신앙’이라는 주제에서 ‘신앙’에 더 관심을 두었다면 오히려 강사 선정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하며, 이 주제를 다룰 수 있는 다른 강사들이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치 못했다는 것이 이 문제를 염려하는 이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이 강의에 대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해당 강사의 학문적 명성과 교수라는 직위 때문에 분별력이 약한 학생들이 여과없이 그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이란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법을 사용하여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이론이다. ‘창조와 진화’라는 주제는 최근 들어 기독지성인들 사이에서 다양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바, 성경보다 과학이 우선적이라는 주장으로 기우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영국에서 찰스 다윈(1809~1882)의 진화론이 활개를 치는 시점에 영국교회가 급속히 쇠퇴의 길을 걸었으며 그에 대해서 찰스 스펄전(1834~1892)이나 찰스 핫지(1797~1878) 등이 강력하게 비판하였다는 역사의 교훈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성경과 과학’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믿는 청년들이 진화론의 영향력 때문에 믿음을 등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반대로 소위 말하는 창조과학자들의 고집스러운 문자주의로 인해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우리는 과학주의와 문자주의를 넘어서되 성경의 표현에 머무르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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