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교회의 직분자가 알아야 할 7가지
성희찬 외 7명 / 세움북스
정현욱 목사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까? 보통 양서(良書)라 불리는 책들은 몇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는 실용성이다. 생활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면 일단 양서에 집어넣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다. 악서는 나쁜 생각을 집어넣지만, 양서는 좋고 바른 생각을 심어 준다. 세 번째는 성장하게 한다. 더 많은 조건을 얻을 수 있지만 양성은 결국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생각하고 힘을 주는 책이다. 오늘 세 가지 조건을 적절하게 갖춘 한 권의 양서를 소개하고 싶다. 개혁정론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만들어낸 <교회의 직분자가 갖추어야 할 7가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의 특징은 목차에서 명료하게 드러난다. 수많은 장점에서도 가장 빼어난 장점은 ‘실용성(實用性)’이다. 이와 더불어 바른 목회를 지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동안 그 어떤 책도 감히 담아내지 못한 목회의 실천적 측면을 효과 있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들을 대표한 성희찬 목사의 머리말에서 ‘이 책은 직분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목사님 필자의 눈으로 볼 때는 더 시급한 독자는 목회를 준비하거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목사 후보생들과 목회자들이다. 그 이유는 이 책이 가진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장로’ ‘임직’ ‘교회 회의’ ‘기도’ ‘찬송’ ‘심방’ ‘교회의 미래’라는 7가지 주제로 분류해 글을 나누어 엮었다. 8명의 저자들은 모두 한 교회를 목회하는 현장 사역자들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빼어난 점이다. 현직 목회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7가지의 주제는 탁상공론이나 어린 짐작으로 쓴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고뇌와 경험이 스며든 실제적인 내용들이다. 한 예로 1장의 ‘장로’를 살펴보자.
황원하 목사는 ‘성경에 나타난 장로의 위치와 역할’을 논하고, 임경근 목사는 역사의 눈으로 장로의 직분을 찾아 나선다. 안재경 목사는 ‘예배와 치리에서 장로의 역할’을 논함으로 교회 안에서 장로가 감당해야 할 몫을 알려 준다. 손재익 목사는 자녀교육에 대하여 논한다. 황대우 목사는 목사와 장로의 관계를 언급한다. 성희찬 목사의 경우는 특이하게 ‘장로 임기제’를 다룬다. 목사와 장로의 관계나 장로 임기제의 경우는 매운 민감함 사항인데도 피하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교훈하고 있다. 임직의 경우로 넘어가 보자. 필자는 아직 담임목사가 아니기 때문에 담임목사의 관점에서 논할 수는 없지만, 임직은 중대사 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곳에서도 역시 성경이 요구하는 자격과 실제적인 임직식 방법까지 담아내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성경적 관점에서 7가지 주제를 분석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성경이 이렇게 말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다. 현실 속에서 어떻게 그 문제를 처리하고 다룰까를 현장 사역자의 눈으로 적절하게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역을 해보지 않으면 성경의 진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기 힘들다. 필자의 경우 교회 사역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심방이었다. 고신대와 총신 신대원에서 7년을 공부를 했음에도 한 곳에서도 ‘심방하는 법’을 배우지 못 했다. 일일이 담임 목사에게 물어보게도 힘들어 대충 심방을 해야 했다. 어쩔 때는 심방 후 이유도 모르는 체 담임목사님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사소해 보이는 심방하나까지 수많은 실수와 꾸중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체득했다.
분명 신대원에서 실천목회를 배웠다. 그런데 한 번도 당회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찬양인도는 어떻게 하는지, 심방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배워본 적이 없다. 목사 안수를 받고 얼마 되지 않아 세례식을 해야 했다. 그런데 내 능력으로 세례식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헌법에 기록된 내용만으론 현장에서 메꾸어 나가야 하는 틈은 너무 넓다. 하는 수 없이 선배 목사들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 보고 밤을 새워 세례식 순서를 만들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장례식은 어떤가? 장례식에도 수 없이 참석하고 보았음에도 실제로 인도하려고 했을 때 그 난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불신자들 장례식을 인도할 경우 설교하기가 얼마나 힘들던지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다. 문제는 왜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단 한 번도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깨지고 터진 잔혹한 세월을 보낸 후 스스로 터득한 간단한 방법조차 목회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오를 수 없는 산을 대면하는 것 같다. 바로 이점에서 이론과 실용성을 함께 담은 이 책이야말로 목회를 준비하거나 시작한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그럼 목회자들에게만 필요할까? 아니다. 이 책은 저자들의 주장처럼 직분자를 위한 책이다. 필자가 목사이기 때문에 목사의 필요성을 먼저 언급했을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일반적으로 묵인되는 많은 것들 중에 잘못된 것도 있고, 상황 속에서 왜곡된 것들도 적지 않다. 한 예로 대개 장로들이 하는 기도는 예배 안에서 ‘목회 기도’인데, 예배 중에서 매우 중요한 순서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목회는 기도는 치리 장로가 아닌 목사인 목회 장로가 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원칙은 목사가 하는 기도다. 또한 기도는 ‘잘 준비된 고백적인 기도’(196쪽)가 가장 좋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른다며 대표 기도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주일 동안 기도하며 성경적 원리에 입각한 필요 적절한 기도문을 작성해 읽는 것이 좋다. 안재경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공적 기도는 철저하게 성경적이고 신앙고백적이어야 한다. 모든 성도들이 함께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공예배 시에 기도는 사적인 기도와는 성격이 다르다.”(197쪽)
놀라운 사실 하나는, 장로들이 장로가 되기 위해 공부해할 것이 참 많은데 거의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여러 번 제직 세미나나 임직자 훈련에 참가했지만 이론이나 성경의 원리만을 가르치지 실제적인 것은 거의 가르치지 않았다. 이유는 담임목사가 그런 것까지 가르치면 너무 속 보인다는 것이고, 굳이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심방의 주체가 목사이기 전에 장로인데 장로들은 심방의 의미도, 방법도, 자신들이 심방의 의무를 가진 것조차 모르는 분들이 태반(太半)이었다. 대표 기도는 어떤가? 즉흥적인 기도는 차치(且置) 하더라도, 내용면에서도 전혀 성경적이지 않고, 다른 장로들이 해온 것을 토대로 조금씩 가감한 것들이다. 한마디로 은혜 스럽지 못하고 규모도 없는 기도가 많다. 이런 오류들은 담임목사가 기도에 대해 성경적 원리만을 가르쳤지 실제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를 제시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성경적 원리뿐 아니라 실제 기도의 샘플을 제시한다. 심방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점이 이 책의 가장 탁월한 부분이다. 제직 세미나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이나, 임직을 준비하고 이미 임직 받은 임직자들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한 번쯤 읽어야 한다. 이 책의 한 PART 만 읽어봐도 얼마나 실용적이고 필요한 책인가를 단박에 알게 될 것이다. 바른 목회, 바른 신앙생활을 원하는 모든 목회자들과 제직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구입방법: 전국 기독교 서점 및 온라인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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